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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송작가 황초현 Jul 27. 2018

세계와 인간

힐데가르트

                                                                                                                                                                                                                                                                                                                                                                                                                                                                                          

'하느님의 말씀을 담은 책'이라는 부제목이 붙은 책
<세계와 인간>
힐데가르트 폰 빙엔  저-


힐데가르트 성녀의 기도 시

나는 모든 것을 푸르게 자라게 하는 미풍이다.
나는 무르익은 과일이 풍성하도록 꽃들을 격려한다.
나는 이슬로부터 내리는 비이다. 
이 비는 생명의 기쁨으로
풀들을 웃게 한다.




그녀는 모진 격랑의 시대를 방관하지 않고 
여성으로서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설교여행과 
자신이 뜻하고 원하는 바, 즉 비전을 
끝까지 지켜 나갔다.
     
     
힐데가르트가 본 비전의 방식에 대해
<쉬비아스길을 알라>의 서문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이 되신 후, 
1131년이 되던 해,
내가 마흔 두 살 하고도 
일곱 달이 더 지났을 때,
번개가 번쩍이면서 
불덩이 같은 빛이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그것은 하나의 불꽃처럼
 나의 뇌와 심장 
그리고 가슴을 뚫고 흘러갔으나 
기진맥진하게 만들지 않고
태양이 제 빛을 퍼뜨려 
한 사물을 따뜻하게 해 주듯,

온화하게 불타올랐다.
....   



    
비젼17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이 어느 누구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시고,
그가 뱀의 유혹에 빠지지 않았음을 아셨도다.
그렇기에 하느님께서는 
그 늙은 뱀이 최초의 여자를 속였던 땅에서 멀리 떨어진 정결한 땅에서 키워진 
아브라함의 가축을 고르셨다.

그리고 아론의 지팡이가 예언했던 그 정결한 땅은
동정녀 마리아였다.
   
놀랍도록 깊은 믿음을 가졌던 그녀는
하느님의 신부였다.
그녀가 천사로부터 그녀의 자궁에서 하느님의 아들께서 머무르길
원하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녀는 조물주께서 인간을 빚으셨던 흙을 내려다보며,
자신은 주의 종이라고 대답했다.
늙은 뱀의 유혹에 넘어갔던 여자 ‘하와’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가져서는 안되는 것들을 가지길 원했다.
아브라함의 순종 즉, 
하느님께서 가시덤불에 갇힌 숫양을 보여주심으로서
시험하셨던 
그 순종은
축복받은 동정녀 마리아의 순종을 예견한 것이었다.

그녀 역시 하느님의 사자를 믿었고
천사의 말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랐다.
하느님의 아들께서는
동정녀 마리아의 자궁에서 육신의 옷을 입으셨다.
이는 가시덤불 속의 숫양으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의 후손을 하늘의 별처럼 번성시키시겠다고 
약속하셨을 때
하느님께서는 
그 후손들 속에서 하늘의 왕국이 온전히 완성되리라는 것을 
이미 보셨다.
   
아브라함이 하느님 속에서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가지고
그 모든 약속을 믿었기에
아브라함은 하늘의 왕국을 물려받은 모든 이의 아버지라 
불리게 되었도다.
   
하느님을 경외하며 사랑하는 모든 자들은
이 말에 마음을 열고
온전한 헌신을 이루도록 하라.
   
우리 몸과 영혼의 구원을 위해 선언된 말들,
인간의 목소리가 아닌, 
존재하시는 하느님의 음성으로 선언된
이 말들을 이해하도록 할지니라.
   




힐데가르트 수녀는 밀레니엄 수녀이다. 
1000년이 지나서야 우리에게 서서히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탄생한 지 913년 만에,
 돌아가신 지 832년 만에 한국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동안 간간히 그녀에 대한 입문서나 보석치료에 대한 책은 소개되었지만 
그녀가 직접 쓴 책이 한국에서 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힐데가르트 수녀는 3권의 신학서(하느님의 비전을 기록) 외에도 
그 시대에는 참으로 드물게 전문적인 여러 분야의 도서를 썼다. 
2권의 치료법, 500가지의 식물, 동물, 광물에 대한 자료와 보석치료, 
77편의 작곡, 300통의 편지 교류와 전기 저술을 썼다. 

