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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와 만든 크리스마스 마들렌

-마들렌, 초콜릿 쿠키

by 곽영미

어제 언니와 함께 크리스마스에 돌릴 쿠키와 마들렌 만들기를 했다.

언니는 코로나로 다니던 직장을 잃고, 1년 반 가까이 쉬고 있다.

쉬는 동안 한식, 양식, 중식, 제과 등을 배우고, 자격증을 땄다.

얼마 전부터 학교에서 특수아동 보조 활동을 몇 시간씩 하고 있는데,

아동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고 싶다며, 쿠키와 마들렌을 만들겠다고 했다.

나도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아서, 함께 만들기로 했다.

언니는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쭉 해서 일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일하지 않고도 잘 살 수 있구나를 요즘 느낀다고 했다.

그림 그리고, 산책하고, 자원봉사를 하면서 다시 일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어제 제과를 만들면서 제과가 내 성향과 맞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제과는 모든 재료가 정확하게 맞아야 했다. 젓는 방법까지도.

나는 음식을 만들 때, 눈대중으로 대충 조미료를 맞추고 새롭게 여러 재료들을 섞는 스타일이라서,

밀가루, 설탕, 버터, 소금 등 재료의 무게를 정확하게 재는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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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들렌에는 버터와 설탕이 참 많이 들어가서 진심으로 놀랐다. 그래서 맛있었던 거구나.ㅜㅜ 틀에 버터를 바르고, 내용물을 넣는 작업은 내가 맡아서 했다. 이런 작업은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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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마들렌 뒷면 중앙에 올라온 부분을 배꼽이라고 부르던데, 나는 분화구처럼 보였다. 오븐에 들어 있는 모습이 마치 마들렌 산맥처럼 보이고, 분화구가 하나씩 만들어지는 것 같아서 신기했다.

처음 구운 마들렌은 분화구가 생기지 않았다. 언니는 배꼽, 분화구가 생긴 것이 잘 만들어진 마들렌이라고 말하면서 집착했다. 마들렌 반죽이 많아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교 선생님들, 우리 집까지 나눠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분화구가 없는 마들렌을 가지고 와서 엄마와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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