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읽은 책이나 작가를 다른 매체에서 만나면? 극한의 고통 중에도 웃고 춤춰 봤니? 공동체와 연대의 힘을 진짜 믿은 경험 있니? 고통을 힘으로 승화하는 경험은?
이달 '백합과 장미'에서 얻은 질문들이고 재미이자 통찰이다. 넷플릭스 다큐 <기쁨의 도시 City of Joy>를 토론한 건 큰 복이었다. 좁은 내 눈을 조금이나마 열어 주었다. 할말 많지만, 기사로만 본 의사 무퀘게와 내가 좋아하는 작가 이브 엔슬러 얘기부터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영화는 콩고의 전쟁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회복 공동체 '기쁨의 도시' 이야기다. 분쟁자원을 둘러싼 국제적인 아귀다툼 속에 여성의 몸은 전쟁도구로 취급된다. 수만 명의 여성들이 성폭력과 인간성 말살, 그리고 죽음을 당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성폭력 생존자 여성 한 명 한 명의 증언은 너무 충격적이라 말로 옮기기 힘들 정도였다. 그들의 치유와 회복 과정, 강인함, 그리고 함께하는 활동가들의 이야기. 인간이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8년 노벨 평화상 공동 수상자인 콩고 산부인과 의사 무퀘게를 아는가?(IS성노예로 끌려갔다가 탈출한 나디아 무라드는?)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여성 인권 활동가 크리스티네와 미국인 작가 이브 엔슬러. 이 세사람이 써내는 인간 드라마는 감동이고 예술의 경지였다. 남자로서 여성들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고 연대하며 핍박까지 받는 의사 무퀘게에게서 나는 '예수'를 보았다. 그리고 작가 이브 엔슬러를 책과 연극이 아닌, 뜨거운 현장 여성 활동가로 가까이 만날 수 있었다.
좌로부터, 작가 이브 엔슬러, 산부인과 의사 무퀘게, 여성 인권 활동가 크리스티네
이브 엔슬러와 나와의 첫 인연은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 세계적인 성황을 이룰 때였으니 20년도 더 전이지 싶다. 책과 연극으로 만난 그녀의 첫인상은 아주 '쎈' 페미니스트였다. 당시 나는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페미니즘과 거리를 두던 때였다. 여성 성기가 말을 한다는 설정, 세계 곳곳에서 여성이 성적으로 겪는 부조리와 불평등, 그걸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세계적으로 핫한 작가와 작품을 감상했다 데 의미를 둘뿐, 그 이야기가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 지는 알지 못했다.
이브 엔슬러와 나와의 두 번째 만남은 내가 암 수술 후 본격 암공부를 할 때였다.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암에서 생존했는지 책을 찾던 중 암 생존자로서 이브를 만났다. 2015년 당시엔 국내 국외 할 것 없이 여성 암생존자가 쓴 책을 찾기가 어려웠다.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작가 이브 엔슬러가 암 수술을 했고 암 투병기를 냈다니! <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는 그녀가 자궁암 판정을 받은 후 7개월간의 치료 과정을 담아낸 책이었다. 그렇게 암 생존자로서 이브는 내게 한 걸음 다가왔다.
이번에 영화 <기쁨의 도시>를 보고 나는 이브 엔슬러를 다시 볼 수 있었다. <버자이너 모놀로그>와 <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를 다시 읽지 않을 수 없었다. 6년 전과 달리 보이는 게 많았다. 이브의 새 책 <아버지의 사과 편지>도 단숨에 읽었다. 작가는 어린 시절 수년간 자신을 성폭행한 아버지를 죽음에서 불러내어 제대로 사과하게 했다. 작가의 강인함과 존엄이 내 가슴을 울렸다. 여성으로서 깊은 연대를 느낄 수 있었다. 대단한 작가로서만 아니라 페미니스트 활동가 친구로 작가가 더 가깝게 느껴졌다.
<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에 '기쁨의 도시'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한 대목만 옮겨 본다.
"2007년, 콩고민주공화국의 부카부에 내렸다. 내가 들은 이야기들이 몸 안으로 치고 들어왔다. 거대한 몸집의 남자가 그것을 밀어 넣어 오줌을 질질 흘리고 다니게 된 여자아이. 군인들이 강간을 하면서 다리를 머리 위로 밀어붙여 다리가 부러지고 그 다리가 관절에서 뜯겨 나온 여든 살의 노파. 그런 이야기들이 수없이 많았다. 그 이야기들이 나의 세포와 신경으로 스며들었고 잠을 잘 수 없게 되었다. 모든 이야기가 한데 뭉쳐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이 땅의 능멸, 광물의 약탈, 질의 파괴, 그 모든 것은 서로 다르지 않았고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었다." (17쪽)
"이 땅의 능멸, 광물의 약탈, 질의 파괴, 그 모든 것은 서로 다르지 않았고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 한 문장이면 됐다. <기쁨의 도시>를 본 내 소감이기도 하다. 한 작가와 마음으로 연대하기까지 시간이 걸린 거다. 이 땅의 능멸, 광물의 약탈, 질의 파괴, 그 모든 것은 서로 다르지 않다. 나 자신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란 말이다.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이 과연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일 수 있을까? 무감각하게 나와 상관 없는 일로 선을 긋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공감과 연대가 아름다운 이유다. 긴 토론 스크립트를 좀 줄여서 올려 본다.
