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기준
이 식물은 이름을 듣고도 자주 잊어버린다.
엄마의 발음으로는 양해라고 하는 것 같았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양하였다.
제주에서는 양애라고 불린다고 한다. 엄마도 제주 토박이가 아니다 보니 이 식물의 이름을 정확히 모르는 것 같다.
이 식물은 아빠 산소 벌초 때 산소 옆 돌담에 난 것을 캐왔다.
엄마는 산소 옆에서 양하를 발견하고는 데쳐서 나물로 먹겠다면서 몇 뿌리를 가져왔다. 그러고 심은 장소가 아욱 옆이다. 아욱 옆에서 양하는 우후죽순으로 잘 자란다.
엄마는 음식이나 식물 등에 싫증을 잘 내는 편인데, 아욱과 마찬가지로 양하 역시 엄마의 사랑에서 멀어졌다.
우리 모친은 전형적인 어머니 상과는 많이 다르다. 자식이 음식을 해 줘도 맛나게 드시질 않는다. 음식 맛이 없으면 꼭 지적질을 한다. 식당에서 파는 음식도 대부분 맛없다고 한다. 내가 우스갯소리로 딸을 하녀처럼 부린다고 말하자 자신도 공감하는지 씩 웃는다. 이런 면이 처음에는 굉장히 싫었지만 지금은 꼭 나쁘게만 생각되지 않는다.
엄마가 양하를 뜯을 때 내가 산소 주변에 쑥과 고사리가 많아서 그것들도 뜯어가자고 했더니 엄마는 산소 옆에 난 쑥과 고사리는 먹는 게 아니라고 했다.
엥?
그럼 엄마가 뜯는 양하는?
양하와 고사리의 거리는 불과 1m도 안 되었다. 엄마가 말하는 산소 가까이 있는 식물의 기준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참 독특한 사고체계다. 그리고 이 모순적인 말의 진짜 의미는?
바로 그때 엄마가 먹고 싶은 건 양하라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양하 (우수 식재료 디렉토리)
양하는 생강과에 속하는 채소로 줄기와 잎 모양이 생강과 비슷하며, ‘야생강’이라고도 하고, 제주에서는 ‘양애’라고도 불린다. 제주와 전남 등지의 향토 음식에 활용되어왔으며 독특한 향과 맛, 색을 지니고 있다. 계절에 따라먹는 방법이 다양해 봄에는 줄기로 국을 끓여 먹고, 여름에는 연한 잎사귀로 쌈을 싸 먹는다. 가을에는 꽃봉오리(양하근)를 활용하는데, 무침, 절임, 구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하여 먹는다. 또한 양하근은 김치와 장아찌로 활용해도 맛이 좋다. 이 외에도 어린순과 뿌리는 향신료로 이용한다. 양하는 식재 이전에 약재로 많이 이용할 만큼 혈액순환과 진통, 건위, 심장병, 결막염, 진해, 거담, 식욕 부진 등에 효과가 좋다. 진한 향기를 가지고 있어 요리 시 마늘과 파 등 별도의 양념 채소를 따로 넣을 필요가 없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본에서는 고급 향신 채소로 애용되고 있다. 양하는 채취 후 시간이 지날수록 억세지는 성질이 있어 가급적 빨리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떡을 찔 때 양하 잎을 시루 밑에 깔면 떡의 향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