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루! 목청껏 노래 부르자 영은아~

세월호 참사 7주기, 단원고 2학년 3반 김영은에게 편지를 씁니다

by 꿀벌 김화숙


약속할게 너만 기다릴게

손 틈 사이로 부는 저 밤바람

넌 별이 되어 잘 지낼까

빛이 없는 저 달은 매일

널 보니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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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루! 영은아 안녕?



비원에이포(B1A4)의 <별빛의 노래> 중 네가 좋아했던 대목을 적어 봤어. 네가 그랬듯 나도 "넌 별이 되어 잘 지낼까"라는 가사에 꽂히는구나. 빛이 없는 저 달은 매일 별을 보니 얼마나 좋을까. 너는 말했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아마 저런 것이겠지'라고 말이야. 별을 바라보며 가슴 두근거리는 달의 마음을 너는 읽었더구나. 지금 이 순간, 별빛의 노래가 너에게 가는 편지가 되어 주는구나. 노래 소리 들리지?



걱정돼 기억들에게 편지를 보내

울고 있을 너에게

부르다 부르다 너를 바라보다

떨어지는 고갤 들어 너를 다시 불러



바로가 지에스 콘서트에서 이 대목을 부를 때 생각나? 네 가슴 한가운데서 뜨거운 기운이 올라오던 순간 말이야. 그 뜨거운 것이 목울대를 밀고 결국 눈물로 터져 나왔잖아. 그 순간 좋아하는 바로의 얼굴에는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 얼굴이 하나둘씩 겹쳐 떠올랐댔지. 언니, 오빠, 아빠, 엄마. 노래가 너는 펑펑 울게 했더구나. 얼마나 좋으면 울면서도 목청이 터져라 <별빛을 노래>를 불렀겠니.



"넌 별이 되어 잘 지낼까"

"걱정돼 기억들에게 편지를 보내"

잘 지낸다고 대답해 주렴 영은아. 오빠가 첫 직장 월급으로 수학여행 경비를 대 주었더구나. 어려운 형편 때문에 대학을 포기한 언니 오빠. 학비와 용돈을 지원받는 자신이 한심하다 여기던 너. 그래서 스스로 돈을 벌고자 반월동단에서 아르바이트도 하던 너. 마지막 메시지를 친구 전화기에 다급하게 남겼더구나.


“엄마, 엄마 미안해. 아빠도 너무 미안하고, 엄마 정말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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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아, 넌 무엇이 그렇게 미안했을까? 미안해할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너를 생각하며 너의 이름을 부르며, 미안해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구나. 영은아, 너는 가족들을 참 많이 생각하는 아이였지. 고 2가 되면서 넌 집안 형편 생각해서 자퇴를 생각한 적이 있더구나. IMF 이후 계속 좋아지지 않는 아빠 회사 사정에다 언니 오빠도 대학 포기하고 일하고 있었거든. 넌 결국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더구나.



"얄루! 시급 6,000원!"


네 약전에서 가장 맘에 드는 표현이야! 네가 쓸 돈을 네 손으로 벌게 됐을 때 터져나온 감탄사 얄루! 반월공단에서 주말마다 핸드폰을 조립하고 넌 별을 보며 반달을 보며 퇴근했지. 지원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선착순에서 밀리면 허탕치고 돌아오는 수도 있더구나. 너는 돈 문제에 늘 진지한 아이였지. 초등학교 때 손님한테 받은 지폐를 슬쩍 아빠 호주머니에 찔러 넣은 적도 있다며? 돈 벌기 힘들다는 걸 일찍이 알고 있었던 거니?



수학여행 직전 엄마 생일엔 드디어 네가 번 돈으로 엄마 생일 선물을 준비하더구나. 엄마 이름과 네 이름에 공통적으로 들어간 Y자를 넌 생각했지. 엄마 건 Y자와 생일 자리 물고기 한 마리, 네 건 전갈 한 마리. 세상에 없는 특별한 수제 팔찌였어. 엄마 아빠에게 넌 기쁨 덩어리 복덩이였구나! '별밤' 라디오 퀴즈에서 전기요와 선풍기를 동시에 받은 것 좀 봐. 대박~, 사계절을 책임지는 복덩이란 말이 맞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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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아, 4월이 와버렸어. 일곱 번째 봄이 오는 걸 누가 막을 수 있겠니. "이제 4월은 내게 옛날의 4월이 아니다...." 노래를 해도 글을 써도, 4월이 다가올수록 나는 초조하고 불안했어. 영은아, 어느새 7주기라니 말이 돼? 우린 무얼 어찌해야 하는지 좀 가르쳐 주렴. 그동안 해결된 게 뭐가 있다고 벌써 세월호 7주기란 말이니. 일곱 번째 봄을 만드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은아, 복덩이야, 좀 힘을 주고 도와 주렴.



너와 예진이가 콘서트장에서 보여준 열정의 팬심이 생생히 떠올라. 좋아하는 가수 바로의 얼굴을 가까이 보려고 너희들은 전쟁터 같은 콘서트장에서 무대 앞까지 진군해갔잖아. 너희의 쿵쾅거리는 가슴, 아낌없는 사랑, 뜨거운 함성, 그리고 눈물의 노래는 바로에게 다 전해졌지. 콘서트장의 그 열기를 기억하니 내 마음도 뭉클해지는구나. 세월호 7주기, 답답한 일곱 번째 봄, 아냐, 노래로 진군할 수 있구나 싶어.



영은아! 416합창단이 이 봄에 처음으로 창작곡을 부르는 거 알아? 세월호 7주기를 위해 특별히 작곡된 노래야. 제목이 바로 <너>야. 이 노래를 합창단만이 아니라 시민들도 랜선 합창단 영상으로 참여하고 있어. 노래를 좋아한 영은이는 노래의 힘 알지? 네가 바로에게 보냈던 그 함성과 사랑과 열정이 7주기 기억식에 충만할거야. 네게 닿을 수 있게 간절히 부를게. 날마다 고마웠어. 매 순간 사랑했어. 영은아! 너를 부른다.


얄루! 목청껏 노래부르자 영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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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남실 작사 이범준 작곡



태어나던 날 처음 잡던 손

목소리를 알아듣던 너

세 살 적 기차 창에 매달려

세상을 바라보던 너

일곱 살 벚꽃을 보며

팝콘이 터진다고 말하던 너

열 살 적 같이 본 노을

엄마 늙지 말라 하던 너


날마다 고마웠어 매 순간 사랑했어

날마다 고마웠어 매 순간 사랑했어



열두 살 깁스를 하고

사인을 해보라던 너

열넷 은행잎을 주워

선물이라고 내밀던 너

열여섯 방문을 닫고

음악을 크게 틀던 너

열여덟 수학여행 간다고

짐 싸며 들떠 있던 너


날마다 고마웠어 매순가 사랑했어

날마다 고마웠우 매 순간 사랑했어


(세월호 별이 된 단원고 2학년 3반 김영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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