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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소장 Sep 27. 2016

일본 자유여행 따라 해 보기 #8

일본에 도착하다!

어젯밤, 일찍 잠든 것은 아니었지만 여행을 할 때는 왠지 일찍 일어나게 됩니다. 그것도 호텔방이 아닌 배의 다인실 바닥이다 보니 더욱 그런 듯합니다.


우리가 눈을 떴을 때, 배는 이미 항구에 정박하고 있었습니다. 하선은 대략 7시 30분쯤에 하게 되는데, 배가 그 시간에 도착해서가 아니라 항구의 업무가 시작하지 않기 때문에 하선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선은 7시 반쯤에 하지만, 그전에 줄을 서야 탈 때와 마찬가지로 빨리 내릴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줄은 캐리어와 가방이 서게 됩니다. 배의 중앙로비에 보면 가방으로 줄 세우는 것을 몇 시 이전에는 하지 말라고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따라서 그 시간이 지난 후에 줄을 세워두면 됩니다. 늦게 내리면 내릴수록 입국 수속도 늦어지고 일정도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내리기 전에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일본 입국신고서와 세관신고서입니다. 중앙 로비의 카운터에 보면 비치되어 있으니 가지고 와서 자기 전에 미리 써 두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하선 후 입국 심사장에서 써도 되지만, 복잡한 곳에서 그것까지 쓰고 있자면 더 정신이 없으니 가능하면 미리 써 두시길 바랍니다. 입국신고서와 세관신고서 쓰는 법은 여행사에서도 알려주기도 하고 배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봐도 됩니다.


나 역시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캐리어로 줄 세우기였습니다. 애들에게도 캐리어로 줄을 세워두라고 알려준 다음, 배 안에 있는 목욕탕으로 가서 씻고 내릴 준비를 합니다. 준비를 다 마치고 갑판으로 나갔습니다. 답답한 실내에 있다 밖으로 나오니 바다내음과 함께 약간 쌀쌀한 아침 공기의 느낌이 제법 상쾌합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하카타항(博多港)도 반갑구요. 같이 간 녀석들은 모두 처음이니 아마도 '진짜 일본에 왔구나'라는 설렘을 느꼈으리라 생각됩니다. 처음 일본에 왔었던 16년 전의 내가 느꼈던 설렘과 비슷했겠죠?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하카타항 'Welcome to Fukuoka' ⓒ윤라현


1월의 7시는 아직 어둡습니다. 아침이라기보다 야경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어느덧 하선 시간이 되고 배에서 내려 입국 심사를 위해 이동합니다.



모든 수속을 마치고 하카타항 국제터미널 건물 밖으로 나온 것이 8시 정도. 하선과 수속에 대략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이제 숙소를 찾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묵을 숙소는 하카타 역 근처의 '피콜로 하카타'라는 콘도 형태의 숙소입니다. 우선 하카타 역까지는 시내버스로 이동합니다

건물을 나오면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보입니다. 정류장에 버스 노선도와 시간표가 있으니 하카타역으로 가는 버스를 확인하고 기다립니다. 

우리가 타고 간 버스는 아니지만 그때 찍은 버스 사진이 이것밖에 없네요.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일본의 시내버스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일본의 시내버스는 뒷문으로 타고 앞문으로 내립니다. 요금은 자기가 타고 온 거리에 따라 다르므로 내릴 때 지불하게 됩니다. 그러면 요금은 어떻게 계산할까요? 우선 뒷문으로 버스를 탈 때 조그만 표를 뽑는 것이 있는데, 이 표를 정리권(整理券‐せいりけん)이라 부릅니다. 이 표에는 숫자가 적혀있고 버스의 앞부분에 보면 숫자와 함께 요금이 표시되는 모니터가 있습니다. 하차하는 시점에 정리권에 적힌 숫자와 같은 숫자 옆에 표시된 금액이 바로 지불해야 할 요금입니다. 이 요금을 내릴 때 운전기사 옆에 있는 요금통에 넣고 내리면 됩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요금을 낼 때 거스름돈을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요금에 딱 맞추어 동전을 준비해야 합니다. 요금통에는 지폐나 큰 금액의 동전을 교환할 수 있는 동전 교환기가 함께 붙어 있으니 이 동전 교환기에서 미리 잔돈을 교환하여 준비해 두면 됩니다.  

시내버스의 노선 검색도 이전 이야기에서 언급했던 일본 야후의 경로 검색으로 가능하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버스를 기다릴 때 빗방울이 한 두 방울 씩 떨어지더니 버스를 타고나니 제법 내리기 시작합니다. 거기에다 출근시간대와 겹쳤습니다. 보통 20분 정도 걸리던 것이 많이 밀리면서 30분 넘게 걸렸습니다.


숙소인 피콜로 하카타는 나도 이번에 처음 이용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출발 전에 구글 지도에 미리 위치를 저장해 두었습니다. 버스에 내려서는 구글 지도를 이용하여 찾아갔습니다. 아래가 스마트폰의 구글 지도를 이용하여 검색한 결과입니다.

도로가 밀리면서 시간을 지체했기에 빠른 걸음으로 숙소를 향해 걸어갑니다. 숙소에 도착하여 예약사항을 확인하고 직원으로부터 이용에 관한 주의 사항 등을 듣고 짐을 맡겼습니다. 이곳에는 한국인 직원이 있기 때문에 일어를 하지 못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짐을 맡기고 우리는 다시 하카타 역으로 걸어갑니다. 가정 먼저 해야 할 일은 한국에서 구입한 JR패스 교환권을 사용할 수 있는 JR패스로 교환해야 합니다. JR패스를 교환하기 위해서는 미도리노 마도구치(みどりの窓口)를 찾아가야 합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녹색 창구'입니다. 티켓 자동발매기가 아닌 역무원이 있는 티켓 발매 창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표사는 곳 (きっぷうりば)'라고 적혀있습니다. 이 곳에는 JR패스만을 취급하는 별도의 창구가 있으니 일반 열차표를 판매하는 창구에 줄을 서지 않도록 합니다.

JR의 열차표를 판매하는 미도리노 마도구치(みどりの窓口) ⓒ윤라현


JR패스를 취급하는 창구에 가서 한국에서 가져온 JR패스 교환권을 여권과 함께 제출하면 실제 사용하게 될 JR패스를 받게 됩니다.

한국의 여행사로부터 구입한 JR패스 교환권

 

실제 사용하게 될 JR 패스 - 북큐슈 레일패스
안쪽 면에는 한국말로 된 설명도 적혀 있다.


우리가 사용할 것은 JR패스 중에서도 북큐슈 레일패스입니다. 이것으로 패스의 겉면에 표시된 지도의 모든 JR의 일반 열차 및 특급열차의 지정석, 큐슈 신칸센의 지정석을 전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지정석의 경우는 조금 전 말씀드린 JR패스 창구에서 미리 표를 끊어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유후인으로 가는 특급열차의 지정석을 같이 끊어두기 위해서 열차 시간을 확인하는데, 비상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26일, 그다음 날인 27일, 28일. 오전에 유후인으로 가는 특급열차가 모두 만석입니다. 유후인으로 가는 열차는 관광열차이기 때문에 모두 지정석이므로 좌석이 없으면 탈 수 없습니다. 하카타역에서 유후인역까지 편도로 2시간이 조금 더 걸립니다. 만약 이 열차를 오후에 타고 간다면 돌아오는 마지막 열차 시간에 쫓겨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돌아와야 합니다. 난감했습니다.


유후인으로 가는 계획의 변경이 불가피한 돌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제부터 어떻게 이 비상사태를 해결해야 할지 머리를 굴려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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