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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겟미낫, 나를 잊지 말아요

100일 글쓰기 4주차에 쓴 몇 꼭지 정리해 본다

by 꿀벌 김화숙


28일- 영화 <포겟미낫 Forget Me Not>



개봉 영화 <포겟미낫>을 봤다.


개봉관이 몇 없어서 신촌 독립영화관 '필름포름'에서였다.(그나마 수요일이면 다 내려진다.) 감독 선희 엥겔스토프는 1982년생 해외입양인이다.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덴마크로 입양되었다가 영화감독으로 한국에 왔다. 친엄마를 찾고 싶었다. 어머니는 딸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았다. 감독은 어머니 대신 미혼모들의 일상을 찍으며(2013-2014년에 )자신을 입양 보낸 어머니가 겪었을 상황과 입장을 들여다보게 된다.



너무나 많은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다.


사랑을 묻는 나는 새삼스럽고 뜬금없는 걸까. 인권을 물으면 상투적인가? 이땅의 여성 인권 현실, 여성이란 무엇인가.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나고 슬퍼, 글 한 줄 쓰기 어려웠다. 100일 글쓰기 덕에 한 줄이라도 정리하려 한다.


어리다고, '미혼모'라는 딱지를 붙이고는 여성의 몸과 재생산권, 그리고 아기에 대한 권리까지 너무 쉽게 빼앗아 가는 이 사회 구조가 보였다. 같은 인간 맞나. 저출생을 논하는 나라 맞나. 성평등은 얼마나 허망한 구호인지. 미혼모와 아이들의 존재는 그 부모에게도, 상대 남자들에게도, 이 사회 전체에게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지워야할 흠이었다.


아직도 아기를 해외로 수출하는 대한민국이란 나라. 위선과 체면과 변명으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나라. 기왕 태어나는 존엄한 생명인데, 누구한테서 어떻게 태어나느냐에 따라 존재의 가치와 운명이 그렇게도 갈려야 하는지. 국가는 국민을 전적으로 보호하고 양육할 수 없단 말인가. 기왕 임신한 몸, 재생산권을 당당히 누리게 저들을 지지할 순 정녕 없단 말인가. 힘없는 존재는 인간이 아니었다.


포겟미낫. 엄마에게 쓰는 편지.

날 잊지 말아요. 날 잊지 마세요....


(지난 번 놓친 영화, 다시 볼 기회 준 안산여성노동자회에 고맙다.) 생각을 정리하면 제대로 한 편 써야지, 하면서 여기까지. 잊지 못할 영화로다.







27일- 여자는 이 세상의 검둥이



나는 한 여자와 한 남자가 함께 사는 관계에 관심이 많다. 어쩌면 남은 생애 연구하고 싶은 과제라고도 하겠다. 그게 결혼이란 관계든 친구든 계약관계든 연인이든 상관없다. 두 인간이 진정 한발짝이라도 가부장적인 남녀관계를 넘어 해방된 인간 관계로 성장하며 같이 사는 관계. 평등하고 자유로운 인간으로, 사랑하며 사는 커플 말이다.


여자와 남자란, 아니 두 개별 인간이, 자연인으로서는, 이 가부장제를 넘어서지 않고는, 결단코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존엄을 잃지 않고, 사랑하며, 서로를 키워주면서 산다는 건 결코 쉽지 않으니까. 두 인간 만 아니라 시스템과 행운과 '우주가' 도와줘야 가능한 기적 아닐까. 그래서 여남지속관계는 연구과제다.


역사 속에 그렇게 살다 간 커플들을 발견하면 눈이 번쩍한다. 이런 관계야! 싶은 커플은 동서고금 발견하기 쉽지 않아서다. 이 주제로 계속 살피고 글로 쓰려는 이유다. 비틀즈의 폴 메카트니와 린다의 관계도 그렇더니 오노요꼬와 존레논도 그렇다. 내 선입견과 편견을 걷어내니 영감과 통찰이 풍성했다. 오노와 존이 함께 연주한 놀라운 노래를 보라.



<여자는 이 세상의 검둥이>라고 여성차별적인 사회를 향해 똥침을 날린다. 놀라워라. 이런 탁월한 페미니스트 커플이라니! 오늘 만약 이 땅에서, 대한민국에서 이런 가사로 노래할 남자 가수가 과연 있을까? 더구나 외국인 여자와 같이 살면서 같이 무대에 서서 이런 노래를? 뭇 남성들이 오지게 돌을 던지지 않을지.....


