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PCR 결과 음성입니다."

음성확인 문자 유효 기간이 너무 짧다

by 꿀벌 김화숙



월요일 상록수보건소에서 받은 코로나19 PCR 검사 결과가 화요일 오전에 문자로 왔다. "음성입니다." 빠름 빠름. 도서관 회의도 통과하고 단체 행사도 통과했다. 전화로 예약 도서 찾으러 갈 도서관에 미리 확인도 했다. 음성 확인 문자 메시지 받고 48시간 동안 유효하다는 확인을 재차 해 보기도 했다.


보건소가 보내준 '음성확인 문자'가 나같은 미접종자가 방역 패스 확대 시국을 통과하게 하는 '여권'가 됐다. 사람 모이는 곳마다 입구에서 백신 접종 확인이 필요하잖나. 이 문자를 보여주면 패쓰! 특히 99명까지 입장하는 송년행사에선 만감이 교차하는데, 패쓰가 고맙기까지 했다. 416안산시민연대의 '세월호 마음 나눔 행사 새봄 기원'을 연결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 송년행사 분위기가 새로웠다. 한 공간에 함께하는 사람 수부터 99명이란 제한이 있었다. 꽃바구니 만들기가 참 인상적이었다. 테이블마다 둘러 앉은 사람들에게 생화다발이 주어지고,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각자 작은 꽃바구니를 만든다. 엽서에 인사말을 써서 참여한 사람들이 서로 주고받게 했다. 짝꿍과 함께 생화를 자르고 바구니에 꽂느라 잠시 창작의 무아지경에 빠졌다. 한 해 동안 투쟁하던 활동가들과 세월호 가족들이 서로 주고받는 꽃바구니는 진정, 소소한 위로와 기쁨이었다. 행사장에 가득한 향기만큼이나 사람들의 마음이 오고가는 게 오감을 행복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밀양 아리랑 노랫말이 떠올라 나는 흥얼거리며 만들었다. 꽁꽁 얼고 추운 동지섣달에 꽃 본듯 날 보란다. 요즘이야 사철 꽃을 보는 시대지만, 한겨울엔 꽃을 보기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아니, 늘 봐도 겨울에 보는 꽃은 또 반갑고 어여쁘지 않은가. 한 해가 저무는 이 겨울에 꽃을 만지고 보고 향기맡으며 즐기는 기쁨이었다.


그날 밤엔 여성단체 울림 송년행사가 또 있었다. 거기서 친구 현경한테 크리스마스 꽃 포인세티아를 선물로 받았다. 역시 동지섣달 꽃 본듯이 서로를 보는 시간이었다. 별을 품은 사람들인 우리는 꽃을 주고받아도 별 모양이로구나. 창가에 별이 된 아이들의 생일 달력 곁에 두니 포인세티아가 더욱 별처럼 빛을 발했다. 같이 기뻐하고 같이 눈물 흘리는 별들아~~ 또 한 해가 가는구나. 힘낼게. 새해에도 함께 할게. 잊지 않을게.


PCR 검사 음성 확인의 효력이 너무 짧은 거 아닌지? 월요일 검사 후 화요일 음성확인 문자를 받았다. 주말에 어딜 가자면 이건 쓸모없는 게 된다. 고로, 주말 방역패스를 준비하자니 금요일 오늘 아침 또 상록수보건소 선별 진료소를 나는 또 가야 했다. 월요일과 비교해 볼 겸 같은 시간 대로 아침에 갔다. 오늘 아침 보건소 앞은 휑하니 사람이 안 보였다.


월요일 아침 8시 30분엔 이 앞에 줄이 끝없이 이어져 있 있었던 걸 기억한다. 오늘 금요일 아침엔 어라? 정면에만 없는 게 아니라 남쪽 벽을 향해 돌아서도록 사람 줄이 보이지 않았다. 주말은 주말인가 보다. 어디 나다니지 않을 사람들은 pcr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 나는 주말 일정이 있으니 검사받을 수밖에. 아~ 이런 식으로 코를 얼마나 더 쑤셔야 하는 걸까? 방역 패스 없는 때가 다시 오긴 할까?


보건소 남쪽 벽을 따라선 줄은 저만치 선별 진료소 가까이에서 몇 십 명 안 돼 보였다. 오호~ 주말엔 음성확인서 필요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말씀? 빨리 끝나겠군! 줄이 짧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기분이 가벼워진다. 방역 패스 강화 시국에 대한 섭한 맘도 코쑤시는 불편도 잊고 나는 어느새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코로나19 검사 대기 줄입니다."

행여 민원 목적으로 온 사람들이 이 줄에 설세라 군데군데 나무에 안내돼 있었다.


줄을 선지 10분 정도 경과, 8시 44분에 출력한 번호표로 내게 62번이 주어졌다. 정말 짧아!~ 지난 13일 월요일 아침엔 이 시간에 받은 번호표가 118번이었던 것과 확연히 비교되는군!


오늘 아침 집을 나설 때 기온은 영하 3도? 4도? 단단히 싸매고 등산화까지 신고 섰는데 그리 춥지 않았다.


사람이 많지 않으니 바닥에 그려진 1미터 거리 두기도 잘 지켜지고 있었다.


줄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6분, 09시 06분에 선별 진료소 텐트 앞에 줄이 닿았다.


헷갈리지 말라고, 텐트 벽에도 민원인들은 이 줄에 서지 말라고 안내 또 안내하고 있었다.


월요일엔 바닥이 안 보이게 사람이 많았는데 오늘은 눈에 띄게 여유 있었다.


세 개의 작은 창구 앞에 선 줄도 금방금방 줄어들어 09시 10분에 사전 설문지를 들여보낼 수 있었다.


역시 눈 깜짝할 새에 작은 검사기기는 내 손에서 방호복 입은 파란 손으로 전해졌다. 마스크를 내려 코를 내밀기 무섭게 '코 쑤시기'가 끝났다.


월요일엔 출구에까지 사전 설문지를 든 사람들 줄이 삐져나와 휘어져 있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은 한산하다.


검사 끝난 후 QR 검색해 보니 09시 13분 현재, 97명이 검사 완료, 대기는 153명밖에 안 됐다. 월요일과 비교해서 15분 정도 덜 걸리고 일찍 끝났다. 아~~ 빨리 끝났다고 좋아하며 힘차게 걸었다.


과연 코로나가 없는 시대가 오기는 할까? 내 상상력이 너무 빈곤하다. 마스크 안 끼고 사람들 마음대로 모이고 만나는 삶은 어떤 모양일까? 그땐 정말이지 한 가지는 분명할 거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반가워 얼싸안고 노래할 것 같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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