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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현승 Mar 10. 2016

사인이라는 행위에 대하여

작가의 준비

만삭의 여인이 새로운 생명과의 만남을 기다린다.


산파에게 미리 날을 기다리라고 명하고,

핏덩이를 감쌀 깨끗한 헝겊과 

날이 잘 선 칼과 가위도 준비한다. 


예쁘나 고우나 내 자식이다. 

어린 것이 박색을 하고 있다고 내던질 부모는 없다. 


나는 비록 아비이나

지금은 온통 어미의 애를 태운다. 


한 달 뒤면, 

머리로 낳은 못난 자식이 세상에 나온다.


책 앞뒤로 내 이름이 기계로 박힐테지만,

기어이 펜을 움직여 비천한 이름을 휘둘러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사인, 싸인으로 귀에 들리는 서명이라는 행위가 낯설다. 


난, 독자 앞에 조아리고 함께 몸을 일으켜야겠다. 


그들은 분명 힘들테니까,


힘을 주는 서명에 대해 고민했다. 

항상 함께 있겠다는 위안과 용기를 담아


그대에게 바친다. 

그대, 여기 내 사랑을 두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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