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 바다가 그리는 그림..
요즘 호주는 한여름이다. 해가 길어서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서도 온 세상이 환하다. 이 날은 집 근처 바닷가 넘버 16. 을 걸었다. 쨍쨍했던 하루도 끝무렵이라 바람이 선선한데 바닷 길목에 들어서니 하늘이 붉게 노을 지고 있었다.
노을은 바닷물도 붉게 물들였다. 말을 잃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이 시간을 만끽한다.
물놀이를 마친 가족들은 짐을 꾸려 아이를 안고 집으로 향한다. 그 뒤를 따라 돌아서니 하늘엔 두둥 달이 차오르고 있었다. 해와 달이 임무교대를 하는 듯하다. 해는 쉬러 가고 달은 야간근무를.ㅎ
오늘은 구정이다. 올 한 해도 모든 일이 순조롭고 원만하고 형통하고 감사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