숙: 영 추천 작품이잖아. 처음에 어떻게 보게 됐는지 무지 궁금해. 그냥 있길래 봤어? 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
영: 넷플릭스에 있어서. 난 다큐영화를 좋아하거든.. 다큐나 과학, 역사 이런거...영화도 실화 바탕의 영화..
숙: 오~~ 다큐 나도 좋아해
영: 피의 다이아몬드. 호텔 르완다. 이런 거 보다가 관련 영화로 떠서.. 이거 보면서 숙 생각이 많이 났어.
숙: 오~ 다 못 본 것들이네. 내 관심 주제였어 분명
영: 저런 여성 지도자를 키우는 일을 하면 좋을 것 같아~
민: 나는 이번 주부터 대면 수업 시작돼서 아주 오랜만에 캠퍼스 라이프를 즐겼어ㅋㅋ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동사무소에서 민원 보고 있었는데 강의실에서 수업 듣고 있으니 되게 꿈같더라. 진도 따라가느라 바빠서 요즘은 아주 정신이 없다. 오늘은 공부하다가 교회 3층에 둘 컴퓨터랑 의자 와서 설치하느라고 영화도 후다닥 봤네
덕: 3층 연구실로 들어왔는데 옆집 류시화씨 집 정원의 꽃들이 오늘 오후에 활짝~
민: 장르물이었으면 1.5배속으로는 못 봤을 듯.. 오전까지만 해도 봉오리져 있었는데 오후에 활짝 폈더라
영: 옆집이 류시화?? 그 인도 관련 책 쓴 류시화??
덕: 옛날에는 이광수가 살았다고 그러네
영: 진짜?? 사인받으러 가야겠다. 인도 가기 전에 그 사람책 여러 권 읽었었는데..
유: 일단 근황은.. 회사 잘 다니는 척하지만 사실 비밀스럽게 규모 큰 회사나 외국계나 해외취업 알아보고 있어...
덕: 영화 소감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난 처음부터 끝까지 열등감에 시달렸어 ㅋㅋㅋㅋ
유: 소감은~~~ 보면서 적어놓긴 했는데.... 내 글자를 잘 못알아 보겠어ㅎㅎ 일단 먼저 해독 좀 할게;;
덕: 아프리카 사람들은 기뻐도 슬퍼도 심심해도 화가 나도 다 춤으로 표현하는데 난 춤을 출 줄 몰라서 ^^
민: 맞아 사실 춤이라는 게 그들의 굉장히 큰 자산이자 무기라는 생각이 들더라
숙: 맞아. 춤출 줄 아는 사람들 보는 게 눈물 나게 아름다웠어
민: 영화 보는 내내 찡하기도 하고 벅차기도 하고
영: 아~ 그래서 열등감을~
숙: 난 몇 번 볼수록 더 눈물 나고 영상이나 내용이나 모두 너무 잘 만들었다 싶고 예술 경지였어 다큐가
민: 여성들은 왜 이런 세상에 태어나서 이런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 가슴이 답답하다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으로서 살기를 포기하지 않는 여성들이 너무 멋지고 진짜 "여성은 강하다, 강인하다"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 절절하게. 세상이 몰라줘서 그렇지 여성들은 진짜 강해.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웃고 춤추는 여성들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어
유: 해독 어느 정도 완료했어. 먼저 내가 직업병 때문에 옷에 시선이 자꾸 뺏겼는데 색깔이 화려한데 그걸 찰떡같이 소화해서 참 부러웠어
영: 정말 변화된 여성들이 아름다웠어~
숙: 우와~~ 역시 직업정신. 진짜 화려하더라 아름다웠어 진짜
민: ㅋㅋㅋㅋ까만 피부가 화려한 색을 잘 받더라고
유: 그리고 문 앞에 벽화에 transform pain to power 이렇게 적혀있는 게 인상적이었어
덕: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어주는 연대가 돋보였어
유: 강간 경험을 드러내고 공유하고 공감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게 감동적이었어
덕: 특히 제인, 처음 등장할 때 인상적이다 싶었는데 정말 똑똑하고 강한 사람
민: 맞아 진짜 너무 멋졌어. "살아남은 여성은 강하다"라는 문장이 떠오르는 사람
숙: 진짜. 제인은 기쁨의 도시에 사회복지사로 남은 거지?
유: 그리고 그렇게 강해질 수 있게 짜놓은 프로그램들이 너무 좋았어! 호신술도 배우고, 의자에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고...
민: 우리나라도 그런 걸 하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지더라. 강간 피해자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하고 강해지는 법을 배우고
숙: 하고 있지. 집단상담이다 성폭력 가정폭력 임파워링 치유 프로그램. 그런 거 다 있긴 있어
민: 근데 나는 그 사람들의 위축되지 않고 자유롭고 힘 있는 모습이 참 멋지고 부러웠거든
영: 나도 그렇게 생각해~ 프로그램들이 참 좋은 것 같아
숙: 그래 좀 더 보태줘봐. 어떻게 위축되지 않고 자유롭고 힘 있는 모습으로 그럴 수 있지?
