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히히허허허하하하

오늘 나는 얼마나 많이 크게 웃었지?

by 꿀벌 김화숙

260126. 월. 맑음. 0/-9


喜喜喜 : 기뻐야 하고

虛虛虛 : 마음을 비워야 하며

下下下 : 모든 것 내려놓고

解解解 :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고

好好好 : 그래야 좋지요

흐흐흐!


매일 시 한편 올라오는 '아침시 옹달샘' 단톡방에 며칠 전 올라온 글이다. 한자 음이 웃음소리를 닮은 글자들을 모아 웃자고 하는 글이었다. 소리내 읽으니 웃음소리였다. 흉내내며 혼자 소리내어 웃어 보았다. 오늘은 작정하고 다시 찾아 리듬을 살려 읽어 보았다. 히히히 허허허 하하하 해해해 호호호 흐흐흐!


웃음 소리만 낼 게 아니라 웃는 사진을 하나 찾아서 썸네일로 써 봤다. 입을 있는대로 벌려서 웃어제끼는 4년 전의 내 모습이다. 첫 책 『내 몸은 내가 접수한다』가 나왔을 때 여성단체 울림에서 북토크를 하며 신나게 웃어대는 모습이다. 우리 엄마 살아계실 때 입을 있는대로 벌리고 웃는다고 잔소리 참 많이 했더랬지.


"여자가 그렇게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거 아니다. 제발 좀 입 덜 벌리고 웃어라, 남들 흉본다."


어쩌자고 엄마는 딸년 웃는 것까지 그렇게도 단속하려 했을까. 듣기 실은 소리 여자, 여자, 하던 엄마는 그래, 참한 여자로 살아서 행복합디까? 좀 더 따져보고 싶지만 엄마는 이제 없다. 내가 입을 아무리 벌리고 웃든 시끄럽게 웃든 시비 걸 사람이 이젠 내 주위에 없다는 말이다. 시엄마도 그럴 힘이 없고 남편도 감히 나한테 안 그런다. 자식들 그 누구도 엄마 좀 조신하게 웃어라 할 놈도 없다.


고로, 나는 이제 저 사진 속 입보다 훨씬 더 크게 찢어지게 웃고 살아도 된다는 말이다. 언제는 잔소리 무서워서 못 웃었냐만, 이제 남은 인생은 더 미친년처럼 멋대로 웃어제끼며 살아볼 일이다.


그럼 화숙이는 오늘 얼마나 크게 웃고 살았지?

입이 찢어지게, 파안대소 박장대소 많이 했어?

히히히 허허허 하하하 해해해 호호호 흐흐흐!

깔깔 킥킥 키득키득 많이 웃었어?


12년 전 암수술 첫해엔 일부러 매일 웃음을 시간 재며 연습한 적도 있었다. 웃음 치료니 웃음 요가니, 치유 프로그램으로 웃음을 적용하면서 말이다. 소리내어 오래 웃어 보라. 생각처럼 쉽지 않다. 복근 운동도 되고 호흡 운동도 된다. 폐활량이 늘고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체온이 올라가고 신진대사가 좋아진다. 기분이 좋아지고 몸도 건강해진다. 다음날 뱃가죽이 아프니, 웃음은 운동 맞다.


이 좋은 웃음을 더 많이 의식적으로 즐기고 살아야 하지 않겠니? 두발하면 잔소리다.


오늘도 나름 웃고 살았다. 아침에 서울에서 짝꿍 덕이랑도 웃었고 딸하고도 웃었다. 오후에 복싱 체육관에서도 웃었고 '별을 품은 사람들' 모임하면서도 깔깔대며 웃었다. 저녁에 416합창단에서 단짝 도로시랑도 노래하며 농담하며 웃었다. 하지만 입이 찢어져라 큰 소리로 웃은 기억은 없는 게 아쉽다. 내가 너무 조신하고 점잖게 살고 있는 거 아냐? 내가 너무 진지하기만 한 겨? 어디다 쓰려고?


내 몸이 건강하니 웃음 치료, 웃음 요가, 이런 단어를 잊고 살았음을 깨닫는다. 그래, 그럴 순 없는 일이다. 이 겨울 책 쓴답시고 너무 진지충 되는 건 아니지? 내일 아침 막내랑 장보러 가기로 했으니, 같이 많이 웃기로 하자. 오후에 지속협 회의 가서도 넘 진지하지 말고 나사 하나쯤 빠져 보자. 저녁 찐빵장미 토론 진행하면서도, 힘 빼고 입 크게 벌리며 웃도록 해보자잉. 그러고 나서 내일 일기로 복기해 보자고잉!


히히히 허허허 하하하 해해해 호호호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