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이 좋은 독자를 만나 뭉클한 피드백으로 돌아오다
" 제 페친이 제 소개 글을 읽고 책을 다 읽었는데 너무 좋았다며 글을 남겨주셨어요. 대신 전해드립니다."
『숙덕숙덕 사모의 그림자 탈출기』 가 나온 지 2주 차 월요일 아침, 청어람 오수경 대표님의 톡이었다. 페친한테 받은 글을 내게 그대로 전달해 주는 수고의 글이었다. 세상에나! 전해주는 따뜻한 마음에도 깊은 통찰이 보이는 독자 글에도 내 가슴이 뭉클 움직이고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말았다.
"감사합니다. 이런 독자를 가장 만나고 싶었습니다!"
하늘을 향해 소리치지 않을 수 없었다. 화장실에서 읽었는데 볼일을 다 보고도 일어설 생각을 못 하고 앉아 있었다. 아이를 낳고 난 후 아이가 이뻐서 산고를 다 잊는다 했던가? 책 쓰기도 그런 거 같다. 이런 순간 아무리 생각해도 쓰느라 끙끙대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런 공명을 어디서 맛본단 말인가.
그리고 "너무너무너무너무 힘이 되는 목소리라고 존경하고 완전 격한 애정으로 응원한다"라고 전해달라고 했단다. 감사합니다. 사족을 달기 아까워 받은 목소리 그대로 긁어 옮길 수밖에 없다.
너무나 고맙게도 대여 가능한 책들이라 90일 대여로 다운 받아두고 짬짬이 들었다. <숙덕숙덕 사모의 그림자 탈출기>가 더 최신작인데 제목에 끌려 이 책을 먼저 읽었다. 어쩜 이런 분이 계신 걸 난 알지도 못하고 살았을까. 알았다면 조금은, 아니 훨씬 덜 외로웠을 것 같은데.
62년생 ex-보수 기독교 단체 사모님이 이렇게나 야생스럽게 변할 수 있다니. 이분이 걸어오신 모든 발걸음에 위로 받고, 공감 받고, 격려도 받고 힘도 얻었다. 뼈를 묻을 각오로 바친 헌신의 세월을 두고 ‘그래도 최선이었다’ 하는 대신 ‘완전히 잘못 살았다’라고 말하기를 선택했던 이분의 정직한 용기, 그 용기 이면에서 수도 없이 겪어내셨을 슬픔과 상실감에 경외의 마음을 느낀다.
남편 ‘덕이’님도 이만큼이나 바뀌고 배우실 수 있다니, 좋은 보수, 좋은 신자, 좋은 목사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 덕분에 그동안 주변에서 눈 씻고 찾아보려 할수록 내 눈에 눈물만 나게 아파서 포기했던 소망도 아주 조금 보았다.... -『숙덕숙덕 사모의 그림자 탈출기』 와 『내 몸은 내가 접수한다』를 읽은 독자로부터
그래, 『숙덕숙덕 사모의 그림자 탈출기』 가 멋진 독자에게 가닿아 감동의 리뷰로 돌아오고 있다! 이 기쁜 순간 체면 차리고 자시고 할 게 뭐 있겠나. 나는 오 대표께 소리치듯 답했다.
"어머나 너무너무 황홀해요! 울컥! 이 선생님 글 좀 포스팅해야 해~~!"
그리곤 내 간절한 맘을 표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생생한 만남 주선하라 청어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던 사람들이 나는 진심으로 그립다. 내 책을 읽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외롭고 혼란스러운 길을 걷다 길동무를 만났는데 어찌 안 보고 싶겠는가. 마음을 나누고 함께 손잡고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고 싶다. 함께 새 길을 만들고 싶었다. 그게 내가 책으로 하고 싶은 일이었다. 청어람이 그런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 아니겠나. 스케줄 보고 일정 연락 주겠다며 우선 신간 소개해 주신다니 감사 또 감사로다.
"우선은 담 주에 발행하는 저희 뉴스레터 신간 소개 코너에 소개할 예정이에요!"
아! 좋아라. 감사 또 감사다. 내가 가진 신나는 동작의 이모티콘을 마구 쏘아보냈다.
사랑해
함 순례(1966~ )
이 둥근 말을
이 다정한 말을
왜 누르고 살아야 하지?
말없이도 알아듣고
말 없어도 통하면 얼마나 좋아
모르겠는 걸 도통 모르겠는 걸
어떡하냔 말이지
쑥스럽다거나 헤퍼 보인다는 것도
다 꼰대들의 철벽이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호접란에 물 줄 때마다 속삭였더니
윤기가 도는 이파리 좀 봐
피어나는 꽃잎을 봐
그냥 미소가 번지잖아
웃음이 툭툭 터지잖아
온몸에 향기가 돌잖아
사랑해, 말하는 순간
아무것도 아닌 말이
아무것이 되어 마술을 부리지
역병의 그늘도 환해지는
이 말랑말랑한 말을
이 뜨거운 말을
왜 아끼고 살지?
우연히도 인간이라 불리며
이곳에 있는 너는,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