민: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가 되어주니까 가능한 것 같아. 세상에서는 <기쁨의 도시>의 "기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손가락질해도, 그 안에서는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울고 웃어주는 동지들이 있으니까. 여성이 자신의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놓는 게 페미니즘의 출발이라고 생각하거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럼 거기서부터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자매들이 있고, 그 누구도 나를 비난하지 않고, 그 안에서 나는 너무나 멋지고 소중한 사람이고. 그럼 머라고 해 진짜 절망의 도시라고 하면 맘에 들어 할 건가
덕: 소위 말하는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몇이 있는데 그들이 온몸과 마음으로 그들 속에 섞여서 그들과 함께 나누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
유: 콩고를 위해 가장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라는 내용이 나왔었어!! 그게 기쁨의 도시를 만들면서 만든 비전이라고 하더라고
민: 강간을 "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런 강간 피해자들을 뭔가를 강탈당하고 잃어버린 불쌍한 존재로 낙인찍어버리는 것도 너무 큰 문제야
숙: 맞아. 피해자 다움을 요구하지 우리 사회도
민: 크 맞아. "버자이너!!!!" 외치는 게 넘 인상적. "큰 목소리" 넘 중요
덕: 피해를 크게 당한 사람일수록 더 크게 소리를 내야 하는 게 순리인데....
민: 맞아. 가해를 한 사람이 큰소리 치고 당당하게 다니니 원. 보면서 여성공동체, 여성연대가 되게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어. 피해자가 아무리 자기 목소리를 내려고 해도 주변에서 들어주고 같이 목소리 내주지 않으면 너무 어려운데 함께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이 가득하니까 한사람 한사람에게 용기가 불어넣어지는 게 화면으로만 봐도 느껴지더라고
영: 맞아.. 나도 이런 공동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잘 갖춰진 교육프로그램과 편안함과 힐링을 줄수있는 공간과 오픈 마인드의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
유: 여성 연대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어..! 내용 중에 남 아버지가 엄청 수치스워 했다고 '저주를 불러왔다'는 말을 했던데... 좀... 뚝배기 깨고 싶더라고....ㅎ (뚝배기=머리통)
숙: 뚝배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 여성리더를 양성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힘내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주는 공동체.
민: 자기 딸을 끌고 간것도, 끌고가서 강간을 한 것도 모두 남성들이고, 자기 딸은 피해자일 뿐인데 그 순간 조차도 여성을 비난하는 논리라니. 공동체 진짜 중요해... 내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쉬운 게 공동체야ㅠ
유: 남자들은 이걸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피해자에게 죄책감을 짊어지게 하니까 여성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어
영: 그래야 자기의 자존심이 산다고 생각한다고 했지. 심지어는 남편앞에서 강간당한 부인을 내쫓은 남편은.
민: 맞아. 아빠가 그딴 소리했을 때 다같이 뚝배기를 깨줄 수 있는 여성연대. 그딴 식으로 살 자존심이면 없느니만 못하지 진짜 그놈의 자존심타령
덕: 비극적인 일이 일어난 것보다 사람을 두 번 죽이는 관습과 문화와 정신이 진짜 병이다 병
민: 전쟁을 일으키고 사람을 죽이고 여성을 강간하는 거 전부 남자인데, 진짜 단적으로 얘기하면 남자만 없어도 세상 문제 8할이 사라지는 건데, 왜 남자가 일으킨 문제에 여성이 비난을 받아야 하는 건지
숙: 제인이 똑 부러지게 말했잖아. 우리가 뭘 잘못했냐고
민: 강간을 안했으면 강간 피해자도 없다고요. 진짜 뭘 잘못했냐.... 태어난 죄...?
유: 광산지도와 민병대가 많은 지역 그리고 강간이 많았던 지역이 딱 겹칠때, 그리고 그게 전쟁 전술이라는 말을 하는데 너무 열받더라구.
숙: 맞아. 너무나 중요한 걸 짚었어.
민: 여성은 전술의 도구밖에 안 되는 그런 존재인 거지 그들한테
숙: 무퀘게 의사가 그랬잖아. 처음엔 어떤 나쁜놈들의 단일한 사건인줄 알았다고.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잖아. 이거 좀 나눠보자.
순: 여성이 파괴되면 가족이, 마을이 파괴됨. 여성이 사실 핵심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다 알고 있음
민: 여성을 파괴하는 방법이 강간과 폭력이라니 차라리 같이 총칼을 들고 싸웠으면 이렇게까지 화가 나지는 않았을 거야ㅠ "어떤 나쁜 놈들의 단일한 사건인 줄 알았다" 이 말 들으니까 여성들의 경험을 상대화하고 폄하하는 남성들의 논리가 생각났어. 여성이 강간과 폭력에 시달려도, "여성이 처신을 잘못해서" 혹은 "그 남자가 이상한 놈이라서" 그런 걸로 치부되잖아. 그런데 사실은 여성들의 공통된 경험이고
덕: 지구촌 시대란 게 실감이 안 나. 세계적인 강대국들과 기업들이 연루된 일인데....
민: 남자는 한 사람의 이야기만으로도 보편의 언어가 되고 보편의 경험이 되는데
유: 나는 이게 너무... 민병대(남자)가 여자를 사냥하는거 같아서 너무 불편했는데... 피해자 탓을 하는게 너무 끔찍했어. 나 혈압 신경써야 하는데 휴^^...
민: 저딴 짓 해가면서 자기들은 돈벌어먹고 선진국행세 하고 있는 서양 생각하니 화딱지....
영: 광산과 연관되는 거니까 콩고만의 문제도 아니고 선진국들의 책임이 크다고 봐. 거기에는 금이나 다이아몬드를 소비하는 소비자도 한몫하고.
유: 그걸 분쟁 광물이라고 이름붙이더라구
숙: 그니께. 이게 분쟁지역이란 말만 있는 게 아니라 분쟁광물이란 말 처음 들었어.
