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에서 뮤지컬 '캣츠'를 보다가.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예술의 힘이란?

by 몽기

며칠 전 멜번 시내 한 중심에 있는 아트센터 햄머홀에서 뮤지컬을 봤다. 한국으로 치자면 예술의 전당쯤이 될 것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캣츠'. 무려 4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란다.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이 작품을 30여 년 전 서울에서 라디오 음악과 신문 기사로 접하며 도대체 무얼까 궁금해했었다. 암흑 같은 청춘을 보내던 중 그 무대가 왜 그리도 보고 싶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브로드웨이는 어디에 붙은 동네란 말인가? 그곳에 날아가서 보고 싶다. 언젠가는 가서 봐야지! 갈 수 있을까?


그 갈망마저 수십 년 잊고 살다가 별안간 광고가 눈에 들어왔고 온라인 검색을 해보니 빈좌석이 있다길래 다음날 공연을 바로 예약했다. 수퍼 히트작이라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세계 도시를 순회하며 공연을 하는 것이다.


중간 휴식 시간의 로비 풍경.

기대를 안고 무대 앞에 앉았다. 지나간 세월이 떠오르는 아련함, 40년 전의 센세이션이 이제는 파격적이라기 보단 고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고 휘황찬란한 요즘 극장의 무대에 비해 소박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화려했던 젊은 날은 지나가고 초라해진 오늘을 슬퍼하다 그래도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의 주제곡 '메모리'가 몹시 와닿았다. 요즘 한국의 채팅방 친구들은 임재범이나 최백호의 콘서트를 보며 삶을 반추하는 듯한데 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선율에 위로받던 젊은 날들을 떠올리며 인생을 돌아보니 우리는 다른 듯 비슷하기도 하다.

도대체 음악의 힘은 무엇일까? 우리의 영혼을 들었다 놨다 하다가 시간을 과거에서 미래로 마음대로 돌리기도 하고 살아갈 힘을 넣어주기도 좀 빼서 쉬어가도록 만들기도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음악과 예술에 더 심취하는 이유도 그것일까? 그것이 트로트던 드라마던 무엇이든지 간에..


인생은 알 수 없고 때로는 불편하고 고통스럽지만 그래도 밤하늘의 별처럼 총총이 빛나는 순간들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인가? 캣츠를 보고 나오며 걸었던 야라강변, 물 위에 반사된 불빛이 찬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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