오늘은 가사만 정리하는 걸로 마무리



여자는 이 세상의 검둥이/ 오노 요코& 존 레논 노래



여자는 이 세상의 검둥이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은가

여자는 세상의 검둥이

생각해보고

방법을 취하자


그들은 그녀에게 화장을 시키고

춤을 추게한다

그녀가 노예가 되지 않으면

그녀가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녀가 리얼하다면

그녀를 남자 같다고 한다

그녀를 비하시키고 있으면서도

그녀를 존중하는 척한다

여자는 이 세상의 검둥이

그렇지 않은가


만약 믿을 수 없다면

너와 함께 있는 여자를 보아라

여자는 노예 중의 노예

그것에 대해서 비명을 질러라

그들은 여자에게 임신을 시키고

아이를 키우게 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녀가

늙고 뚱뚱한 암탉이 되었다며 떠난다

여자는 집을 지켜야 된다고 생각하며

너무나 세상을 모른다고 불평한다

여자는 이 세상의 검둥이

그렇지 않은가


믿을수 없다면

함께 사는 여자를 보아라

여자는 노예 중의 노예

그래 생각해 보아라

우리는 매일 텔레비젼에서 여성을 경시한다

여자는 약하고 주체성이 없다고 한다

그녀가 어렸을 때

그녀의 자유의지를 억압하고

여자는 주역이 되어선 안된다고 말해준다

여자는 바보라고 바보 취급한다


여자는 이 세상의 검둥이

그렇지 않은가

믿을 수 없다면

너와 함께 있는 여자를 보아라

여자는 노예 중의 노예

그렇지 않은가

깨닫게 되었다면

그에 대해 비명을 질러라


그들은 여자에게 화장을 시키고

춤을 추게 한다

그들은 여자에게 화장을 시키고

춤을 추게 한다

그들은 여자에게 화장을 시키고

춤을 추게 한다





25일- 100일 벗님들 서평 좀 쓰실라우?



안산 중앙도서관 문화강좌 공지 캡쳐 사진입니다. (마감된 공지라 링크가 안 돼 이렇게.)


'시민서평단'이라고 들어보셨죠? 혹시 거기 속한 분 계신가요?

이번에 벌써 4기니 그 전에 했던 분?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평 쓸 사람들을 양성하는 도서관 강좌죠. 그동안 매년 결과물로 서평집을 묶어 냈더라고요.


'시민서평단 4기 양성과정'이 지금 진행 중인데, 인원을 추가모집하게 됐어요. 4월 7일 개강, 중간에 공휴일에 특강에, 7월 초에야 종강해요. 10주 강좌에 20명 모집이었죠. 강좌 끝나면 '안산의 책' 목록으로 서평을 나눠 쓰고 책으로 묶나 봐요. 막판 이제 본격 서평쓰기 해야 하는데 인원이 줄고 있어서 말입니다.


저는 서평 쓰기 좋아하는 편이라 기회다 싶어 용감하게 등록했더랬죠. 과제 덕분에라도 쓰고 싶은 글 제대로 좀 써보자 그런 맘으로요. 글 쓰는 분들 사이에서 배우고 사귈 기회고요. 스무 명이 다 쓰면 두어 편 씩 쓰면 책이 되나 봐요. 그런데 인원이 부족해서 한 사람이 네 다섯 편 씩 써야 할지 모른다나 뭐라나. 넘 많죠.


우리 100일 글쓰기 샘들 써프라이즈로 서평 좀 쓰실라우? 교수님이 글쓰는 친구들 추천해서 좀 초대 하쟤요. 저야 100일 팀이 번뜩 떠올랐고요. 3회 남은 강좌 동안 서평쓰기 보충 있겠죠. 매일 어차피 100일 글쓰기 하는 샘들이니 서평 어때요? 시민서평단 4기에 끼어 볼래요? 수요일 오전 줌으로 함께 해 보시면?


이 강좌 신청할 때 저 나름 계산이 있었어요. 도서관에 뻔질나게 드나드는데 도서관 내 활동이 부족했죠. 시민서평단 양성과정 해마다 공지를 봤는데 기회가 안 됐어요. 매번 '올해의 책' 목록을 볼 땐 뭔가 의견을 내고 싶더군요. 이런 팀에 끼면 도서관 시스템에 좀 더 관계할 거 같은 기대가 있었어요. 더구나 명색이 작가로 살 거라면 서평이든 뭐든 글로써 나를 드러낼 기회를 만들어야 겠죠.


작가면 원고료 받는 글쓰기를 자꾸 해야 할 거 아님? 이게 그런 기회도 될 거라는 느낌도 있었어요. 끼어 봐야 확인하죠. 황보현 샘 강의도 나름 좋았어요. 사귈 기회였고요. 시민서평단 덕분에 안산에서 서평 하면 김화숙 작가 찾을지 누가 알아요?ㅋㅋㅋ 쓸수록 글은 어려우니 이러저런 강좌에 기대며 써보려는 거죠 뭐.


추가 모집합니다. 샘들도 시민서평단에 끼지 않을래요?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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