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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영미 Sep 23. 2021

[책 정리] 청소년이 읽는 우리 수필7

-신경림 지음

https://search.daum.net/search?w=bookpage&bookId=993528&tab=introduction&DA=LB2&q=%EC%B2%AD%EC%86%8C%EB%85%84%EC%9D%B4%20%EC%9D%BD%EB%8A%94%20%EC%9A%B0%EB%A6%AC%20%EC%88%98%ED%95%84%20%EC%8B%A0%EA%B2%BD%EB%A6%BC


2부 그리운 사람들

우리는 어려서부터 같은 노래를 불렀고, 같은 말을 통해서 같은 생각에 이르곤 했다. 네가, 내가 지금 어떤 형태의 사람이 되어 있는지를 알지 못하는 것처럼 나도 네가 공산주의자가 되어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그것에는 관심이 없다. 우리가 어릴 때 함께 말을 배우고 같은 노래들을 불렀던 일은 언젠가는 우리의 같은 하늘 아래 함께 숨 쉬며 살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일로 여겨질 뿐이다. 나는 내 어머니나 마찬가지로 네가 북쪽 어느 하늘 아래 살아 있으리라 믿으며, 다시 만나 같은 노래를 부르면서 서로 마음속 얘기를 주고받을 날이 오리라 믿고 있다.


3부 세태 풍속 비판

이 골목에는 싸움도 그칠 날이 없다. 수돗물 때문에, 하수도 때문에, 공중전화 차례 때문에 소리치고 악다구니하고 삿대질하지만, 이들의 싸움은 길게 끌지 않는다. 어차피 함께 사는 사람들임을, 같은 처지의 사람들임을 서로 알고 있는 까닭이다. 이 골목은 내게 사람이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가난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것이다. 그로부터 우리가 헤어나고, 우리의 주위에서 그것을 없애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것을 외면하고 피하러 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문화 자체가 그 가난 속에서 태어났고 그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데야 어쩌랴. 가난한 삶 속에 우리의 참 삶의 모습이 보이는 것도 여기에 까닭이 있는 것이 아닐까.


4부 말과 글

나는 요즈음 나무를 심는 기분으로 시를 쓴다. 내가 심은 나무가 아무리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단 열매를 맺어도 그것을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요 보고도 그것이 주는 기쁨을 알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들 무슨 상관이랴, 그 나무는 있을 것이요 그것을 보는 사람 아는 사람에게는 큰 기쁨을 줄 터인데, 하지만 그 나무는 오늘의 나의 삶, 우리들의 삶이 심은 나무요 키워 낸 나무일 때 그것이 주는 기쁨도 진정한 기쁨이 되리라.



 -목계장터-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새우 끓어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지로 변해

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신경림 시인, 대학교수  

1935년도에 충청북도 충주에서 출생하였다. 동국대학교 영어영문과를 졸업하였다. 『문학예술』에 시 <낮달>, <갈대>, 등이 추천되면서 문단에 등단(1956년)하였다. 등단 직후부터 몇 년동안은 창작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1965년부터 창작 활동을 재개하면서 민요기행을 통해 민중적 정서를 되살리는 등 우리 시단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농무』, 『새재』, 『길』, 『쓰러진 자의 꿈』, 등과 장시집 『남한강』, 등이 있으며, 평론집 『문학과 민중』, 『삶의 진실과 시적 진실』, 산문집 『바람의 풍경』, 『민요기행』, 『시인을 찾아서』,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1974년), 한국문학작가상(1981년), 이산문학상(1990년), 단재문학상(1994년), 등을 수상하였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동국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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