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의 시간

런던에서 파리까지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by 방송작가 황초현


런던에서 파리까지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외국의 한 신문사가 공모하자,
기차나 비행기와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한
다양한 방법들이 나왔습니다.



그중에서
1등에 뽑힌 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다.


라는 답이었습니다.





아무리 먼 거리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이니 길게 느껴지지 않을 때.

그 시간은
객관이 아닌 주관적인 것이겠지요.

고대 그리스어로
시간을 의미하는 두 개의 단어로
크로노스(χρόνος)와
카이로스(καιρός)가
있습니다.


크로노스는
신화에 나오는 신 가운데 하나로
이름 자체가 시간, 시각의 뜻을 갖고 있고
지구의 공전과 자전을 통해 결정되는 일반적인 시간을 말하지요.

그런가하면
‘호기’(好期) 또는 ‘적절한 때’를 뜻하는
카이로스는,
‘기회(챤스)’를 의미합니다.

그리스 신화 속 제우스의 아들로
기회의 신이라 불리며
의식적이고 주관적인 시간, 결단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 분 일 초의 시간을 조각내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게 크로노스 신이라면,


행과 불행을 가르는 기회의 신으로
시간 너머의 의미를 관장하는 신이
바로 카이로스라고 볼 수 있는데요



신학자들은


크로노스를 땅의 시간,
카이로스를 하늘의 시간


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사람들은 각각 다른 시간을 살고 있지요.


항상 똑같은 속도로 흘러가는데도
늘 다르게 느껴집니다.

초등학생의 1년과 중고생, 대학생의 1년이
다르듯이
삼십대나 사오십대의 1년도
각각 다르게 느껴지겠지요.

좋아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지내는 한 시간은 너무 빠르고
미운 사람과 얼굴 붉히며 보내는 한 시간은
너무 길고...
어떻게 보면 참 이중적인 게 시간인데요.


좀 더 잡아두고 싶은 간절함 절박함을 주는
카이로스의 시간이야말로
행복을 함께 나누는 시간일 겁니다.


카이로스의 시간...
누구와 나누고 계신가요?



324.jpg in 산티아고 by 방송작가 황초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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