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짜장·사랑이

# 엄마의 사랑

by 삼류 임효준

사랑이의 엄마는 어린이집 교사입니다. 사랑이는 어린이집에서 노는 게 익숙합니다. 엄마가 어린이집 교사 초창기 시절에는 원래 결혼을 하면 당연히 어린이집을 그만두는 것이 일상적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 기자였던 아빠가 매번 옮겨 다니다 그만두는 일이 잦아서 엄마는 그만둘 수 없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결혼하고 어린이집 다니는 어린이집 교사가 많고 당연하지만 그 시절 엄마는 주변 눈치를 이겨내고 당당히 결혼하고 오빠와 사랑이가 태어나도 꿋꿋이 버텼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랑해 가족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엄마는 늘 말씀하십니다. 지금은 호봉수가 제일 높아 어린이집에서 엄마가 그만두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얼마 전 내년을 위해 원장 선생님과 상담 자리에서 원장 선생님이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선생님, 코로나로 인해 아동수도 줄어들고 해서 어린이집 운영이 많이 어렵습니다. 선생님 호봉도 제일 높아서 그런데, 만약에 권고사직을 해주면 안 될까요? 실여 급여도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6개월에서 3개월 더 받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


”그만두라고 하면 어쩔 수 없죠. 뭐. 원장 선생님“


엄마는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20년 넘게 다닌 곳인데 그렇게 끝내도 되는 것인지 사랑이는 잘 모릅니다. 아빠는 엄마가 너무 쉽게 말했다고 아쉬워하셨습니다.


”호 봉수가 많다고 권고사직을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은 합당한 처사가 아니지.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기이고 출산율이 계속 줄어드니까 일반 학교도 그렇고 당연히 아동 수가 줄어들고 이것은 한국이 지난 10여 년 넘게 출산율과 자살률이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는 사회적인 문제인데 그것을 왜 국민에게 감당케 하는 건지 생각해볼 문제지. 국가의 존재는 어디 가고 관계부처와 행정기관은 수조 원의 예산을 통해 문제 해결을 못하고 10여 년간 계속 반복되는지 심각한 반성을 해야 되는 거지. “


지난해부터 건설현장에 나가시는 아빠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이를 닦고 바로 내일 출근을 위해 잠을 자러 가시며 한숨을 쉽니다.


”유아 보는 게 쉽나? 어린이집 교사를 너무 쉽게 보고 못되고 예의 없게 구는 부모들도 지금은 많아져서 일일이 상대하는 것도 얼마나 어려운데, 오랫동안 고생한 사람을 격려는 못해주고 줄어든 아동 핑계되고 그만두게 하려는 못된 원장 선생님이군. 참“


엄마의 알뜰함은 천성적인 것도 있지만 아빠의 영향도 큽니다. 가끔씩 엄마는 아빠에게 4년제 대학 나오면 뭐하냐며 확실한 일자리 하나 없다고 핀잔을 주고 하십니다. 아빤 담배도 피우지 않고 술도 거의 마시지 않습니다. 친구도 없어 보입니다. 다른 아빠처럼 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잠도 사랑이방 책상 옆에 이부자리를 깔고 혼자 잡니다. 가끔은 아빠가 불쌍하게 보이다가도 엄마가 고생하는 것을 보면 아빠가 밉습니다. 사랑이는 지난번 문제집 사러 아빠랑 나갔다가 친구들이 대머리 아빠를 볼까 봐 부끄러워 살짝 떨어져 걸었습니다.


’ 수학을 잘하면 뭐해? 아빤 차도 없고 집도 없는데…‘


사랑이도 엄마를 닮아 알뜰합니다. 당근 마켓을 통해 어릴 때 인형들을 엮어서 팔곤 합니다. 그나저나 엄마가 일자리를 잃으면 큰일입니다. 사랑이에게도 커다란 고민이 생겼습니다.


”김밥


아침 일찍 깨어나

하늘 한번 쳐다보고

두근두근 설렘

가방 가득 맛난 과자


신나는 오늘 하루

즐거운 소풍 아침

새벽녘 여명처럼

어둔 주방 밝혀 놓은


빙긋빙긋 앞치마

장단 맞춰 춤추는 도마

둘둘 말이 당근 계란

단무지 어묵 오이


직장생활 우리 엄마

피곤 가득 쌓여가도

알록달록 모여 뭉친

맛난 김밥 사랑 가득


작아지는 과자 뭉치

엄마 온정 검은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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