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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벌 김화숙 Dec 01. 2020

산들 산야초 단식원 첫날

몸을 비우고 쉬게 하는 10박 11일 단식을 시작하며

산들 산야초 효소 단식원에서 열흘 일정이 시작됐다. 다음 달 10일 퇴소 예정이다.


충남 서천군 마산면. 안산에서 차로 세 시간 좀 안 걸렸다. (짝꿍 덕이가 차로 태워주고 바로 돌아갔다.) 한산소곡주며 모싯잎송편과 함께 산들 산야초 효소 단식원도 지역 특색을 더해주고 있다 하겠다. 청정지역 서천이다. 국도를 벗어나 산 아래 마을 깊숙이 단식원이 자리하고 있다. 황토 방을 비롯해 모든 건물들이 다시 봐도 주변 자연경관과 참 잘 어울렸다. 


오전에 도착해서 짐 풀고 나는 먼저 단식원 주변 산길을 햇볕 쬐며 걸었다. 단식원 서쪽 산길 입구엔 죽죽 뻗은 목백합 숲이 더 자라 있었다. 떡갈나무와 리기다소나무가 이어지는 산길을 계속 걸었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갈잎과 솔 갈비가 푹신푹신 두꺼웠다. 내가 돌아갈 흔적을 남겨야겠다 싶어 발밑을 헤집으며 걸었다. 6년 전 3주를 날마다 다닌 길 아닌가. 운동 때 동행 없이도 다닐 수 있겠다,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산야초 효소란?


양력 3월 하순부터 10월 사이에 산과 들에서 나는 초목들에서 새싹, 줄기, 뿌리, 잎, 껍질, 열매 등을 채취하여 발효시킨 것을 말한다. 각종 잎과 뿌리 그리고 부드러운 순을 적어도 150가지 이상 모아 암반수 생수에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항아리에 수분을 제거한 산야초를 썰어서 갈색 설탕을 1:1의 비율로 섞은 다음 차곡차곡 눌러 담는다.


공기가 약간 통할 수 있게 항아리를 밀봉하여 그늘에 보관한다. 보통 3개월 정도 지나면 발효가 된다. 발효된 찌꺼기를 걸러서 짜낸 후 그 원액을 약 2년 정도 숙성시키면 산야초 효소가 된다. 숙성이 덜된 효소를 병에 담았다가 뚜껑을 열면 샴페인처럼 펑하고 효소액이 솟아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좀 더 숙성시키면 터지지 않는다. 


완전히 숙성된 산야초 효소를 건강한 사람이나 병약자 모두 생수 250ml에 효소 30ml 비율로 혼합하여 아침 점심 저녁 공복기 때 마시면 좋다. 녹즙을 마실 때 산야초 효소를 10cc 정도 넣고 혼합하여 30분 정도 두었다가 마시면 훨씬 흡수가 잘된다. 그리고 저혈당, 빈혈이나 병약한 사람이 단식 중 일 때는 1일 2, 3회 생수에 효소를 타서 마시면 단식의 효과가 훨씬 높아진다. -산들 산야초 효소 단식원 홈페이지





산에서 돌아와 씻고 황토방 거실 한쪽에 비치된 인바디(InBody)에 올라섰다. 기계가 시키는 대로 키와 연령을 입력하고 양 손잡이에 엄지를 대고 기다렸다. 기계가 내 몸을 스캔해서 결과를 출력했다. 대체로 내 몸은- 과연 그런 게 있는지 잘 모르지만- 표준이라는 범위에 있어 보였다. 키 159에 체중 47.7㎏.(아침엔 48㎏였다.) 열흘 동안 내 몸은 산야초 효소를 희석한 물만 먹을 거다. 열흘 후엔 인바디 결과가 어떻게 바뀔까? 




인바디 결과지에서 삐져나간 수치에 눈이 갔다. 표준 이하 거나 넘치는 항목 말이다. 넘치는 건 없고 미달이 몇 개 보였다. 골격근량, 체수분량, 단백질, 무기질. 헐~~. 뼈에 붙은 근육량이? 왜 아니겠어. 더 힘들게 근력운동을 하란다. 땀 흘린 후라 그런가 수분량은 왜 또 적대? 무기질은 추정치라 하니, 패스!..... 인바디한테 나는 반박하고 있었다. 복부지방률은 표준 범위 상한 숫자인데 '경계'로 표시돼 있었다. 복부지방이라..... 




단식 첫날 내 체성분 분석


체중 :  47. 7㎏ (45.1~61.1)

골격근량 : 18.9㎏(20.1~24.5)

체지방량 : 12.4㎏(10.6~17.0)

체수분 : 26.0㎏(27.0~33.1)

제지방량 : 35.3㎏(34.5~44.1)

단백질 : 6.9㎏(7.2~8.9)

무기질 : 2.44㎏(2.50~3.06)

체중/체지방률/기초대사량 : 표준

복부지방률 : 0.85(0.75~0.85) 경계






황토 방 넓은 건물에 나 혼자 사는 호사를 누리게 됐다. 거실을 둘러싸고 방이 세 개. 현관 오른쪽에 주방이 있고 거실에 넓은 공용 욕실이 하나. 방마다 욕실이 있다. 거실의 넓은 창이 내 마음에 들었다. 창으로 산도 보이고 효소 공장이며 너른 텃밭도 펼쳐져 있었다. 무 배추 콜라비, 갓, 가지가지 푸른 채소들이 보였다. 이런 공간을 관리하고 노동하는 분들께 고개가 숙여진다. 


6년 전 묵었던 그 방에 다시 묵게 됐다. 책상과 의자를 부탁해서 방에 들였다. 글쓰기 하느라 운동 시간 외에는 내가 잘 안 보일 거라고 미리 말해 뒀다. 어차피 단식 기간은 내 공간에서 움직일 일이 많을 것이다. 뱃속 모든 찌꺼기를 내 보내느라 초반엔 더 분주하게 화장실을 들락거릴 것이다. 따뜻한 물, 차, 효소를 마시느라 수시로 포트에 물을 데울 것이고 주방을 오갈 것이다. 책상 앞에 앉았다가 화장실 갔다 자리에 누웠다, 모든 걸 혼자 관리할 것이다.




열흘 산야초 효소 단식 하루 일과 

06: 30 마그밀 4정 물 한 컵으로 복용 

07: 00 산야초 효소 마시기

09: 00 산야초 효소 및 물 마시기

12: 00 산야초 효소 마시기

16: 00 산야초 효소 및 물 마시기 

18: 00 산야초 효소 마시기

20:00 따뜻한 차나 물 마시기

21:00 마그밀 4정 물 한 컵과 복용



시간표가 그렇다는 거지 몇 시간 간격으로 알아서 마시게 될 것이다. 나는 오전에 운동하고 오후에는 글 쓰는 작가 흉내를 즐기게 됐다. 햇볕 좋은 산에서 단식의 몸이 땀 흘리며 걸을 게 기다려진다. (그 가벼운 느낌은 신비다.) 하루 일과 말미엔 힐스템과 바이오포톤 체험도 할 거다. 밥하고 먹는데 시간 쓸 일 없으니 내게 하루 몇 시간이 덤으로 주어지는 거냐?


과연 나는 얼마나 글을 쓰고 갈 수 있을까? 내 몸은 어떻게 변할까? 

기대와 설렘의 단식 첫날이다.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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