민: 광산에서 채굴된 금들이 삼성같은 기업들에 의해 소비되잖아
영: 전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어디서부터 처리해야 할지 알수없는 상황에서 힘없는 여성들이 피해를 입게되는거지. 예전에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라는 책도 있고. 그 분쟁광물의 저~~~ 밑에는 피해입은 여성들의 스토리가 있는데. 그 여성들을 회복시키려는 작은 움직임. 작은 움직임을 보았고 그걸 행하는 용감한 의사무케게와 함께하는 여성 크리스티네..너무 너무 존경스러워~
유: 맞아... '다국적기업'이라고 모호~하게 만들어놓고 있어ㅡㅡ
민: 크리스티네가 그런 얘기를 했잖아. 보스니아 내전은 1년 반만에 끝났는데도 유럽 한복판이라 온 세계의 관심을 받았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일어나는 내전은 훨씬 오랜 세월 지속되는데도 왜 세계가 관심을 갖지 않느냐고. 사실 내전이라는 말로 포장되었을 뿐 선진국 본인들이 일으킨 전쟁이니 못본 척 하는 거지
영: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작은 공동체를 만들고 노력해 나가는 모습이 참 대단한 것 같아. 나중에는 활동이 커지고 유명해지니 자신들의 잘못, 치부가 드러나는 것이 싫어서 살해위협도 받고.... 군부세력도 있고...ㅠ
유: 내가 요즘 위구르 미얀마 이슈 계속 보다가 오늘 이 다큐도 보니까... 유엔... 얘네도 알고보면 허깨비같은 단체다 싶었어
영: 맞아. 그사이에 직접적인 이익을 얻고 있으니 모르는 척하는 거지.
숙: 맞아. 유엔도 결국 힘있는 것들 대변해주잖아
덕: 유엔도 결국 강대국의 손아귀에 있으니
유: 유엔 놈들 뚝배기...?ㅎ
민: 세계평화 지구촌공동체 어쩌구 하지만 유엔을 움직이는 건 결국 기득권 강대국이니까 뚝배기 몇 개 깨야해
덕: 아 나 뚝배기 좋아하는데 .....
영: 맞아. 힘의 논리인것 같아. 이번 코로나사태를 보면서 WHO도 무기력하잖아. 유엔도 무기력하고.
숙: 아~~ 의사샘이 너무나도 중요한 말 했잖아
"하지만 아무도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죠. 질이 완전히 망가진 여성들이 있다고 해도 다들 미친놈 취급했어요. 무시당했죠. 콩고를 떠날 생각까지 했어요. 해외엔 친구도 많고 부인과 진료야 어디서든 하니까요. 아무도 날 이해하지 못하는데 왜 계속해야 할까 싶었죠."
의사로서 본대로 경험한대로 말하는데 왜 왜 미친놈 취급하고 무시할까? 이거 좀 나눠보자.
민: 본대로 경험한대로 말한 게 "여성"의 이야기였기 때문....
숙: 좀 더 보태줘봐
민: 남자가 여성의 경험을 공감하고 여성을 위해 목소리를 낸다? 욕 먹기 너무 좋지 않겠습니까^^ 안 그래도 남성들이 여성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여성의 경험은 사소한 거 취급하는데 "우리 편"인 남성이 감히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다니 남.자.답.지.못.하.군
숙: 그럼 여자가 남자 입장 대변하면 남자들한테 어떤 소리 듣지?
민: 훌륭한 여성
민: 그 여성 유엔 사무총장 시킬 기세지
영: 1. 너무 참혹해서 안믿어져서. 2. 참혹한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모른척하고 싶어서. 너무 단순한가?
숙: 지금 의사샘은 계속 이게 어떤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우리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는 걸 짚고 있는 듯.
민: 차라리 이런 이유면 좋겠다.... 그치만 단순히 참혹함이 이유였다면 미친놈 취급까지는 안했을 거 같아
숙: 무시하고 미친놈 취급이라잖아
민: 맞아.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는데, 의사의 말에서는 그가 여성들을 인간으로 보고 있다는 게 느껴지잖아. 다른 남성들은 그게 불편했던 거고
덕: 그 의사처럼 직관적으로 느껴야 하는데 이걸 설명해야 하고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게 비극인 것 같아
민: 그리고 어느 전쟁이나 그렇지만, "전쟁이 나면 군인보다 민간인이 더 많이 죽는다"는 말이 있어도, 전쟁에 대해서는 군인들만 조명되지 그 뒤에서 참혹하게 유린당하고 짓밟힌 여성들에게는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아. 일제강점기나 세계대전 당시 군부대로 끌려갔던 성노예들도 지금와서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니까 그나마 관심갖는 척이라도 하는 거잖아
영: 목소리를 낸다고 하는 말 ! 정말 중요한 것 같아.
덕: 아프리카의 문제, 여성들의 문제라서, 가장 약한 사람들의 문제라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 같아
민: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아무도 몰라..... 자연스럽게 알아주면 참 좋을 텐데ㅋㅋ 그치... 특히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대륙, 미개한 족속들로 폄하되니까
영: 앞에서도 버자이너를 그만 말하라고..
민: 하지만 진실은, 자기들 나름대로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선진국이 가서 들쑤신 거잖아
민: 버자이너가 왜욧!!! 의사가 했던 말 생각나네 "여러분의 손도 죄악인가요?"
숙: 영화 번역하는 사람들조차 이브의 뜻을 한글로 제대로 못 옮겼어. 우리말론 보지라 번역해야지. 차마 못 쓰고 버자이너만 계속 썼어.
