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시나리오-연꽃이 되다

외면

by 삼류 임효준

#26. 사무실

자기 자리로 돌아온 A은 짐 정리를 하나씩 했다.

그동안 드론과 관련해 정부 정책과 발표된 보고서, 정책문서 등 A4 문서 수백뭉치를 문서 분리수거 박스에 버렸다. 그밖에도 전기차와 전기오토바이, 전기차 트렌드, 각종 정부 통계자료, 코트라에서 발표된 각 나라별 무역 전략보고서 등등 수천 뭉치도 함께 안고 가서 버렸다.

#27. 여관방

전기로 꽂아서 라면을 끊어먹었던 냄비 코드를 박스에 넣으며 짐 정리를 하는 A.

휴대폰을 꺼내어 전화를 건다.


“이사님, 저 잘렸어요. 오늘부로”

“뭐~~ 어떻게 된 거야? 회장 새끼가 뭐라고 했어?”

“제조업에 안 맞는다고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거예요. 그게 지난번 E상무와 핵심기술 알려달라고 이야기했을 때 E상무가 했던 말과 똑같더라고요.”

“아, 해장국 집서 이야기했잖아. E상무 그놈이 회장한테 자르라고 말한 거네”

“그래 지금 뭐해?”

“짐 싸고 있습니다. 잠깐 볼까요?”

“아니 안 돼. 여기 주주들이 너무 많아서. 눈에 띄면 나도 안 좋아. 알잖아.”

“그래도 올라가면 이제 못 볼 건데요. 지난번 해장국집에서 밥 한 끼 같이 먹어요.”

“아니 안 될 것 같아. 나한테도 이제 전화 올 거고. 전화 왔는지 물어보고 할 거야”

“아 그리고 보니 회사 네트워크도 바로 접속이 안 되더라고요.”

“이 놈들 원래 철저해. 칼 같은 놈들이야. 그런 것은 빠르거든.”

“토요 출근비도 받아야 하고 당장 짐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강제 정당 가입한 것도 완전 갑질인데 어떻게든 정식 직원 되려고 참고 다 해줬는데요. 정말 억울해요.”

“그러게. 뭐가 문제지?”

“다른 거 없어요. <나는 택시 드론> 핵심기술을 알아보려고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묻다가 ‘주주 포장용’이라는 말을 Y전무가 말하길래 그대로 말했는데 그것을 책임지라고 하네요.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요.”

“바로 그거야. 여기 핵심기술이 없잖아. 지난 20년 동안 제대로 생산한 제품이 없어. 그저 주주들에게 돈만 받아내서 버틴 거야. 그런데 최근 <테슬라 상장>한다고 회장이 신경 많이 쓰거든. 엄청!, 지난번 지역 국회의원과 테니스도 치고 했잖아. 그러니까 바로 그거야.”

“네. 그때 강제로 정당 가입하고 후원계좌 계설하고 정말 황당했어요. 세상에 그런 데가 어디 있어요?”

“내가 외국 출장 중이어서 그렇지, 만약에 나에게 그러면, 씨발 씨발 하면서 했겠지. 나도, 회사에서 해준 사람들은 E이사 T상무 BB상무 등등 다 그런 놈들이잖아. 정말 이게 회사냐?”

“아무튼 잘 알아서 처리해. 그만 끊자!”


A는 휴대폰을 한참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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