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과 독서에 담긴 북유럽 행복의 비결

도서관 애호가에게 여행 가서 도서관을 왜 가느냐고 묻는다면

by moka

나는 여행을 가서 그 지역 사람들처럼 살아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여유가 생기면 그곳 사람들처럼 생활하는 것을 시도하곤 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지역의 도서관에 가는 것이다. 평소에 나는 도서관 가는 것을 좋아하고, 도서관을 보면 그 지역이 어떤 지역인지 대충 감이 오기 때문이다.


북유럽에 처음 갔을 때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도서관에 가보지 못했다. 두 번째로 코펜하겐에 갔을 때는 해야 할 일도 있고 해서 왕립도서관에 갔었다. 덴마크 코펜하겐 왕립도서관은 '블랙다이아몬드'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 관광명소이다. 아름다운 외양만큼이나 실용적이고 편리했다.


북유럽 사람들이 왜 책 읽는 것을 좋아할까 찾아보니 'Book you love'라는 우스갯소리를 적어놓은 게 나왔다. 이런 거에 웃으면 자존심 상하지만, 피식하고 웃음이 나고 말았다. 근데 북유럽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는 게 거짓말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게, 세계 도서량 1위를 살펴보면 1위가 스웨덴, 2위가 핀란드라고 한다.


북유럽은 도서관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스웨덴의 경우 스톡홀름의 도서관들은 지하철역에서 30분 내의 거리에 위치하여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만들었다. 아무리 가고 싶다고 하더라도 멀면 이용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스웨덴 스톡홀름의 도서관에는 세계 각국의 언어로 된 책들이 즐비해 있어 한국어로 된 책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민자나 유학생들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사람들은 '책'을 활용한 활동을 많이 하는데 대화의 주제로도 활용되어 사람들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다.


지역에 도서관이 많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돈이 남아돈다는 이야기일까?

도서관을 세우면 도서관은 책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을 품어주는 장소가 된다. 도서관에 가보면 각종 시험공부를 하는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은퇴를 하신 분들을 포함해서 어르신들과 학원을 가지 않는 아이들,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도서관은 조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딱딱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카페를 가면 계속 있기도 부담스럽고, 그렇게 매번 가다 보면 한 푼 두 푼 심심치 않게 부담이 되곤 한다. 하지만 도서관에 가면 무료이다. 아무것도 안 시켜도 되고, 오래 있다고 눈치를 주는 사람도 없다.


이와 관련하여 2017년 김영하 작가님이 '알쓸신잡' 경주 편에 나와서 "공공도서관은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돈이 없어도 시민들은 도서관에서 시민으로서 권리를 누릴 수가 있다. 도서관이 충분히 확보된다면 학원을 가지 않는 아이도 그곳에서 공부를 할 수가 있다. 조용한 공공의 공간을 제공해준다는 것은 생각보다 엄청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서관이 잘 된 곳일수록 사회적으로 잘 조직되어 있다고 하는 말에 동의한다. 도서관은 예로부터 닫힌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으로, 지식의 샘이었다. 모든 종류의 도서를 망라하는 도서관을 각계의 사람들이 잘 어울릴 수 있게 한다면 지식의 허브 역할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본다.


도서관은 그렇다 치고, 도대체 책을 왜 읽어야 되나 생각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많다. 물론 책은 이런저런 것들을 알려주고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이지만, 책을 읽는 것은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영국 서세스 대학 인지신경심리학과 연구에 따르면 독서는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있다. 독서, 산책, 음악 감상 등이 가진 스트레스 해소 효과 중에서 독서가 68%나 감소시키며 가장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작가의 상상세계로 몰입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그리고 이와 연관되어 우울증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이를 활용한 것이 인지행동치료의 일환인 독서요법 치료인데 가벼운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들로 마음이 굉장히 힘들거나 지칠 때가 종종 있다. 너무 지쳐서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는 것조차도 힘들고, 혹은 다른 사람까지 내 이야기를 듣고 힘들어질까 봐 말을 하지 않는 게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머릿속엔 온통 나를 괴롭게 한 일들로 가득 차 있어 내내 그것만 생각하다 보면 괴로워서 잠도 잘 수 없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정도가 된다. 그때, 도서관에 가서 묵묵히 책을 읽었다. 꼭 권장도서가 아니더라도 에세이라든가 아무거나 읽고 싶은 거를 찾아서 무턱대고 읽기 시작했다. 가벼운 소설이든 힐링 에세이 든 간에 읽다 보니 처음엔 눈에 들어오지 않다가도 어느새 그것을 읽으며 괴로운 생각에서 벗어나 마음이 조금씩 편해지기 시작했다. 언제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게 그야말로 '여행'이 따로 없었다. 몰입해서 책을 읽고 나니 기분이 굉장히 상쾌해져 있었다. 물론 책을 읽는 건 상황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니 일종의 도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책을 읽으면 책을 읽기 전의 부정적인 감정에서는 벗어나 있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


이런 이유로 나는 스트레스가 쌓일 때 책을 읽는 방법을 추천한다. 물론 좋은 책이라면 더 좋겠지만, 만화책이든, 판타지 소설이든 다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 보니 책이란 건 '취향'이 있을 수 있어서 꼭 남이 추천해주는 게 나의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걸 남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싫은 것을 억지로 읽으면서 독서 자체까지 괴로운 것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읽고 싶은 걸 읽으면서 독서에 맛을 들이게 되면 자연스레 깊이 있는 게 읽고 싶어지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접하게 되기 마련인 듯 하니. 삶에서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답이라고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 싶다.




덴마크 코펜하겐 왕립 도서관, 블랙 다이아몬드는 여행객들에게도 오픈되어 있다





스웨덴 세계 독서량 1위 스웨덴- 책 읽는 나라에 미래가 있다 "스웨덴 문화 정책 1순위는 독서 진흥" (오미환, 한국일보, 2015.10.19)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독서량 세계 1위 국가, 스웨덴"의 비결을 파헤쳐보다~! (아트라스콥코 코리아 블로그, 2016. 9. 7. 17:23


세계 독서량 순위 '성인 40%, 1년에 책 1권도 안 읽어… 독서율 역대 최저(종합)'(김영은, 연합뉴스, 2018.02.05)


독서의 효용-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㉚ 치매·스트레스·우울증, 독서로 날린다(이나영, 헬스조선, 2017.10.02)

이나영 객원기자 (senioryoung@k-health.co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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