자신의 신학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책 안에 45개의 삽화들을 넣기도 했다. 
삽화만이 아니다. 
노래와 시, 그리고 미사 때 사용하는 응답 송과 
[성덕의 열(Ordo Virtutum)-오페라의 효시]이라는 오페라도 만들었다. 
그녀는 단순한 전문가가 아니라 만능인이었고 박식하였으며 
경계를 넘나드는 전인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건축한 수녀원에서 기도만 하지 않았다.
 기도하면서 노래하고, 노래하면서 그림을 그리거나 요리를 했고 
무엇이 몸에 좋은지 약초를 조사하는가 하면, 
라인 강의 물고기를 관찰하고 하늘의 별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모진 격랑의 시대를 방관하지 않고 
여성으로서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한 설교여행과
 자신이 뜻하고 원하는 바, 즉 비전을 끝까지 밀고 갔다.

이 책은 힐데가르트의 세계론 또는 우주론이다. 
힐데가르트 수녀는 잠시 하느님의 계시를 들은 것이 아니었다. 
3살부터 70세가 넘는 나이까지 평생을 하느님의 비전을 보았다. 

그리고 그 비전을 세 권의 책으로 남겨서 온 인류
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이 책은 그 3권의 신학서 중 세 번째 권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출간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세계와 인간] 안에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역사에 대한 
열 개의 비전으로 구성되어있다. 

첫 번째 부분에서는 4개의 비전으로 
즉 생명의 근원, 세계의 구조, 인간의 본성 그리고 인체에 대한 비전을 설명한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피안의 나라에 있는 단 하나의 비전만 소개하면서 
정화의 장소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부분에서는 
나머지 다섯 개의 비전을 통하여 구원사를 묘사하고 있다.

즉 역사의 의미,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 사랑의 작용, 우주의 완성, 
마지막으로는 시간의 종말을 묘사하는 비전이다.
이 비전이 바로 현대인이 힐데가르트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될 것이다.

신학이나 과학은 사람의 마음을 일깨우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그녀는 우주론적 삶이 무엇인지를 이 책에서 과학, 신비주의와 예언, 
특히 예술을 통해 몸소 보여 주었다. 
그녀의 관점은 우주적이고 지적이고 과학적이고 
심미적이고 예술적이다.

힐데가르트 수녀를 통해 하느님은 모든 인류에게 당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힐데가르트 수녀는 3권의 신학서(비전을 기록), 2권의 치료법, 
500가지의 식물·동물·광물에 대한 자료와 보석치료, 77편의 작곡, 
300통의 편지 교류와 전기 저술을 썼다. 
이외에도 미사 때 사용하는 응답 송과 「성덕의 열-오페라의 효시」이라는 오페라도 만들었다. 

수도원의 일부였던 수녀원을 독립시켜 
현재의 독립된 수녀원을 만든 중세의 자유주의자이기도 했다. 

3세 때부터 하느님의 비전을 보기 시작해 평생을 비전을 보고 기록하였다.

“내가 보았던 비전은 꿈속에서나 잠을 자면서 얻은 것도 아니며, 
정신적인 혼란 상태에서 얻은 것도 아니다. 
육신의 눈으로 보았거나 외적 인간의 귀로 들은 것도 아니며, 
외진 곳에서 본 것도 아니다. 
깨어있는 상태에서 맑은 정신으로, 
인간 내면의 귀로써 그리고 하느님이 원하시는 듯이 보통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에서 
비전을 얻었다.”

힐데가르트 수녀는 르네상스 시대를 몇백 년 앞서 살았던 르네상스인이었으며, 
시인이었으며 과학자였고, 
화가였으며 작곡가였고, 
치유자이며 동시에 신학자이자 신비주의 수녀원장이었으며, 
극작가이며 사회비평가였다.

성녀 힐데가르데는 중세 시대의 가장 뛰어난 여성으로 손꼽히며, 
다양한 방면의 연구를 통한 그녀의 저서는
 단테나 윌리엄 블레이크에 견줄만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공식적으로 시성된 사실은 없다. 

그러나 1664년부터 독일 마인츠 교구의 시간 전례서와 미사 경본에 9월 17일을 
그녀의 축일로 기념하기 시작하였으며, 
1940년부터 이 축일을 교황청에서도 받아들였다. 
그녀는 비록 시성되지는 않았지만 「로마 순교록」에도 성녀로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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