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영미 Aug 06. 2021

[책 이야기] 나무를 심은 사람

- 장 지오노 지음

고등학교 1학년 식목일이었던가? 우연히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화면과 글에 한때 내 꿈은 애니를 만들고 싶었다. 이 비디오는 지금도 소장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이후 책으로 접했을 때 실화라는 얘기에 더욱 감동이 커졌지만, 나중에 출판사에서 판매를 위한 거짓이었음을 밝혔다. 그래도 이야기의 감동은 줄지 않았다. 

http://www.yes24.com/Product/Viewer/Preview/58959070

장 지오노 (1895-1970)

1895년 남 프랑스 프로방스의 소도시 마노스끄에서 태어난 지오노는 1929년 소설 [언덕]을 발표한 이래 자연 상태의 생활 속에서 대지와 인간의 합일을 꿈꾸는 소설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그는 1970년 75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목신의 3부작'외에 [세계의 노래] [지붕 위의 경기병] [광적인 행복] [앙젤로] 등 30여 작품을 남겼다.



한 인간이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발견해내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것이 분명하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한 잊을 수 없는 인격과 마주하는 셈이 된다. P. 시작하며




이 사람과 함께 있으면 평화가 있었다. 다음날 나는 그의 집에서 하루 종일 쉴 수 있게 해달라고 청했다. 그는 그것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것도 그를 방해할 수 없다는 인상을 나는 받았다. 



3년 전부터 그는 이런 식으로 고독하게 나무를 심어왔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십만 그루의 도토리를 심었다. 십만 개의 씨에서 2만 그루의 싹이 나왔다.

그러나 산짐승들이 나무를 갉아먹거나 예측할 수 없는 신의 섭리에 속한 일들이 일어날 경우, 이 2만 그루 가운데 또 절반 가량이 죽어버릴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예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이 땅에 1만 그루의 떡갈나무가 살아남아 자라게 될 것이다.


그때는 나 역시 젊은 나이에도 불구에고 고독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다른 고독한 사람들의 영혼에 섬세하게 접근할 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정확히 말해서 내 젊은 나이는 나 자신과 관련지어서만, 그리고 어떤 행복의 추구만을 염두에 두고 미래를 상상케 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삼십 년 후면 1만 그루의 떡갈나무가 아주 멋진 것이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만 것이다.


그는 아주 간단하게 대답했다. 만일 삼십 년 후에도 하느님이 그에게 생명을 주신다면 그동안에도 나무를 아주 많이 심을 것이기 때문에 이 1만 그루는 바닷속의 물방울 같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벌써부터 너도 밤나무를 번식시키는 것을 연구해오고 있으며 그의 집 근처에 이 나무의 열매에서 길러낸 묘목원을 갖고 있었다. 울타리를 세워 양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잘 보호해 놓은 묘목들, 즉 그의 연구 재료들은 아주 아름다웠다. 그는 또한 지면에서 몇 미터 지하에 어는 정도 습기가 고여 있을 것 같은 땅에는 자작나무를 심으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다음 날 우리는 헤어졌다.


그런데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공기까지도, 옛날에 나를 맞아주었던 건조하고 난폭한 바람 대신에 향긋한 냄새를 실은 부드러운 미풍이 불고 있었다. 물 흐르는 소리 같은 것이 저 높은 언덕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바람 소리였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못 속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는 진짜 물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나는 샘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단순히 육체적 정신적 힘만을 갖춘 한 사람이 홀로 황무지에서 이런 가나안 땅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면 나는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조건이란 참으로 경탄할 만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곤 한다. 그리고 그런 결과를 위해 가져야만 했던 위대한 영혼 속의 끈질김과 고결한 인격 속의 열정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신에게나 어울릴 이런 일을 훌륭하게 이루어낼 줄 알았던 그 소박한 늙은 농부에게 무한한 존경심을 품게 된다.


[애니메이션] 나무를 심는 사람, The Man Who Planted Trees, 1987, 프레데릭 백

https://www.youtube.com/watch?v=gx5He0CsnAE

아직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보시길~~


나무를 심는 사람은 국내에 임종국 선생님도 있다. 그가 조성한 숲이 전라남도 장성에 있는 편백나무 숲이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8673676?OzSrank=4


https://korean.visitkorea.or.kr/detail/ms_detail.do?cotid=01d6f30d-bc64-465d-832f-e23cf6df3f63


작가의 이전글 협죽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