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행 중앙역 막차를 타고

전철에서 위풍당당 일기를 쓴다

by 꿀벌 김화숙

중앙역 11시 45분 발 한성대 행 4호선 막차를 탔다. 생각보다 막차 전철 안에 사람들이 많다. 세어보니 20명이 넘는다. 늦은 시간 서울을 자주 오가다 보니 익숙한 상황인데도 괜히 낯설다. 혜화역 도착하면 1시가 넘겠지. 이 시간에도 길 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 속에 내가 있다. 아차 오늘 불금이고 내일은 토요일이구나. 나 빼곤 모두 좋은 데서 몇 차 즐기고 돌아가는 사람들이라 믿어 본다.


땀나고 후끈거리던 몸이 이제 안정이다. 집에서 11시 22분 출발해서 중앙역에 11시 40분 안돼 도착했다. 평소 내 걸음으론 상상할 수도 없는 기록을 세우며 정신없이 뛰어왔다. 나도 닥치면 이런 초능력을 발휘한다는 거다. 저녁 9시 시작한 책살림 토론모임을 서둘러 끝낸다고 한 게 이렇다. 미국에서 급귀국한 경은과 더 길게 수다 떨지 못해 아쉽다.


이번 주 5일을 꼬박 컴 앞에 붙어 지낸 거 생각하면 내 몸에게 미안하다. 눈도 피곤하고 어깨도 등도 아플만 한데 이만한 컨디션이 놀랍고 고맙다. 글이란 뒀다 읽으면 엉터리가 많이 보이는 법. 아직 갈 길이 천리니 아무래도 마감은 한 주 늦춰질 거 같다. 그럴 작정으로 오후에 사흘만에 복싱도 했다. 몸이 즐거워하는 걸 해줘야지, 어퍼컷을 연습하며 절감했다. 이제 몸 생각하며 눈 쉬게 하며 눈 좀 붙여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