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PCR 검사 결과 양성, 확진입니다!"

방역패스를 위해 받은 검사에서 확진자 통보를 받았다

by 꿀벌 김화숙

"코로나 확진자로 나왔습니다."

"네? 그래요? 확진이라고요?"


아침에 안산 상록수보건소에서 '코로나 양성 통보' 전화를 받았다. 내 이름을 확인하더니 어제 한 PCR 검사 결과가 양성이라고 했다. 그리고 정확히 코로나 '확진'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내가 믿을 수 없어하는 게 보였을까. 전화는 내게 왜 검사받았느냐고 했다. 방역 패스 때문에 도서관도 못 가잖아요. '음성 확인'이 필요하니까 하는 거죠. 한 주 두 번이라도 해야지 어쩌겠어요. 나는 큰소리쳤다.


증상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랬다. 나는 전혀 몸으로 느끼는 건 없었다, 현재로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무증상 확진자'일 수도 있겠단다. 아직은 지켜봐야겠지. 온 세상에 바이러스가 돌아다니는데, 내게 안 오란 법 없는 것. 내가 로봇도 철인도 아니고, 미접종자 '사람'아닌가. 그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는데, 나 혼자 어딜 숨겠는가. 나는 확진자가 됐음을 받아들였다. 곧 역학조사를 할 테니 집에만 있고 전화받아 달란다.


어제 코로나 검사받을 때만 해도 내 생각은 그랬다. 방역 패스 시국에 미접종자로 살자면 한 주 두 번이라도 코 쑤시는 수고는 '즐겁게' 감수하겠노라고 말이다. '음성 확인' 가지고 도서관 맘대로 들락거리고 조금이라도 '배제와 차별' 느낌을 덜 받고 싶었을 뿐이었다. 코로나를 앓으며, 혹은 백신 접종 후유증으로 힘들게 지내는 분들에 비하면, 이 정도야, 그런 유쾌한 기분이었지. 하하 사람 일 모르는 거다.


지난 월요일과 금요일에 이어 어제 월요일 겨우 세 번째 만에 코로나 PCR 검사 결과 직접 전화를 받았다. 외부 일정이 없는 연말이라 조용히 글 쓰고 지내려 했지만, 그래도 음성 확인 가지는 게 맘 편할 거 같아 했단 말이다. 어젠 오후에 안산 상록수보건소 앞을 운전해서 지나다 보니 줄이 전혀 없었다. 야호~ 미룰 것 없겠다. 돌아오는 길에 들러 주차장에 차를 두고 가서 '코 쑤시기'까지, 단 5분 만에 끝낼 수 있었다.


코로나를 거창한 판데믹이라는 말이 아닌, 내 몸의 일로 겪나 보다. 검사, 어젠 새로운 비밀이라도 알게 된 양 좋아했던 걸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난다. 줄이 없으니 선별 진료소까지 직행, 사전 설문지 작성 때까지 직행이었다. 방호복 입은 분이 그때 번호표를 주었고 나는 2070번이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오전과 오후에 검사를 다녀갔다는 뜻이렸다. 다만 오후 3시 넘은 그 시간, 5분밖에 안 걸린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이 판데믹이 언제 끝날까. 아직 계속 몇 년은 더 갈 거라는 보도가 있었다. 이런 검사 숫자 속에 포함되는 게 이젠 일상이 되겠구나 각오까지 했더니, 확진이란다. 지난 주일 큰아들 놈 전화로 하던 소리가 귀에 쟁쟁 울린다. 들을 땐 살짝 아쉽고 섭섭했는데, 짜식.


"엄마, 계속 번거롭게 PCR 검사받으며 지낼 거야? 백신 접종하는 게 좋지 않겠어? 미접종자가 세 명이나 있는 집이라 가기 조심스럽단 말이야. 나 집에 안 갈게. 엄마, 조심하는 게 좋잖아, 그치?"


