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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기 Oct 02. 2021

호주 10대들의 ‘해외체험교육’, 한국도 하면 좋을 듯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

집으로 배달되는 지역신문에 간간이 이런 광고가 뜬다. 해외 중고생들이 호주 체험을 위해 교환학생으로 오는데 이들을 돌봐줄 가정(홈스테이-하숙집)을 찾는다는. 도대체 이 깊은 시골까지 누가 오는 걸까 싶었는데, 내 주변 몇몇 이웃들이 잠깐씩 부업이나 취미 삼아 외국 학생들에게 거처도 제공하고 적나라한 호주 시골 생활도 같이 하며 부수입도 챙기고 재미도 보람도 얻는 듯했다. 또 비슷한 연령의 자기 자녀들에게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하는 가족도 있었다.


궁금해서 이 단체의 홈페이지에 가봤는데 깨알 같은 정보들이 많았다. (www.studentexchange.org.au/)

일단 이곳은 상업성이 배제된 비영리 교육 단체다. 미국 뉴질랜드 일본 덴마크 스위스 등 세계 20여 개국이 연합해서 운영을 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아직 미등록 상태다.) 자국의 10대 학생들에게 글로벌한 체험 기회(Global Experience)를 제공하고자 서로 학생을 교환하는데 기간은 2개월에서 1년 정도로 프로그램에 따라 다양하다. 가령 한국 중학생이 호주로 와서 프로그램 기간만큼 호주 현지 학교를 바로 다니고(랭귀지 스쿨을 가는 것이 아니고) 현지 가정에서 살며 호주의 교육과 문화를 체험하는 동시에 호주 학생은 한국에서 비슷한 체험을 하는 것이다. 국가 간의 계약인 만큼 교환학생들은 자국의 학생과 똑같이 의료보험이나 교통비 할인 등 모든 혜택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일반 유학생들은 이런 비용들을 개인이 지불하는데 무시 못할 액수이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청년들에게 다국적 체험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여러 국가들이 연합해 운영하는 워킹 할러데이의 청소년 버전이라 볼 수도 있겠다.


비용을 대략 보니, 호주 학생이 일본에 가서 2-3개월 체류하며 공부할 때 협회에 800만 원 가량을 낸다. 비행기 값, 숙식비, 학비, 보험비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호주와 일본의 물가를 기준으로 보면 이건 매우 저렴한 실비라 하겠다.

한국의 서민 가정에서 보자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일반 유학생이나 어학 연수생이 지불하는 돈에 비하면 비싸지 않다. 무엇보다도 다른 유학의 경우보다 교육과 경험의 내용이 일상적이고 실용적이란 생각이 든다. 여행이나 단기 유학을 오다 보면 이벤트용 교육이나 관광지를 주로 쫒게 되는데, 이것들로 호주인들의 일상과 문화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피상적일 때가 많다. 배낭여행과 투어 관광의 차이라고나 할까.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 선호도가 다를 수도 있겠다. 그래도 저 액수가 서민층에겐 부담스러울 듯한데, 교육 기회균등 실현을 꿈꾸는 사회사업가나 독지가의 후원이라는 것이 그래서 더 많이 필요한 것이다.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 이런 교환학생 형식을 빌려 해외를 다녀온 어린 호주 지인들이 꽤 되는데 상당수는 일본을 다녀왔고(짧게는 몇 주, 길게는 1년) 프랑스 등 유럽을 다녀온 경우도 있고, 얼마 전엔 인도를 다녀온 학생도 만났었다. 그 소녀는 6주간의 인도 체험을 매우 소중하게 여겼다. 호주로 온 해외 교환 학생들을 보자면, 일본인이 많았고 (상당수는 일부러 대도시가 아닌 소도시나 시골을 택한다. 그야말로 체험 교육이니까.) 노르웨이나 덴마크 등 북유럽 학생들을 보기도 했다.


지구 위의 인류는 점점 더 좁아지고 가까워지고 섞이고 있으므로 청소년들이 다양한 세계와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동시에 한국 사회와 문화를 효과적으로 세계에 전파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장거리 교육 제도(Long distance education-인터넷이나 앱으로 세계 유수 대학의 학위를 딸 수 있는 세상 아닌가)의 일반화로 인해 졸업장이나 학위에 집착하는 전통적 유학의 개념도 크게 바뀔 것이다. 청소년들의 시야를 넓혀주는 실비의 단기 프로그램이 유용해 보인다.  (2012/05/2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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