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시나리오-연꽃이 되다

악마

by 삼류 임효준

#22. 충북대학교 연꽃 정원

어두워진 연못가를 걸으며 잠시 멈추고 연꽃을 바라보는 A.

#23. 회사 화장실 안

밀대를 건네며 A가 말했다.

“오늘이 2개월 수습 마지막 날입니다. 회장 만나서 다시 연봉 재협상하려고요”

“그래 그동안 수고했어. 잘 이야기해봐. 근데 그 회장 새끼가 해줄지 모르겠네”

G 이사는 걱정스럽게 말했다.

#24. 사무실

오후 5시 반이 되자 BB상무가 찾아와 회장이 보자고 한다고 말을 전했다.

종이컵에 꽃은 없고 물만 남았다.

#25. 회장실

“자네는 제조업에 안 맞는다고 회사 사람들이 말하네. 재계약은 없어. 그만 가봐”


O회장의 말에 BB상무는 옆에 앉아 묘한 미소를 띤다.


“정당 가입도 했고 계좌이체도 했는데 이러는 게 어디 있습니까? 소신껏 일했고 월방 생활하며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토요일도 출근하라고 해서 일했는데 너무하네요. 토요일 출근한 돈도 월급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연봉협상 때 토요 출근은 이야기도 하지 않았으면서 갑자기 일방적으로 퇴사 통보를 하는 게 어디 있습니까?”

“무슨 퇴사 통보? 재계약을 안 하는 거야. 또 토요일 거 지급하면 되잖아. 그만 가봐”


“강제 정당 가입과 강제 후원계좌 이체 신청한 것은 지금 시대에 말이 됩니까?”


“이봐, 당장에 정당 가입 취소시켜. 후원계좌는 당신이 바로 끊으면 되잖아. 알아서 하라고”


“월방도 미리 계약되었는데 갑자기 해고 통보를 하면 어떻게 합니까? 적어도 한 달 동안의 월급을 지불해 주셔야 저도 정리하고 서울로 갈 수 있지 않습니까?”


“그것은 우리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거야. 그만 가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했다. A은 자기 눈에 살기가 돋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애써 O회장을 바라보지 않았다. 최대한 서울로 올라갈 차비라도 마련해야 해서였다.


월방과 식비로 그동안 쓴 돈이 2달 동안 받은 돈보다 많았다. 앞서 지불한 월방 값도 있어서 함부로 화를 낼 수도 없었다.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건 받아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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