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짜장·사랑이

# 친구 예원이

by 삼류 임효준

예원이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단짝 친구입니다. 각자 다른 어린이집을 다니다가 ‘불암’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 이것저것 같이 생활하다 보니 초5학년이 되어서는 더욱 친해졌습니다. 같은 반 1학년 때 미술시간에 엄마 얼굴 그리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사랑이는 그림 그리기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 당시 4월 초 봄학기라 어린이집 선생님인 엄마는 신학기 아동 적응기에 너무 힘들어할 때였습니다. 파마한 머리에 눈가 주름이 더욱 많아져 사랑이 눈에는 한참 늙어 보였습니다. 이쁜 얼굴을 그리고 싶었던 사랑이도 초등학교 첫 미술시간이라 긴장했는데 너무 사실적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반면에 예원이는 너무도 아름다운 엄마를 그렸습니다. 눈도 크고 빛나며 목선과 턱선이 그야말로 예술적인 만화 같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예원이는 엄마를 참 예쁘게 그렸네”


선생님은 예원이를 칭찬해주셨습니다. 옆에서 예원이 그림을 보던 사랑이는 그만 얼굴이 불게 물들고 창피해했습니다.

그리고 초5학년이 되어 예원이 생일날 초대받아 집에 갔습니다. 미술시간의 아픈 추억이 있던 사랑이 입니다. 근데 예원이 집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만화 같은 예원이 엄마는 없고 그냥 울 엄마보다 훨씬 쟁반 같은 얼굴을 한 호빵 아줌마가 방긋 웃고 있었습니다.

사랑이는 피식 웃음이 납니다.

집으로 돌아온 사랑이는 오늘 학교 숙제 시 한편 쓰기를 한 순간에 끝내고 못 찾은 고양이를 내일은 꼭 다시 찾아보겠다고 다짐합니다.


“엄마 얼굴


미술 시간에 그린 엄마 얼굴

누굴 닮았나 살펴보니


짙은 주름 작은 눈 파마머리

꼬갈 모자만 씌우면 마귀할멈


혼날까 다시 그려도, 그 얼굴 엄마 얼굴


짝꿍 그림은 어떨까 엄마 얼굴

누굴 닮았나 살펴보니


계란 얼굴 빛나는 눈 멋진 콧날

왕관만 씌우면 엘사 언니


멋져도 너무 멋진, 짝꿍 그림 엄마 얼굴


부끄러워 가방 속에 구겨 넣은 엄마 얼굴

내 눈이 잘못되었나 내 마음이 비뚤어졌나


학원가라 책상 정리 깔끔 정돈 혼을 내도

엄마는 우리 엄마 세상 최고 우리 엄마


짝꿍 생일날 바라본 친구 엄마, 친구 그림 엉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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