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방송원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송작가 황초현 Apr 11. 2022

서점의 추억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항구




재미있는 이야기, 심오한 철학, 돈 버는 방법이나, 요리 방법, 

다양한 취미생활이나 여행에 대한 지식까지...


수많은 것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서점입니다.


정신과 문화가 교류되고, 보는 것만으로도 열린 세상 안에 

들어가게 해주는 곳인데, 요즘은 많이 줄어들어 안타깝지요.     


추억 속 만남 장소로 

지금은 사라진 종로의 대형서점을 떠올리는 분도 있습니다.


계단을 올라가 층마다 있는 책들을 보거나 구입하고

입구에 서 있다가 약속한 한 사람이 오면 

다른 장소로 옮기는 ‘만남의 장소’로도 많이 쓰였던 곳.

대학시절 이 서점과 함께했던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친구를 만날 때도 약속장소로 이곳에 가 책 읽으며 기다리고

지방에 있던 학생들도 서울에 올 때마다 들르던 곳이었지요.


대학교재 찾아보고, 서서 읽거나, 사가지고 당시에 인기 있던 커피숍에 가 빵과 함께 차를 마시며 읽었던 추억... 세대별로 떠오르실텐데요,     

온라인 서점을 비롯한 다양한 영향으로 오프라인 서점은

1998년 이후 4년 동안 50%가 줄었고

95년의 역사의 종로 대형서적도 2002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으니,

세월은 참 많은 것들을 추억 속으로 보내버리지요.    

 

살아남기 위한 서점들의 변신으로

한 쪽에 생맥주 바를 갖추기도 하고,

개성 있는 소설이나 독립출판물만 모으거나, 

고양이 애호가를 겨냥한 고양이 전문서점,

미술이나 패션, 건축, 조경, 그래픽 같은 영역의 

국내외 정기간행물이나 독립 단행본, 혹은 원서나 이론서를 취급하는

전문서점들도 생겨났습니다.


또,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책을 주문하는 경우도 많아졌는데요,

외국의 한 예로, 

유럽의 가장 큰 중고서점 가운데 하나인 

영국 바터 북스(Barter Books)는, 폐쇄된 기차역을 서점으로 만들었습니다.


독자들이 읽은 책을 갖고 오면 서점 직원들이 교환권을 줘서, 

다른 책으로 바꿔가는데, 

하루 천 명 이상이 찾아오고, 보유도서도 50만권이 넘는다니까

다양한 활성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즈음은 집과 일터 다음으로 꼽는 제3의 공간이 

서점이 아닌 카페가 되어버린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지요. 

    

장석주 시인의 말입니다.     


‘나의 서점은 힘든 인생의 항해에서 

등대와 같이 인생의 바른 지침을 주는 책들로 가득했고, 

깃발이 찢겨 귀환했을 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항구였다.’





in 산티아고 by 방송작가 황초현

매거진의 이전글 숨을 쉴 수 있는 시간은 단 5분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