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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소장 Sep 28. 2016

일본 자유여행 따라 해 보기 #9

우여곡절 끝에 유후인에 도착하다.

계획이 틀어지게 되는 돌발 상황은 자유여행의 묘미이기도 하나 그 순간만큼은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어쨌든 이 돌발 상황을 해결해야 합니다.


열차 시간표를 보니 오늘(1월 26일) 5시쯤 유후인에서 하카타 역으로 돌아오는 열차의 좌석은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으로 유후인을 점심 무렵까지 도착한다면 어느 정도 구경을 하고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돌아오는 열차가 있다면 가는 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큐슈에서 지냈었기에 대략적인 도시의 위치는 머릿속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일단, 아래의 큐슈지역 열차의 안내도를 보겠습니다.

JR 큐슈의 열차. (출처: JR큐슈 홈페이지)

하카타에서 유후인으로 가는 직통열차가 아니더라도 둘러가긴 하지만 오이타에서 유후인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카타에서 오이타까지는 특급열차가 있으므로 그 열차를 이용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경로 검색 어플을 실행시켰습니다.


우선, 하카타역에서 오이타역으로 가는 열차를 검색합니다.

다행히 9시 57분에 출발하여 12시에 도착하는 열차가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12시 이후에 오이타에서 출발해서 유후인으로 가는 열차를 검색합니다.

12시 13분에 출발하여 13시 23분에 유후인에 도착하는 열차도 있습니다. 유후인에서 돌아오는 열차가 17시 6분에 있었으니, 유후인에서 약 4시간 정도를 보낼 수 있습니다. 그 정도면 유후인을 돌아보는데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므로 다시 지정석 티켓을 끊으러 갔습니다.


하카타 → 오이타 특급열차의 지정석, 유후인 → 하카타 특급열차, 이렇게 지정석 티켓을 끊었습니다. 오이타에서 유후인까지는 로컬선(보통열차)이므로 그냥 JR패스만 제시하면 탈 수 있기에 별도의 예약은 필요 없습니다. 

티켓을 끊고 남은 시간 동안 역 근처의 요시노야(吉野家)에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해결합니다. 아침에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아무래도 아침식사를 할 때도 마음이 급했나 봅니다. 한 녀석이 체했는지 유후인에서 속이 불편하다고 얘기를 하더군요. 다행히 준비해 온 소화제가 있어 그것으로 진정을 시킬 수 있었습니다. 어제 출발할 때 약을 사두길 정말 잘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열차를 타고 출발합니다.

우리가 타고 갈 오이타행 특급열차 '소닉' ⓒ윤라현

하카타역을 출발하여 코쿠라역을 지나 도심을 벗어나니 우리네 시골 풍경과 비슷한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오기 하루나 이틀 전, 오래간만에 눈이 많이 내린 듯했습니다. 부산에서도 제대로 보지 못한 눈을 이곳에서 만났습니다.

오이타행 열차에서 바라본 풍경 ⓒ윤라현

그런데, 하카타를 출발해서 코쿠라 역에 도착하자 갑자기 사람들이 다 일어서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종착역인 오이타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이유는 코쿠라역에서부터 열차의 진행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모두 좌석을 반대 방행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같이 일어나서 좌석을 돌리고 여행을 계속합니다.


어느덧 열차는 오이타에 도착했고, 우리는 유후인으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열차가 내린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했습니다. 잠깐의 시간을 기다린 후 유후인행 열차를 타고 출발합니다. 

2칸짜리 일반열차. 그것도 전철이 아닌 디젤엔진으로 움직이는 열차였습니다. 작은 열차이다 보니 좌석도 부족하여 우리는 서서 열차를 타고 갔습니다.


창밖을 바라보니 잔뜩 흐렸던 날씨가 조금씩 밝아지며 구름 사이로 가끔 햇빛이 비추기도 했습니다. 작은 동네 사이를 이동하는 열차이다 보니 선로도 복선이 아닌 단선이었고, 따라서 반대편 열차가 먼저 역을 출발하면 우리는 꼼짝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예상했던 계획이 틀어지면서 시간도 많이 늦어지고 모든 역을 정차하는 느린 열차를 탔지만, 시골길을 달리며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조금의 조급함도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더 편안하고 여유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흔히 얘기하는 운치가 있었습니다. 앉아서 가지 못하고 서서 갔기 때문에 다리는 좀 아팠지만요.


위에 보이는 빨간색 열차가 오이타에서 유후인까지 타고 온 열차입니다.


드디어 목적지인 유후인에 도착했습니다.

하카타역에서 유후인으로 오는 열차가 만석이었만큼 유후인에는 관광객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원래의 계획보다 많이 늦어지진 했으나 우리도 유후인에 도착했으니 이제부터 유후인을 불러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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