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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영미 Jul 03. 2021

[그림책] 가만히 기울이면

- 조 로링 피셔 지음 / 나태주 옮김 / 불광출판사

http://www.yes24.com/Product/Goods/97638914?OzSrank=1

여름이다. 장맛비가 그치면 뜨거운 더위가 시작될 것이다. 가만히 기울이면 표지를 보면 여름휴가 장면이 떠오른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니 사람들은 어김없이 휴가를 맞아 해안으로 밀려들 것이다. 더구나 작년 코로나로 휴가를 건너뛴 이들이 많으니 올해는 그들의 욕구가 폭발하지 않을까 싶다. 벌써 해안가에는 관광 온 많은 이들이 보인다. 

우리의 일상은 표지처럼 사람 없는 곳에서 가만히 기울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선지 이런 장면에 더 끌리는지 모르겠다. 아이의 동작, 표정, 시선을 통해서 아이가 듣기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면지에는 세계지도가 나와 있다. 그리고 몇몇 국가의 이름이 보인다. 본문 속 그림에 해당하는 국가들이다. 처음 면지를 보았을 때 좀 아쉬움이 있었다. 본문과 달리 면지는 정보책과 같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본문을 펼쳤을 때 제목에 어울리는 글과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첫 시작은 이렇다.

[가만히 산들바람에 묻어오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어 보아요]

가만히, 산들바람에 묻어오는 새들의 소리를 듣는 일,

가만히 저 혼자 춤추며 떨어지는 꽃잎들을 모으는 일,

가만히 강아지 털에 볼을 대고 보드라움을 느끼는 일,

글과 그림에서 청각, 시각, 촉각 등의 감각을 깨우는 일을 하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감각을 느낄 때의 행복감이 그림에서 잘 표현되어 있다. 감각을 깨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많은 이들이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자신의 감각을 깨우는 일은,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평가하는 시선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니 자신이 기뻐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자신을 좀 더 사랑하고 더 행복한 사람을 살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나의 시선에서 몸을 깨우고 인식하는 과정을 그린 명상책에 가까웠다. 출판사를 보니 불광출판사였다. 불광출판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불교 관련 서적을 많이 출간하는 출판사이다. 

자연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동물과의 교감, 사람들과의 교감을 말하고 있다.


[가만가만 생각하면, 나 하나 너 하나 모두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해요.]

내가 가장 소중한 것처럼, 타인 역시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가만히 생각하고, 느끼도록 한다. 나의 몸을 인식한다는 것은 타인의 몸을 인식하는 것이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타인의 몸을 소중히 여기고, 생명을 귀히 여긴다. 


마지막 텍스트는 [아이들 가슴속에 시간의 선물이 참 많네요. 또 다른 아이들은 어떤 선물을 가져올까요?]

라는 말로 본문 그림 속 아이들과 함께 나왔던 소품들이 펼쳐져 있다.

아이들 가슴속엔 이렇게 시간의 선물이 많은데, 어른들의 가슴엔 어떨까? 아이들보다 더 많은 삶을 살았는데, 시간의 선물이 아이들만큼 있을까? 

마지막 텍스트에서 삶이란 이 그림책에서 말하는 시간의 선물을 많이 받으며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 그림책은 병렬식 그림 구조로 세계 각국 아이들의 이야기를 한 장면씩 보여주고 있다.

각 이야기를 좀 더 연결성 있는 부분으로 구성되었으면 하는 부분과 면지 그림에 아쉬움이 있지만, 감각을 깨우는 글과 그림이 그런 아쉬움을 덜어낼 정도록 충분히 의미 있고 좋다. 

좋은 그림책을 만나면 그날 하루가 참 행복하다.

그리고 이렇게 그림책에 관한 글을 쓰는 일 역시 기쁘고 행복하다. 

오늘 나에게 시간의 선물은 이 그림책이 전해준 것 같다.




불광출판사

http://www.bulkwang.co.kr/index3.html


나태주 시인 

http://www.yes24.com/Product/Goods/23558493?OzSrank=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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