민: ㅋㅋㅋㅋ맞아
숙: 우리가 언제부터 버자이너라 그랬어? 모두 보지라 쓰도록!
민: 보지를 버자이너라고 쓰면 다른 단어가 되나 뭐. 영어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게 그건데 여성은 자기 몸에 대해서도 당당하지 못하게 만드는 그 문화가 너무 잘못되어 있다는 걸 새삼 느꼈어. 여성이라서 갖게된 신체의 일부고, 여성의 몸을 통한 재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여성의 권력!!인데!!!!!!!!!!!!!!!! 그게 권력인 줄 아니까 죄악시하고 더러운 취급 하는거지. 그래서 본능에 충실하게 사는 동물 세계에서는 암컷이 권력을 쥐고 있잖아
민:ㅋㅋㅋㅋ맞아 다들 정성스럽게 그렸어. 맞아맞아 그런 무늬의 천 있었어. 학교 다닐 때 한번도 자기 보지 본 적 있냐, 한번 봐라 하는 얘기 못 들어봄.....그림으로나 배웠지. 자기 보지 본 적 없는 사람 손들어보라고 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여성들이 손을 든 것도 놀라웠어. 내 몸인데!!
숙: 옛날 시골에서 아들은 백일 사진 돌사진 벌거벗겨서 사진 크게 집에 박아놨어. 그런데 딸은 고추를 '못 달고 나온' 존재로 수치심을 가르쳤고
덕: 그곳 해방구에서 원도 한도 없이 소리지르고 춤추고 볼 것 다 보고 할 말 다한 사람들, 복도 많지~
민: 태어날 때부터 수치심을 배운다는 게 넘 슬프고 씁슬하네. 그런 해방구가 많아지면 좋을 텐데
영: 그런 얘기 학교에서 했다간...캬~~
민: 그런 선생님 있으면 진작에 청와대 청원 올라가고 뉴스 기사 쏟아져 나오고 쫓겨났다
덕: 영 선생님 퇴출
숙: 그렇지 뒤집어서 역공 당하지 성적 수치심을 조장했네 어쩌고. 그런 선생님 있어 실제로
영: 난 소심해서 말도 못꺼내~
민: 아 작년에 기사 한번 나왔었지. 사실 해방구가 따로 있어야 할 게 아니라 세상 모든 곳이 해방구가 되어야 하는데. 이브도 그러잖아. "모든 여성들이 해방되었을 때 보지라는 단어 말하기를 멈출 거라고" 내가 넘나 하고 싶었던 말임.....그딴 소리 좀 그만해!!>>> 시러 모든 여성들이 해방될 때까지 할 꼰뎅!!!!
영: 예전부터 성경에 그날이 오면~ 이 단어가 많이 나오잖아. 그날이 오면~ 그날~ 여기서도 그날이 빨리 오길.. 그 단어를 외치지 않아도 되는 날~
민: 크 맞아. 그 날이 오면 사실 평등이니 페미니즘이니 이런 단어들 필요없지. 이미 현실이 되었을 테니
숙: 그렇지. 그런 날이 오길
민: 누군가는 여성상위시대니 뭐니 배부른 소리를 해대지만, 사실 모든 여성들이 자기 목소리로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여전히 성평등 사회로 가고있는 중일 뿐이지
숙: 그래 그거 잘 짚었다. 우리는 과연 여성상위시대에 살고 있는 거 맞아?
민: 여성상위시대면 왜 아직도 수많은 여성들이 강간 피해를 당하고, 피해자임에도 수치스러워하고 숨어야 할까
영: 성경에 예수님 말씀이 그곳엔 결혼도 없고...
숙: 페미니즘은 여성상위하자는 거야?
덕: 다른 벽은 잘 무너지는데 남녀의 벽은 인류최후의 장벽인 것 같아
민: 여성상위시대에 살아보고 싶다.... 어? 막 남자보고는 교사 공무원 강력추천하고, 경력단절남성, 워킹대디 쏟아져나오고, 남자가 너무 드세다 남자가 조신하지 못하다 맞아.... 오히려 인종문제는 너무 뚜렷하게 잘 보이는데 남녀문제는 문제인데도 문제로 인식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아니쥐 평등해지자는 거지. 근데 평등해지려면 누군가는 내려와야 하고 누군가는 올라가야 하는데 그 올라가는 존재가 여성이니, 정확히 말하면 여성상위시대가 아니라 여성상행시대인 거야. 상위는 무슨..... 여성상위면 여성들이 이렇게 고통받고 살겠냐고요
덕: 올라가고 내려가는 걸로 하면 어지러운데 그냥 인간이 제 자리를 찾으면 평등
민: 근데 제자리가 뭔지 알려줄 사람도 보여줄 사람도 없어서 너무 어렵다
민: 예수님 컴백...... 성경만으로는 부족해. 직접 보여달라고욧
덕: 예수 오면 사람들이 또 죽인다 ㅋㅋㅋㅋ
영: 그럴것 같아.
숙: 맞아. 무퀘게가 예수 닮은 듯. 남자로서 '천하디천한' 여성들을 대변하니 무시받고 공격받고 미움받았어.
민: ㅋㅋㅋㅋㅋ성경시대보다 미디어 발달해서 훨씬 빠른 십자가 가능.....
