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속 비밀
식탁에서 사랑이가 부모님 직업과 관련된 부모님 참여 수업이 있다는 공문을 꺼냈습니다.
“지난번 예원이는 아빠가 유명 언론사 편집국장이라고 해서 기자라는 직업을 수업해주셨어. 아빠도 해”
“무슨? 아빤 새벽에 나가 일하는 그냥 노동 일하는 막일야. 그런 사람이 어떻게 수업을 하니?”
엄마의 말에 아빠는 잠시 멈칫하셨습니다.
“아니 괜찮아. 한번 해볼게. 건설 관련 일도 친구들에게 이야기해주면 좋지. 날짜와 시간 한번 맞춰볼게”
“아니 당신, 일당으로 일하면서 하루 빼고 나오면 돈을 못 벌잖아요. 그럼”
“오전만 하고 오후에 나오면 반만 인정해주니 괜찮아. 사랑이한테도 도움도 될 테니 손해만 본다고 생각지 말고”
“그러면 얼굴에 로션 좀 잘 발라요. 애들 앞에 주름살 보이지 않게, 손도 트는 거 매일 로션 발라야 낫지. 안 바르고 정말”
2주 뒤에 사랑이 아빠의 직업 관련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건설과 관련해 목조와 철근 및 공사 공무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리나라 건설업은 근면하고 성실한 자세와 뛰어난 손기술로 세계 어디서든 인정받고 있습니다. 현대건설 창업주 정주영 회장은 사진 한 장과 설계도만으로 세계 투자를 이끌어내서 현대 조선소와 중공업 등 지금의 현대건설을 만들게 됩니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 호기심과 상상력‘이 앞으로 AI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만이 가진 창의성으로 더 나은 세상을 열 수 있습니다. ’ 대답‘보다는 ’ 질문‘을 던지고 과감하게 도전하세요. 이상입니다. 질문 있으신 학생분은 질문하세요?”
이렇게 끝마무리를 하려는 순간, 예원이가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사랑이 이름은 알겠는데 왜 임전 사랑이에요? 좀 이상해서요”
사랑이반 친구들이 웅성웅성됩니다. 원래 그럴 줄만 알고 있다가 사랑이 아빠가 오니 궁금증이 생긴 예원이가 반 친구들을 대표해서 물어보게 되는 그런 모양새가 되어버렸습니다. 네 글자 이름은 축구선수 윤빛가람이나 가수 동방신기 등 그런 특별한 사람만 있는 것일 줄 알던 예원이는 늘 궁금했습니다.
“아 그것은 제가 예전에 예원이 아빠처럼 기자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2003년 태풍 ’ 매미‘가 왔을 때 춘천에 유명한 소설가분을 만나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그분께 자녀분들에게 어떻게 살라고 말씀하시는지 여쭤보니까 ’ 세상의 심판관이 되어라 ‘라고 하신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이상해했는데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으로 자신만의 잣대로 이해하고 해석해서 자신의 길을 가라는 뜻이었습니다. 그 고귀한 말씀을 듣고 지금의 사랑이 이름이 있는 겁니다. 하하”
그러자 예원이가 한 말 더 거듭니다.
“그럼 사랑이 어머니를 너무 사랑하셨나 봐요. 그러니 엄마 성까지 붙여 쓰셨잖아요. 히히”
사랑이반 친구들이 다 함께 웃습니다.
“아~ 그것은 그 당시 좀 앞선 분들이 엄마성을 찾자는 운동도 있었지만 그런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사랑이 엄마는 큰집 셋째 막내딸입니다. 여러분은 잘 모르시지만 큰집에서 딸만 셋 있으니 밭 전자를 쓰는 성을 쓸 수가 없잖아요. 아빠 성을 따르니, 그래서 저와 사랑이 엄마의 성을 같이 쓰면 조금 더 부모님께 위안을 드릴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랬던 겁니다. 물론 거기에 숲과 밭이 있는 성씨에 오빠의 태양과 사랑이의 이름이 더해져서 항상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아름다운 산천 위에 태양과 사랑이 있는 한 폭의 그림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랐습니다. 당시에는 놀림받는다고 절대로 그렇게 이름 지으면 안 된다고 말리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름의 숨은 뜻을 알고 두 애들이 평온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바가 있지요. 모든 부모님들은 여러분들의 이름 속에 그런 간절한 소망을 담습니다. 그러니 항상 행복한 하루를 맞이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고개 숙여 듣고만 있던 사랑이도 이제는 아빠를 바라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