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짜장·사랑이

# 오줌싸개 오빠

by 삼류 임효준

수학 숙제가 있는 날입니다. 오늘은 짜장이를 보러 못 가니 예원이가 사랑이 집으로 왔습니다. 학원을 다녀서 수학을 사랑이보다 좀 잘하는 예원이지만 수학 싫어하는 것은 두 친구를 끈끈이 맺어주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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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 학원 가기 싫다. 정말, 사랑아 너도 학원 같이 다니자. “


”안돼, 그러면 짜장이 보러 가는 시간이 더 없어지잖아 “


심심해하는 예원이를 위해 사랑이가 사진첩을 갖다 주고 다시 수학 숙제를 합니다. 예원이는 사진첩을 넘기다 피식 웃습니다.


”너 오빠 귀엽게 생겼네. 너 오빠도 중계 어린이집 다녔네. 옛날에는 재롱잔치도 하면서 정말 재밌었는데, 그치 사랑아? “


숙제를 하던 사랑이도 그때를 생각해봅니다.


”그래, 그때가 좋았지 “


사랑이도 코로나가 없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재롱잔치 준비한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 시절에는 힘들었지만 재롱잔치를 하면서 엄마 아빠가 응원하고 손뼉 치고 꽃다발도 주고 음식점에 가서 맛있는 저녁 같이 먹던 때가 좋았습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요즘은 많이도 달라졌습니다. 어린이집 재롱잔치는 없어지고 어린이집 다니는 아동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음식점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없어 하루하루 힘들다고 합니다. 사진 속 추억들은 아무렇지도 않고 웃고 있습니다.


”사랑아 오빠 몇 살이야? 여자 친구 있어? 키는 얼마나 돼? “


예원이의 질문이 많아지자 사랑이는 은근히 신경이 쓰입니다.


”야 우리 오빠 오줌싸개였대, 매일 이불에 오줌 지려서 엄마한테 혼도 많이 났어. “


그러자 예원이의 말도 없어졌습니다. 사랑이는 오빠가 예전에는 많이 놀아주고 코인 노래방도 같이 가고 했는데 요즘은 함께하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500원 동전들이 집에서 울고 있습니다. ’ 쇼 미더 머니‘ 에 나온 멋진 노래들도 언제쯤 코인 노래방에서 오빠랑 같이 노래해볼지 사랑이도 지쳐갑니다.


”이불 지도


아무리 아무리 잘 그려도

칭찬받지 못하는 그림 하나

엄마도 아빠도 나한테 못 이겨

그래도 자랑하면 안 되는 그림


크레파스 물감 쓰지 않아도

밤마다 그려지는 그림 하나

과일도 빙수도 저녁엔 안 돼

자기 전 기도하는 고약한 그림


엄마도 아빠도 어릴 때 똑같아

혼을 내도 잠시뿐인 그림 하나

수학 백점 국어 백점 서로 닮았대

하지만 누굴 닮았나 커다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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