큰놈이 엄마 확진 소식 들으면 뭐라 할까? "그것 봐 엄마~~ 백신 맞으라니까~~ " 그래 이놈아, 잘 했다 잘 했어. 그러게, 옆집 가족들에게 많이 미안해진다. 같이 점심을 먹었단 말이다. 모두다 내 확진 연락을 받고 바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했다. 어린 아기까지. 이들의 일상이 자가격리로 얼마나 스텝이 꼬이고 심신이 불편할지.....


한산한 선별 진료소 출구를 나올 때만 해도 나는 쾌재를 불렀었지. 와~~ 이젠 아침에 줄 서지 말고 오후에 검사받아야겠다고 말이다. 그런 식으로 몇 번이나 검사를 받을지, 코로나가 언제 사라지는지 세어 볼 생각도 있었더랬다. 에구~ 미안하고 남사시럽다. 코로나확진 통보를 받을 줄 모르고 쯧쯧. (괜히 검사 받았나?)


보건소 직원도 그랬다. 무증상 감염자도 있다, 집안에 격리될 수도 있다고. 재택치료 자가격리. 안 그래도 생활치료시설도 병상도 부족하다는데, 나야 그게 좋지. 바이러스가 내 몸에서 어떤 반응으로 달라질지 알 수 없겠다. 계속 아무 증상이 없이 넘어가는 '영광'을 기대하는 건 욕심일까? 당장 짝꿍부터 검사받으러 달려 가야 했다. 코로나로 수고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공감하고 감사하는 맘이다. 공부해야겠다.


코로나 확진자로 통보 받은 지금, 나는 자판을 두드리며 생각한다. 내 몸에게 고맙다.


진심으로 고맙다.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안에 들어온 코로나 바이러스를 내 몸이 지금 열심히 싸우고 있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내 안엔 100명의 의사가 있다. 창조주가 부여한 자연치유력, 자연 면역체계가 깨어 일하고 있음을 나는 믿는다. 평생 내 몸에 붙어 나를 보균자로 살게 했던 B형 간염도 떨치고 항체를 만든 내 몸. 간암을 이겨낸 내 몸, 내 몸이 이번에도 잘 할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고 싸우는 내 몸. 내 몸아! 홧팅! 사랑해!



대표



코로나 관련 통계 숫자를 꼼꼼히 들여다보게 된다. 안산시 코로나 확진자 10,844, 경기도 169,068, 대한민국 570,414명. 허공에 빙빙 도는 것처럼 보이던 숫자가 이제 조금 더 눈에 들어온다. 이 숫자는 어제 통계니까 나는 포함되지 않은 숫자일 것이다. 엄연한 현실, 코로나로 고생하는 전 세계의 환자들 속에 내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게 기쁘고 감사하다. 판데믹의 고통에 내 몸으로 함께하는 '은혜'랄까.


아~ 지난 주일 예배 주제였던 '돌보시는 하나님'을 생각한다. 더 큰 그림을 생각하게 된다. 전 세계에 아픔 가운데 있는 사람들과 마음을 생각한다. 손 내밀고 연대하는 마음. 심신으로 고생하고 생명까지 잃어야 했던 사람들에게도 고개를 숙이게 된다. 돌보는 손길들에 감사하며 돌보심을 구한다. 이런 식으로 나도 함께 하는구나, 내 마음이 기쁜 건 뭐지? 진심으로 그랬다.


다만, 내 몸이 잘 이겨내길! 코로나 2년간 빨빨대며 건강하게 살아온 게 선물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감사 또 감사할뿐이다. 이렇게 전 세계와 연결된 현실을 내 몸으로 마음으로 함께 겪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조금 더 눈을 뜨고 공부해야 하리. 아프고 고통받는 사람들과 손잡고 기도한다. 미안하고, 불편하고, 그럼에도 다른 관점과 새로운 기회에 감사한 것도 사실이다.


돌봄의 손길들을,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보소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코로나 확진자 재택치료 자가격리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