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빠의 꿈
오빠는 항상 집을 떠나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 학교 숙소에 있다 보니 사랑이랑 같이 있을 때가 별로 없었습니다. 나이도 7살이나 차이가 나니 사랑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중학생이고 지금은 고등 졸업반이 되어 버렸습니다. 매번 텅 빈 오빠 방을 볼 때마다 저기다 강아지를 데려다 키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사랑이 입니다. 어린 시절 가족들이 모두 함께 여행을 제대로 가본 것도 한 번도 없습니다. 오빠가 여름이나 겨울 방학 때 대회를 나가면 그제야 어린 사랑이를 데리고 응원하러 잠시 간 것이 다입니다. 오빠가 운동을 한 것도 다 아빠 때문입니다. 야구선수를 꿈꿨던 아빠가 동네 노원 리틀 야구단에 오빠를 데리고 갔는데 너무 어리다며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데리고 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초1 오빠는 그 사이 박지성에 꽂혀 야구가 아닌 축구선수를 꿈꾸게 되면서 파란만장한 오빠 인생이 열리게 됩니다. 아빤 프로축구팀 서울 FC만 TV에 나오면 큰소리칩니다.
“태석이 나왔네. 88번. 오빠 어렸을 때 같이 공 찼던 태석이야. 벌써 프로무대에서 뛰네. 기특해. 태양아 게임 그만하고 태석이 뛰는 거 봐라. 어서.”
아빠는 오빠에게 자극을 줘서 오빠가 더 열심히 축구 연습을 하게 하려는 것이지만 오빠는 그럴 때마다 피합니다. 유명 국가대표 아들인 태석 오빠의 플레이는 엄청난 연습 못지않게 그 아버지의 영향으로 오산고에서 다시 프로팀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포지션이 오빠랑 같은 왼쪽 백이라고 합니다. 오빠는 래퍼가 더 어울립니다. 화장실에서 똥을 쌀 때도 그렇고 목욕할 때도 그렇고 목이 터져라 랩을 합니다. 동네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밤에도 랩을 합니다. 운동을 해서 그런 지 목소리는 거칠고 굵직해서 탁한 소리이지만 호흡만큼은 꽤 길게 가져갑니다. 아빠가 좋아하는 전람회 김동률 가수는 어릴 때 수영을 해서 오랜 호흡을 통해 정말 좋은 목소리를 가졌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코인 노래방에서 미친 듯이 랩을 하는 오빠를 보고 있으면 축구선수가 안되면 래퍼가 되면 될 거 같다고 사랑이는 생각했었습니다. 식탁 위 유리 사이에는 오빠가 어릴 적 그린 그림이 끼여 있습니다. 기린과 사자와 메뚜기, 방아깨비 꽃들이 그려진 숲 속 그림입니다. 하늘에는 태양과 구름이 있습니다. 그 옆에는 엄마 아빠 결혼 장면을 그린 사랑이 그림도 있습니다. 사랑해 가족은 한 식탁에 밥을 먹을 때마다 어린 사랑과 태양이 그린 그림 위에서 밥을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