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에 대하여

올봄에 처음 만난 제비꽃에 대하여

by 꿀벌 김화숙

260323. 월. 맑음. 18/1


책 원고 떠나보내고 나니 드디어 일상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오전에 '별을품은사람들' 3월 모임을 했고 갈치저수지 앞으로 가 큰아들내외와 점심을 먹었다.

오후엔 복싱 체육관에도 다녀왔고 저녁엔 416합창단 연습도 다녀왔다.

드디어 책상에 종일 앉아 있지 않는 일상을 누린 하루였다.


오늘의 썸네일은 제비꽃 사진으로 뽑았다.

오전 모임도 아들며느리와의 식사도 끝없이 쓸 얘기 많지만

오늘은 가장 작고도 어여쁜 만남 제비꽃 이야기로 하련다.

아들 내외와 헤어진 후 갈치저주지 지나 수리산입구 공원을 걸었다.

거기 개울가 둑방에 제비꽃이 피어있었다.


자그마한 연보라색 꽃무더기가 여기저기 보였다.

이봄에 첫 만남이라 "제비꽃이다~" 소리가 터져 나왔다.

쪼그려 앉아 바라보고 어루만지다 사진을 찍었다.

야산엔 새싹들과 쑥도 제법 자라 나오고 있었다.

한 움큼씩 쑥도 뜯으며 봄볕 아래 어슬렁어슬렁 거닐었다.

집필에 매였던 몸에 숨통이 트이며 가슴이 뭉클했다.


"아~ 이러고 다니니 이제 살 거 같아! 생환이야."

몇 달 만에 걸어보는 산길이며 완상이냐 말이다.

남쪽에는 매화가 만개라는데, 봄꽃 보러 가야지.

올봄에는 꼭 쑥 뜯고 쑥떡해 먹을 시간도 내야지.

땅에 발을 딛고 봄바람을 더 쐐야지.

더 기뻐하고 더 위풍당당 춤추며 걸어야지.



제비꽃에 대하여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