숙: 그래서 말인데, 난 영화에서 무퀘게 의사가 이브 엔슬러한테 도움을 청한 대목이 너무나 인상적이었어. 이브 엔슬러가 세계가 인정하는 페미니스트 작가잖아. 그런데 무퀘게 남자가 페미는 제끼고 피해여성 치료한다고 나대지 않았어. 진정 여성을 인간으로 대했던 거 같아. 그걸 혼자 하지 않고 이브한테 손을 간곡히 내밀고 도움을 청했단 말이야. 페미니스트를 불러올 생각을 했다는 것 어떻게 생각해?
민: 단순히 여성을 물리적으로 치료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자기"를 되찾고 "인간"으로 살기를 진심으로 바랐던 것 같아. 단지 치료 목적이었으면 병원이나 크게 차렸겠지. 그들에게 목소리와 정체성을 선물한 거야 이브를 통해서
숙: 심지어 이브의 치료방법을 신뢰하고 따랐고 본인도 치유받았어. 그 대목 기억나?
"토요일이었죠. 이브가 병원에 와서 점심을 먹은 뒤 여자들이 자기가 겪은 일을 얘기했어요. 그런 뒤 다 같이 춤을 췄죠. 여자들마다 무리마다 자기 마을이나 부족의 전통춤을 췄어요. 그 춤으로 우리 모두 굉장히 많은 위안을 얻었죠. 정말이지 대단했어요. 효과가 굉장한 치료방식 같았죠. 그날 그 일을 겪고 집에 와서 정말 오랜만에 푹 잘 수 있었거든요. 정말로 푹 잤어요. 침대로 기어들어가서 아기처럼 잠들었죠. 희망이 없는 게 아니니 계속해야 한다는 그런 깨달음을 그때 얻었어요. 이 여성들도 내면의 힘을 그렇게 멋지게 표현했는데 나도 곁에서 같이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었죠."
뭐가 보여?
민: 내면의 힘...!!
유: 연대의 힘~~
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또 춤으로 승화하고 그러면서 강해지는 여성들
덕: 서로 존중하는 약자들과의 연대에서 오는 힘
민: 그냥 다 잊어버리자!! 하고 추는 춤이 아니라, 함께 진심으로 연대하고 기뻐하는 데서 오는 춤. 그 춤에서 여성들의 자유와 해방이 느껴졌거든 "희망이 없는 게 아니니 계속해야 한다는 그런 깨달음" 이게 참 중요한 거 같아
영: 물리적인 병은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으나 문제는 마음의 병은 .... 인간으로서의 자신감과 살아갈 힘을 길러주기에는 그런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 같아.
민: 맞아 진짜로. 작은 희망의 불씨라도 있으면, 그게 한 사람 두 사람이 모여 연대해나가면서 커다란 불길이 될 거니까. 콩고의 여성들에게서 그런 희망이 보였고, 또 무퀘게가 그 희망을 봤다는 게 참 뭉클해
숙: 의사샘은 페미니즘을 편견을 가지고 안 보고 여성들을 진정 지지하고자 했던 거 같아. 본인도 그들 중 하나가 되어 감동받고 힘을 받으며 함께 했어
영: 크리스티네가 유명인사들이 많이 왔다가 사진만 찍고 가고 기금은 하나도 받지 못해서 유명인사들을 싫어했었잖아. 그런데 무케게가 이브를 만나보라고 설득한거고.
민: 의학적 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으로서 얼마든지 권력과 권위를 행세할 수 있었지만, 치료를 위해 능력을 발휘하는 것 외에는 전적으로 그들과 친구이자 동료가 되어주는 모습이 참 좋았어
유: 맞아... 목숨이 위험한 상황도 있었는데도 말이지... 대단해
민: 이브를 알아보는 눈도, 크리스티네를 설득하는 것도, 다 너무 신기했어. 남자로서 여성들의 일에 저렇게 마음을 다할 수 있다니
덕: 만나서 얘기해보고 싶다
숙: 그치. 나도 덕이랑 같이 페미니즘을 하면서 비로소 인간대 인간으로 마음이 통하고 연대가 가능하다고 느끼게 됐거든. 그전엔 결정적인 순간엔 '웬수'구나 싶었거든. 무퀘게가 예수정신을 가진 사람이다 싶고 덕이 같아 보여서 진정 마음으로 사랑스럽고도 짠했어.
영: 부럽다. 우리 부부는 멀었어~
민: 무퀘게는 기쁨의 도시 여성들을 보면서 희망을 보았지만, 나는 또 무퀘게 같은 남성들을 보면서 '그래도 세상이 아주 망한 건 아니구나...!' 희망을 느끼지
숙: 그니께. 나도 무퀘게 같은 남성이 얼마나 귀한지. 시대마다 때마다 예수 정신을 따르는 이런 소수의 사람들 통해 세상은 조금씩 변해왔구나 싶었어. 특히 남자가 여성을 공감하고 연대한다는 건 너무나 귀한 거 같아. 무시받고 욕먹고 죽임당할 수도 있으니까.
영: 나도 그래!! 저 의사는 어떻게 이일에 열의를 갖게 되었을까?
덕: 누군가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텐데 영화에는 그것까지 다룰 수는 없었을 테니꺼
숙: 열린 맘으로 공부한 사람 같아. 프랑스에서 공부했더라. 어떻게 하다 보니 그런 길로 이끌림 받은 면도 있는듯. 고통 속에서 깨달음. 원래 그러려고 했다기 보다는.
숙: 내가 무퀘게한테 감동받은 포인트는 여기도 있어
" 어느날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우리 딸은 어디 갔지?’ 그리고 딸이 보이기 전까지 몸이 떨리기 시작했죠. 어디 있는지 애가 탔어요. 이런 일이 내 딸에게 일어나면 어쩌겠어요? 하지만 아무도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죠."
