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레시피로 슈퍼푸드 치아 시드 푸딩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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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푸드 치아시드(Chia Seed)로 슈퍼 예술활동 좀 했다. 딸 시험 기간 합숙하며 매일 밥 하는 엄마 노릇하다 보니 후식도 만들게 되었다. 이름하여 위풍당당 치아 시드 푸딩. 남미가 원산이라는 들깨보다 자잘한 무색무취의 까만 씨앗. 작년 시드니 여행에서 사 온 매력덩어리 씨앗이다.
주로 우유나 요구르트 또는 과즙에 치아 시드를 불리는 게 대세 같던데 나는 전혀 다른 길로 갔다. 유재품을 먹지 않는 비건의 선택지는 없기도 하고 많기도 하니까. 돌아다니며 비싼 식물성 밀크니 코코넛 워터니 살 맘은 없었다. 첨가물 안든 과즙 찾아 삼만리, 그럴 뜻도 없었다. 길은 내 멋대로, 내가 내는 것. 있는 재료로 응용하기로 했다.
냄비 바닥에 남은 랜틸콩현미죽에다 물을 붓고 저었다. 아침에 딸 도시락 싸주고 남은 거다. 음, 감자전분을 좀 풀어 저으며 끓이니 건더기가 섞인 뽀얀 국물이다. 조청을 풀어 순한 단맛을 냈다. 조금 식힌 후 치아시드를 섞어 두었다. 저녁에 딸이 보더니 물이 부족하단다. 다시 물을 넉넉히 부어 섞으니 걸쭉하다. 큰 사발에 그냥 굳으면 덜어 먹기 번거로울 거 같아 작은 병과 유리컵에 소분한다.
"아주 즐거워 보여 엄마. 내멋대로 하는 맛이지?"
곁에서 지켜보며 딸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사실이었다. 애들 장난하듯 근본 없는 푸딩이 만들어지고 있었으니까.
"맞아, 별 거 있어? 이름이 뭔지 알아? 위풍당당 푸딩이야. 단, 레시피 알려달라면 안 돼."
딸이 맞장구치며 키득댄다.
"맞아. 레시피 없음.엄마 기분대로, 엄마 손에 잡히는 재료로, 그게 레시피니까."
그랬다.
나는 레시피 따라 음식을 만들어본 적이 없었다. (폴란드에서 폴란드 요리를 배울 땐 예외였다.) 내가 요리하기를 싫어해서인지, 창의성이 너무 넘쳐서인지, 나도 모르겠다. 더구나 자연식 비건을 지향하다 보니 더욱 내 멋대로 쉬운 방법으로 먹게 됐다. 그때그때 떠오르는 대로 재료 맛을 살려서 먹는다. 그럴듯한 음식이 나오기도 하지만, 정체불명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오늘의 푸딩은 쉬운 경우겠다. 수분을 머금으면 불어나는 치아씨앗의 성질만 잘 살려주면 되니까. 위풍당당! 치아 시드 속에 풍부한 오메가-3, 식이섬유, 칼슘, 단백질을 섭취하면 되는 거 아냐? 쉽게 포만감을 느끼는 맛에 다이어트식으로도 인기라지. 이 깨알같은 씨앗이 변비 개선, 뼈 건강, 혈액순환에도 좋다니, 작은 고추가 맵다.
가장 놀라운 매력 하나. 우유보다 칼슘이 더 풍부하다. 유제품 안 먹는 비건을 위한 슈퍼푸드로다. 아차, 몸에 좋지도 않은 우유에 감히 비하다니, 슈퍼푸드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