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먹는 고양이, 하루

[다섯 줄 사진 에세이] 고양이랑 산책하기

by 곽영미


산책길, 동네고양이 하루를 만났다.

[어디 가냐?]

[산책]

[같이 갈까?]

[알아서 해.]


산책 코스를 바꾸고, 하루를 따라갔다.

하루는 집을 나와서 서초등학교 가는 골목길로 들어갔다.

늘 다니는 길인지, 개처럼 건물이며, 차바퀴, 풀숲 등에서 냄새를 맡으며 이동했다.

[너 엄청 느리게 다니는구나]

[이게 내 스타일이야.]

[좀 빨리 앞으로 걸으면 안 될까?]

[싫어! 난 마이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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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동안 15미터를 이동하지 못하고 제자리를 돈다. 이게 진정 산책이란 말인가~

[나 지루해서 같이 산책 못 하겠다.]

[그럼 갈길 가셔.]

[너 정말 So Cool~이구나. 잠깐 너 뭐 먹는 거야? 설마 풀 먹는 건 아니지?]

[풀 맞아.]

[진짜 풀 먹는 거야? 풀에 맺힌 이슬 먹는 거 아니고?]

[풀이라니까! 먹는데 건들지 마. 그 얘기 못 들었어? 먹을 땐 고양이도 안 건드린다고?]

[그건 개야. 그런데, 정말 풀 먹어?]

[자, 보라고 여기 풀 뜯긴 곳 보이지?]

[보여, 진짜네. 정말 풀 먹는구나. 나 예전에 티비에서 풀 먹는 호랑이는 봤는데, 풀 먹는 고양이는 처음이다.. 신기하다.]

[뭐 이 정도 가지고 놀라기는. 먹는데 거슬리니까 얼른 가.]

[응. 알겠어. 다음에 또 봐. 집 잘 찾아가고.]

[치, 날 뭘로 보고. 나 고양이야. 산책하고 집 찾아가는 고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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