민: 자기 딸 생각하면서 감정이입하는 거. 남의 일로 생각하지 않고 정말로 자기 일처럼 받아들였다는 거잖아
숙: 그니께. 자기는 좋은 집안이라서 자기 딸이나 아내는 그런 일 당할 일 없다고 별개로 생각하기 쉽잖아. 자기 집안 단속 잘하면 세상 문제 없는 줄 아는 사람들 많고
민: N번방 사태때 자기 딸이었으면 가만 안뒀을 거라던 모 한남 아재가 생각나네ㅎ
영: 맞다! 하도 오래되어 기억이 안났었는데 그랬던것 같아.
민: 가만 안둘 대상은 딸이 아니라 가해남성들입니다 아재ㅠㅠㅠㅠ 그래서 전에 그런 글도 본 적 있어. N번방처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어날 때 자기 아내, 딸, 여자친구한테 "조심해"라고 말하는 건 결코 감동할 포인트가 아니라고.....여성이 조심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남성이 가해를 해서 생긴 문제인데 단지 조심하라는 말로 퉁치는 거는 결국 남의 문제로 보인다는 거잖아
숙: 그렇지. 페미니즘을 대하는 방식도 그런 거 같지 않아? 아주 별나고 드센 여자들이 페미니즘을 한다고 생각하지. 자기 집안 여자들은 그딴 거 안해도 잘 살도록 가부장이 잘 보호하고 다스리면 세상 문제 없는 것처럼 말이지.
민: 가부장이 너무 잘 보호하고 다스려서 문제가 많아요. 영화 보면서 그런 것도 느꼈거든.
1. 자본주의 : 돈 되는 거 짱 좋아함
2. 가부장제 : 권력 쥐는 거 짱 좋아함
3. 자본주의+가부장제의 콜라보 : 지구종말 앞당기는 중
숙: 정리짱
민: 자본주의와 가부장제가 결합했을 때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 영화가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거 같아
덕: 맞네, 광산 자본주의
민: 그치. 거기다 권력을 쥔 사람들이 가부장 남성들이니까.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여성이 권력을 쥐었으면 전쟁은 안 일으켰을 거 같아.....ㅠㅠㅠ
숙: 이 두 장면에서 무슨 얘기할 수 있겠어?
민: 광물자원은 풍부한데 아이는 다 헤진 옷을 입고 있는 게 참 모순적이다
영: 맞아!
민: 자본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보여주네. 광물자원이 풍부하면 그 자원을 소유한 나라가 부유할 것 같지만, 그 사람들은 정치경제사회 다방면으로 착취당하고 자원을 통한 이득은 고스란히 선진국에게로 돌아가지
숙: 저 광산이라는 게 아이의 몸과 여성의 몸과 연결되는 거 같지 않아?
민: 연결되네
영: 콩고 내전이 길어지는 것도 다국적기업들이 이 상황을 누리는 거잖아
민: 맞아. 당하는 사람 따로 있고 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영: 이 상황이 끝나는 걸 원하지 않지. 뒤로는 오히려 지원을 하고 있고. 콩고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아도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으니까...
민: 광산이 강대국의 손에 놀아나듯 아이와 여성같은 약자들의 몸이 강자 남성들의 손에 놀아나지
민: 맞아. 얼마든지 자기들이 이용하고 착취하고 유린해도 되는 대상일뿐이지
영: 특히 여자들과 아이들은 사람이 아닌거야~
숙: 그니께. 가슴이 너무 아프다. 누구 좋자고 하는 개발이고 누구 좋자고 하는 전쟁인지
영: 광산의 광물보다 못한~
민: 강대국이 아프리카 국가들과 국민들을 자신들과 동일한 국가와 인간으로 바라봤다면, 광물자원은 제대로된 무역을 통해 강대국으로 수출되어 콩고같은 나라들은 자원보유국으로서의 혜택을 누렸을 거고, 강대국이 일으킨 전쟁에 여성과 아이들이 희생되는 일도 없었을 거야. 모든 게 다 자기들이 함부로 해도 되는 "자기이하의 존재"라고 생각해서 벌어진 일이지
영: 맞아. 앞에서도 나왔지만 보스니아는 1-2년만에 내전이 끝났지. 그에 비해 콩고는....
유: 권력+교육이 동등했으면 어땠을까 가끔 망상하는데 ... 지금보다 훨씬 평화롭고 과학이 엄청 발달해서 벌써 우주여행하고 있었겠다 생각하게 되더라구... 현실은 영미 말대로 광산의 광물보다 못하지만~~
숙: 맞아. 평등이 있었으면 지금과는 아주 다른 세상이 되었을 거야
민: 맞아.... 여성들이 더 똑똑하다고 느낄 때도 많고, 남녀불문하고 함께 했다면 훨씬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었을 텐데
민: 남자들끼리 다해먹느라 겨우 요맨큼밖에 못옴.....
