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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영미 Sep 20. 2021

나팔꽃, 풍선초 리스

[다섯 줄 사진 에세이]가을마당정리

추석이 지나면 엄마와 함께 가을 마당 정리에 들어가기로 했다. 

여름 햇볕이 너무 강해 난 화분들을 마당 구석 그늘로 옮겼는데, 다시 원래 자리로 돌리고, 

제라늄 화면 4개를 텃밭에 심기로 했다.

엄마가 옆집 대문 앞 제라늄이 부러웠던 모양이다. 엄마는 제라늄 꽃을 좋아한다.

색이 붉고, 꽃이 오래가서이다. 

나는 제라늄 꽃이 예쁜지 사실 잘 모르겠다. 옆집 대문에는 키가 1미터가 넘는 제라늄이 무성하게 자라는데, 주인 할머니도 매일 예쁘다며 줄기를 손보며 정성을 들인다. 엄마는 옆집 제라늄이 우리 집에서 꺾어간 줄기에서 자란 것이라고 매번 강조한다.ㅋㅋ

한 번은 옆집 할머니가 나에게 대문 앞에 있으니까 예쁘고 좋지라고 묻기에, 그렇다고 대답은 했지만,

제라늄은 내가 좋아하는 꽃은 아니다. 나는 저렇게 화려하고 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제라늄을 좋아하게 될까?


나는 먼저 여름 내내 열매를 달고 있는 풍선초와 나팔꽃을 정리하기로 했다.

아직 푸른 잎을 달고 있는 줄기를 자르려니 마음이 아팠지만, 과감히 씨앗을 받고, 줄기를 잘라냈다.

잎을 말려서 버리려고 담장 못에 걸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리스처럼 보여서

조금 손을 봤더니, 영락없는 리스 형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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