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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영미 Jan 08. 2022

[그림책 서평] 무엇이 반짝일까?

곽민수 지음, 숨쉬는책공장, 2019

세계는 지금, 우주전쟁이 한창이다. 우주인과 지구인이 싸우는 우주전쟁이 아니라 미국, 중국, 러시아와 같은 선진국들이 서로 우주 패권을 두고 앞다퉈 우주개발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이 우주군(Spacer Force)까지 만들면서 조만간 영화처럼 우주 전쟁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 싶다. 

https://namu.wiki/w/%EB%AF%B8%ED%95%A9%EC%A4%91%EA%B5%AD%20%EC%9A%B0%EC%A3%BC%EA%B5%B0


전라도 고흥군 봉래면에는 우주기지인 나로우주센터가 있다. 2009년에 설립된 나로우주센터에서 2013년 1월 30일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가 날아올랐다. 2009년 첫 발사 이후 세 번째 도전이었다. 전 국민이 제발 이번만은 성공하기를 바라며 방송을 지켜보았다. 나 역시 우리나라가 드디어 우주 선진국에 진입하기를 바라며 손에 땀을 쥐며 나로호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시청했다. 거듭된 실패 끝에 3차 나로호 발사는 성공을 이뤘고, 대한민국은 우주 선진국, 스페이스 클럽의 열한 번째 회원국이 되었다. 물론 발사 성공에는 자국의 기술력이 아니라, 러시아 엔진이라는 한계를 지녔지만, 나로호에 탑재했던 나로과학위성은 국산 기술로 만들어졌다. 나로과학위성은 우리나라 첫 번째 위성이라는 큰 의미를 가진다. 많은 이들의 관심사는 여기서 끝났다. 그로부터 14개월 뒤 한국 최초 위성인 나로과학위성의 통신이 두절되며, ‘우주쓰레기’로 지구 주위를 떠돌고 있다는 사실을 안 사람은 많지 않다. 보통 인공위성의 설계수명은 1년이지만, 설계수명보다는 2∼3배 이상 우주에서 버틴다고 한다. 나로과학위성은 보통 인공위성보다 수명이 일찍 끝난 셈이다. 

우리는 수명이 끝난 인공위성, 고장난 로켓 등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 보지 않는다. 그것들이 우주쓰레기가 된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주쓰레기라는 용어 자체를 처음 듣는 이도 있을 것이다. 우주쓰레기는 우주 공간을 떠도는 다양한 크기의 인공적인 모든 물체들을 말한다. 인공위성, 로켓, 우주왕복선, 우주비행사가 놓친 물건 등등 다양하다. 또한, 운용 중인 인공위성과 우주쓰레기가 충돌하면서 더 많은 우주쓰레기가 생기고 있다.    


그림책 <무엇이 반짝일까?>는 우주 공간을 떠도는 우주쓰레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파란 사람, 빨간 사람, 노란 사람, 초록 사람들은 경쟁하듯 로켓을 만들고, 우주로 보낸다. 이들은 우주전쟁을 치르는 선진국들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들은 로켓을 만들어 보내기만 할 뿐, 고장 나고, 수명이 다한 우주쓰레기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지 않거나 책임감을 가지 않는다. 우주쓰레기가 점점 늘고, 수많은 우주쓰레기들이 지구 주위를 돌며, 반짝이고 있다고 알리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표지 그림은 검은색 우주를 배경으로, 밤하늘에 반짝이는 아름다운 별들처럼 보이는 우주쓰레기가 그려졌다. 아름다운 밤하늘의 별 이야기인가 하고 읽어나가다가 반전에 놀라게 된다. 이야기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이야기의 전반부에는 파랑, 빨강, 노랑, 초록 사람들, 선진국을 상징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보여주고, 그들이 경쟁적으로 로켓을 쏘아 올리며, 자신들이 우주를 차지하기 위한 모습을 미색 배경에 단순한 그림과 색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후반부에는 우주 공간에 우주쓰레기들이 점점 쌓이는 모습을 줌-인, 줌-아웃으로 보여준다. 이 이야기는 우주쓰레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독자에게 관심을 끌만하다.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독자의 몫으로 남기고 있다. 누군가는 이 책을 보고, 우주쓰레기가 있다는 것에 단순히 놀랄 수도 있고, 어떤 이들은 우주쓰레기에 관심을 갖고 자료를 찾아보며 우주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이 이야기를 널리 공유할 수 있다. 저자는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며 이 이야기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저자의 첫 번째 그림책 [아주아주 센 모기약이 발명된다면?]에서는 모기퇴치활동과 관련한 살충제에 위험성을 고발하는 이야기를, 두 번째 작품인 이 작품에서 우주쓰레기를 소재로 했다. 모두 환경 관련 소재의 그림책으로,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33008449


2030년 우주쓰레기는 지금의 3배 가까운 양이 될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최초 SF 우주영화이자, 우주쓰레기 문제를 다룬 영화 [승리호]처럼, 우리는 지구에 남아 우주쓰레기들을 처리하며 살아갈 수도 있다. 총알보다 몇십 배 빠르고, 파괴력이 강한 우주쓰레기들이 언제 나와 가족, 집을 빼앗을까 두려움에 떨며 살아갈 날이 언제일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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