민: 개발과 파괴가 함께 이루어지니까 계속 누군가는 고통을 받는 현상도 지속되잖아. 이 땅에 여성과 남성이 공존하는 건, 분명 한쪽의 성별만으로는 모든 걸 다 이룰 수 없다는 걸 의미하는 걸 텐데 너무 많은 것들이 남성들에게 치우쳐져있고 여성들은 너무 많은 고통을 짊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숙: 아까 순이 짚었듯 결국 여자들 성폭행해서 그곳을 차지하는지 몰라도 결국 다 같이 망가지고 망하는데 길로 자꾸 가는 거지
민: 영화 보면서 여성들은 왜 이런 세상에 살아야 하는 걸까,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신은 없다"라고 할 만하다는 생각 진짜 많이 했어. 그치. 모두가 함께 갈 수 없다면 결국 망하는 수밖에
영: 과학지상주의를 꿈꾸는 과학자들이 있어. 이들은 신보다는 과학기술의 능력을 믿지. 과학기술로 지상낙원을 이룰수 있다고 ...이들은 정치가들이 다 망쳤고 과학자들이 다스렸다면 지금쯤 그 발달된 과학기술로 화성에서 거주하고 있을거라고..인간수명도 늘고~예전에 70년대인가 이미 수소자동차도 나오고 전기자동차도 실용화 되었었잖아.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나.. 이런 다큐도 있는데 석유회사에서 막았다고 해~ 딴길로 또 새는 중~
영: 이 사진 멋있다!
숙: 응응. 마지막 장면 이거 넘 감동이지. 아까 유가 짚어준 transform pain to power 좀 나누고 마무리하자
민: 사실 여성의 모든 힘은 고통에서 나오지. 이렇게는 못 살겠다!!!! >> 일 저지름
숙: 맞아. 아이엠우먼 가사에도 있었지.
민: 위기상황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강하다는 말도 있잖아. 고통을 겪어본 자의 짬밥이랄까
덕: 가부장제 자본주의 세상에서 고통을 피할 수는 없지만 싸워나갈 힘을 기르면 된다!
민: 피할 수 있으면 제일 좋겠다..........
민: 고통을 힘으로 승화시켜라
이 말 되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 세상이 강간 피해자들의 고통을 어느정도 받아들이는 수준까지는 갔지만, 계속해서 그 고통에 머물러 있게 조장하는 분위기가 있잖아. 피해자다움을 강요한다거나 불쌍한 사람 취급하는 것처럼. 근데 피해자는 언제까지나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약한 존재가 아니라, 그 고통을 통해서 성장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인간이지. 피해자는 '피해자'라는 제3의 인격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살아내는 인간인 거야
유: 나는 내 입장에서 분노를 힘으로 승화시키자로 바뀌더라구
민: 이것도 맞지. 분노는 나의 힘!
유: 고통은 없고... 빡침만 있으니까ㅎㅎ 혈압조심ㅎㅎ
숙: 분노 중요해.
덕: 분노가 없으면 결과도 없다
민: 그 중간에 프로그램에서 자기를 강간하려는 남성에게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 배우는 거 생각난다
유: 이 빡침을 (돈 많이 버는) 내 인생과 더 나아진 사회로 바꾸기 위한 힘을 길러보고 싶어
민: 멋져멋져. 분노는 진짜 잘만 발휘하면 엄청난 추진력이 된다니까
숙: 유 속에 이미 있는 힘!
민: 그런 결심을 했다는 자체가 힘이 있다는 뜻이지!
유: 내 한마디는 다들 코로나 걸리지 말고... 코로나 검사도 받을 일도 만들지 말고 집콕해~~~ 나 올해 들어 두번 받았는데 콧구멍이 너무 고통스러워....
영: 내 한마디는 아름다운 공동체~ 기쁨의 도시~ 여기저기 많아졌으면 좋겠어~ 난 크리스티네 처럼 멋진 여성이 되고 싶어~
덕: 나도 교도소 방역하느라 두 번 했어. ㅋㅋㅋ 많이 고통스러워 짧은 시간이지만
숙: 페미니즘 토론하는 공동체 연습!
민: 영화를 보면서 N번방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강간 피해 여성들 생각이 되게 많이 났어. 우리나라엔 <기쁨의 도시> 같은 공동체가 생겨날 수 있을까? 저런 영화가 나오면 어떤 반응일까? 그런 여성들을 위해 할 일이 아주 많겠다 하면서 어떤 법조인이 되어야 할까 또 고민해보게 되네ㅋㅋ 그리고 여성들은 생각보다 더 강하고, 나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자는 것도 생각했어!
유: 우리나라 법조계 미래가 아주 밝다 밝아
영: 여기 백장친구들에게서 우리나라의 희망을 본다~
민: 모든 여성들이 마음껏 분노할 수 있는 <분노의 도시>라도 만들어 볼까봐...ㅋㅋㅋㅋ
영: 피해자답다고 이건 욕하지 않겠지!ㅋ
유: 저혈압 여성들에게 아주 좋겠어...
숙: 좋은 작품이었어. 지구촌 구석구석에 고통받고 차별받는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지. 세상 문제없는 듯 착각하고 살면 안 된다. 페미니즘을 더 열심히 하자. 연대와 공감의 공동체를 꿈꾸자!
민: 맞아! 착각하고 살면 안 된다!!
영: 옛날 제국주의 와 오늘날 자본주의가 참 무섭다! 유진, 돈 많이 벌어~ 그리고그돈을 페미니즘에~~
민: 덕 숙 순 영 유 모두 고마워!! 사실 요새 공부하느라 너-무 바빠서 오늘 토론도 할 수 있으려나 고민 많이 했는데, 참여하길 잘한 거 같아 역시:) 비록 텍스트지만 서로의 목소리를 나누고 함께 공감하고 분노하는 시간 넘넘 즐거웠다!!
순: 친구들 토론 고마워. 고통이 있는 모든 곳에 치유와 기쁨이 있으면 좋겠다. 이게 나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