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불치병은 없다>(이상구, 너와나미디어, 1998)는 B형 간염을 자가면역성 질환이라 말한다.
나는 급성 B형 간염으로 1987년 입원치료를 받았다. 오한과 몸살과 고열로 죽을 듯 아파 입원당했다. 가족력 B형 간염 보균자인 걸 그때 처음 알았고 퇴원 후 대학원을 휴학하고 요양했다. 그로부터 27년 만에 나는 간암 수술을 받았다. 간암 발병 원인 70%가 B형 간염이라는 통계가 빈 소리가 아니었다.
나는 평소 GOT, GPT 수치가 정상인 경우가 많아 B형 간염 보균자인 걸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가끔 검사 결과로 '비활동성 보균자' 혹은 '건강 보균자'라는 말을 들었다. 나름 무리하지 않고 '잘' 살았다. 보균자라도 내 몸속 바이러스는 잠자는 줄 알았다. 그러나 간염에 대해 나도 의사들도 모르긴 마찬가지였다.
B형 간염 치료 없이 간 건강이란 가능할까?
어떻게 암 재발 없이 건강하게 살 것인가?
항바이러스제 안 먹고 B형 간염에서 어떻게 낫지?
간염은 현대의학이 못 고치는 병이다.(C형 간염 치료제는 나왔다고 한다.) 항바이러스제 없이 내 몸엔 B형 간염 항체가 생겼다. 난치의 자가면역성 질병이 자연치유로 나은 것이다. 내 몸은 가장 탁월한 의사였다. 나를 배신하지 않았고, 내 몸엔 B형 간염 항체가 생겼다!
<불치병은 없다>를 기초로 B형 간염 치료법을 요약정리해 본다.
세계적으로 한국인의 간질환 발생률이 가장 높고 간질환 사망률도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산 보균자만도 10~15%, 10명 중 1~2명이다. 간염에서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니, 결코 만만한 병이 아니다. B형이든, C형이든 간염 바이러스에게 직접적으로 간세포를 파괴할 능력은 전혀 없다.
그러면 간염은 어떻게 발병하는 것일까?
간염 바이러스가 간세포 유전자를 변질시켜 T-임파구를 혼란에 빠뜨린다. 간염 바이러스는 간세포 속으로 침투 단백질 껍질은 벗고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만 세포핵 속으로 침투한다. 들어간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는 간세포의 핵산들이 있는 곳으로 끼어든다. 그러고는 증식을 시작해 다른 간세포들로 옮아가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돼도 간세포 고유의 해독 기능을 잃거나 염증을 일으키진 않는다. 간세포 유전자가 살짝 변해 변질된 단백질을 생산할 뿐, 간에는 증세가 없다. 그런데 T-임파구는 이상을 깨닫는다. T-임파구가 무력하면 아무 조치를 못 한다. 이 상태가 비활동성 간염이다. 이상을 간파한 T-임파구가 변질된 간세포들을 적으로 간주해 공격하면 활동성 간염이다. 내 T-임파구가 내 간세포를 공격하니, 간염은 자가면역병의 일종이다.
T-임파구에게 공격당한 간세포는 망가지고 염증을 일으킨다. 이때 생산하는 물질들이 쏟아져 나와 혈액에 섞이게 된다. 대표적으로 GOT와 GPT의 수치가 올라가게 된다. 황달 증세가 생기고 열이 나면서 피곤하고 구역질도 나는 것은 모두 내 T-임파구가 간세포들을 공격해 간세포가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비활동성 간염은 안전할까?
당장은 내 T-임파구가 간세포를 공격하지 않으니 비활동성 간염은 괜찮은 줄 오해한다. 비활동성 간염은 활동성 간염일 경우보다 T-임파구가 더 힘이 없는 상태를 보여주는 증세다. 몸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T-임파구도, 사람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 사이 바이러스는 계속 증식해 간세포들을 변질시키는데, 심해지면 암세포가 자란다. 비활동성 간염 환자는 중간 과정도 없이 바로 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간염에 걸렸다고 모두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는 건 아니다. 간염 바이러스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혈액검사를 해보면 어떤 사람에게는 간염 항체라는 것만 있고 바이러스는 흔적도 없는 경우가 있다.
항체는 B-임파구가 생산하는 일종의 수갑이다. 항체가 있는 건 다시 간염 바이러스가 들어올 경우에 대비해 B-임파구가 수갑을 들고 기다리는 것이다. T-임파구가 약해져서 간염 바이러스를 죽일 힘이 없으면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몸속에서는 아무 일이 없다. 이렇게 보균자가 된다. 보균자가 되어도 염증 없이 잘 지내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간염 바이러스가 간염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보균자가 되는 것은 T-임파구가 상당히 약해져 있을 때다. T-임파구가 강해야 B-임파구가 간염 바이러스를 잡아둘 수갑을 생산하게 하고 파괴하게 한다. 이렇게 되면 간염 바이러스가 간세포 속으로 아예 침투조차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T-임파구가 약해져서 간세포 속으로 이미 침투한 간염 바이러스는 파괴할 수 없을까?
지금의 의학기술로든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간염 바이러스도 사람의 유전자처럼 중심 물질이 핵산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의 핵산은 사람의 핵산에 비해 좀 더 촘촘하게 꼬였을 뿐 구성 물질이나 모양에는 별 차이가 없다. 간염 바이러스의 핵산을 파괴할 약물을 투여하면 결국 사람의 유전자 핵산도 같이 파괴된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의학적으로는 손을 쓸 수 없다.
이 핵산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T-임파구뿐이다.
현대의학은 간염에 어떻게 대처할까? 간염이 바이러스 상태로 숨어있을 때는 속수무책으로 있다가 드디어 간세포의 유전자가 변질되어 T-임파구가 공격을 개시할 때, 즉 GOT와 GPT 수치가 높아지면 현대의학도 대응한다. 간염 바이러스 대신 T-임파구를 죽이는 약을 쓰는 것이다.
이때 쓰는 약이 '스테로이드 코티손', 즉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분비되는 이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투여해서 T-임파구가 죽어버리게 한다. T-임파구가 공격을 멈추면 간세포도 파괴되지 않으니 올라갔던 GOT와 GPT 수치가 떨어진다. 그런데 T-임파구가 너무 많이 파괴되면 부작용이 크다는 것을 의사들도 알기 때문에 수치가 떨어지면 약물 투여를 중단한다.
휴식을 취해 힘을 얻은 T-임파구는 다시 간세포들을 공격하고 GOT와 GPT 수치는 또 올라간다. 그러면 다시 T-임파구를 파괴하는 약물을 투여한다. 이처럼현대의학의 간염 치료법은 T-임파구가 살아날 만하면 다시 초토화시키는 악순환이다. 약물을 지속적으로 쓰게 되면 간세포도 계속 상하게 된다.
이렇게 T-임파구를 파괴하면 어떻게 될까?
외부에서 어떤 병균이 침입하든, 심지어 암세포가 자라더라도 우리 몸은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게 된다. 결국 간염을 고치려다가 암세포를 키우고 마는 것이 현대의학의 간염 치료법인 셈이다. (125-13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