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들어 가는 가장 중요한 재료는 바로..... 나.
적응력이 뛰어난 식물 가운데 하나인 포도나무는
이글거리는 무더위나 얼어붙는 추위만 아니면
어디 심어도 잘 자란다.
그런데, 포도주를 만들어온 고장의 사람들은
‘훌륭한 포도주일수록 한계 조건에서 나온다’ 고 말한다.
죽지 않을 만큼의 극한 상황에서 알맞게 익은 포도가
오묘한 맛, 깊이 있는 포도주로 탄생하고
숙성될수록 복잡 미묘한 맛이 생겨난다는 것.
포도농사는 더위와 냉기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고
품종마다 익는 조건도 다르다.
서늘한 계곡에서 잘 익는 품종을 더운 곳에서 재배하면
너무 익어 태양에 구워낸 것처럼 돼버리고,
작열하는 태양의 기운을 듬뿍 받아야 하는 품종은
그 속에 있어야 완벽한 상태로 익는다.
토양도 마찬가지.
수분이 많은 토양은 차가워서 포도 숙성을 방해하지만
배수가 잘되는 토양은 포도의 숙성을 돕는데,
같은 마을이라도 집집마다 토양 환경이 달라서
전혀 다른 와인을 생산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포도 하나! 만으로도 포도주를 만들 수 있다는 거다.
잘 익은 포도 껍질이 터지는 순간,
속에 들어있는 당분,
포도 껍질 표면에 자생하고 있는 효모, 그리고 공기가 만나서
효모가 당분을 먹어치우는 과정에서
알콜로 변하는 과정. 그게 바로 발효니까.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가능한 최상의 상태로 포도를 수확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돼
수많은 과정을 거쳐서 한 잔의 포도주가 완성되듯
내게 주어진 환경...
혹시 가장 힘든 한계 조건이라면,
내가 어떻게 발효시키느냐에 따라서
오히려 더 깊은 맛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포도주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재료가 바로, 포도이듯,
나를 만들어 가는데 가장 중요한 재료는
바로... 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