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있는 자
사랑이는 아빠 없이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짜장이를 한동안 보러 가지 못했다는 생각에 엄마에게 말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아빠 죽음 이후에 엄마에게 짜장이의 존재를 알린 것은 집에 혼자 있는 엄마가 걱정할까 봐였습니다. 권고사직 제의를 거절하고 아빠 사고 이후 안정을 취하기 위해 휴가를 내고 집에 있는 엄마는 식사도 제 때 하지 않고 말없이 창밖을 쳐다보는 일이 많았습니다. 사랑이는 그런 엄마를 이해하면서 더욱 씩씩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고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내린 눈들이 아스팔트와 도로 위를 제외한 풀밭 사이에서 녹지 않고 제법 쌓여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짜장이도 건강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따뜻한 곳을 찾아다니며 힘들지만 강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먹을 것을 주고 돌아오는 길에 예전 아파트 놀이터 그네를 찾았습니다. 아빠가 밀어주던 그 그네에 앉아 사랑이는 눈물을 흘렀습니다. 그리곤 눈물을 닦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네
바람이 놀다간
놀이터 그네
오늘도 나를 보며
반가워하네
지난밤 달님이
살며시 내려와
들려준 하늘 아래
땅 세상 이야기
바람에게 들려주고
이번엔 내 차례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잘도 말하네
수직으로 내려온
두 줄 아래로
엉덩이 크기만 한
직사각형 하나
어릴 적 아빠가
살포시 밀면
언제나 소리쳤던
더 높이 더 높이
바람인가 달님인가
생각했더니
알고 보니
그리운 아빠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