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과 스칸디나비아는 같은 걸까 다른 걸까?

북유럽의 네 나라는 뭐가 어떻게 다른가?

by moka

흔히 북유럽을 '스칸디나비아'라고 일컫는 것을 보곤 한다. 그런데 스칸디나비아와 북유럽은 같은 것일까? 북유럽이라 하면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이들 네 나라를 비롯해 아이슬란드까지 모두 포함한다. 스칸디나비아라고 통칭할 때는 주로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을 의미한다고 한단다.


아이슬란드를 포함해 앞의 세 나라는 어군이 같고 비슷해서 서로 각자 나라의 말을 하고 있어도 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면 핀란드는 어군이 완전히 달라 공용어인 스웨덴어가 아니면 말이 통하지 않는다. 노르웨이와 핀란드는 스웨덴의 지배하에 있었기에 스웨덴어를 공용어로 하다시피 하고 있다.


심지어는 이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나라들도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비슷한 느낌이지만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면 굉장히 다른 점이 많다. 같은 바이킹 족의 후예라고 해도 각 나라는 굉장히 상이한 면을 발견할 수 있다.


예전부터 북유럽 사람들의 성향의 차이를 가지고 하는 우스갯소리가 몇 개 있다.

- "회사를 차리면 스웨덴 사람은 사장이 되고 노르웨이 사람은 회계를 맡고 덴마크 사람은 영업을 맡는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핀란드 사람이 비행기를 탔는데 좌석이 하나 모자란다. 어떻게 될까? 답은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핀란드 사람들이 합심해서 스웨덴 사람을 창밖으로 던진다." 이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 가운데 스웨덴이 가장 영토가 넓고 경제력이 커서 맏형 노릇을 하려고 드니 시샘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각국 사람들의 성격을 묘사한 우스개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사람이 함께 배를 타고 항해하다가 난파해서 어느 이름 모를 섬에 상륙하게 되었다. 무슨 일이 벌어질까.


노르웨이 사람은 상륙하자마자 그 섬의 나무를 베어서 뗏목을 만들어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 버린다. 핀란드 사람은 아무 하고나 닥치는 대로 싸운다. 덴마크 사람은 재빨리 땅에서 예쁜 돌을 주워서 섬사람들과 장사를 시작한다. 그러는 동안 스웨덴 사람은 계속 그 자리에 서있기만 하는데 그 까닭은 아직 그 섬을 정식으로 소개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우스개는 노르웨이 사람이 배 만들기에 능숙하고 아름다운 자기 고향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을, 핀란드 사람의 뚱하고 급한 성격을, 덴마크 사람의 천부적인 장삿술을, 그리고 스웨덴 사람의 격식을 중요시하는 성격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위의 농담에서 봤듯이 노르웨이는 자연환경에 굉장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가장 바이킹의 직속 후예라고 생각한달까? 오딘과 토르 신을 이상적인 남성으로 생각해서 운동을 열심히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꽤 인기가 많은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Kings Of Convenience (이하 KOC)'라는 남성 듀오 그룹이 노르웨이 베르겐 출신인데 나는 그들을 보고 노르웨이 남자들은 그런 모습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노르웨이에 갔을 때 약간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남자들을 보고 당황했었다.


노르웨이 하면 떠오르는 '연어'에서 알 수 있듯이 어업이 발달되어 있다. 원목수출과 제지업도 주력산업이었으나 뒤늦게 북해에 유전이 터져서 천연가스와 석유를 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북해 유전으로 부국이 되었음에도 굉장히 검소한 생활방식이 사람들 몸에 배어 있다. 겨울에는 아직도 벽난로를 이용하는 집들이 꽤 있어서 미세먼지가 있다고 한다.


북유럽 국가들 가운데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덴마크는 유럽에서 북유럽으로 가는 문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대륙과 연결된 일부는 독일과 연결되어 있어서 초콜릿 등을 규제했을 때(반발이 심해서 결국 규제를 풀었지만) 사람들이 독일로 가서 쇼핑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반면 술에 관해서는 상당히 관대한 편인데 다른 나라들과 달리 술에 대한 규제가 없는 편이며, 특히 맥주를 굉장히 많이 마시는 편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의 경우 밤에는 바 bar나 술집이 아닌 경우에는 술을 살 수가 없다는 점에서 비교했을 때, 북유럽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술에 대한 규제가 없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술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북유럽 국가들 중에서 가장 느긋하다고 할 수 있다.


덴마크는 (그린란드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남쪽에 위치해서 그런지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눈이 적게 오는 편이다. 그래서 눈이 오면 뉴스거리라고 한다. 디자인 강국이고 항구가 발달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전통적으로 상업, 무역이 발달한 곳이다. 주요 산업은 제약, 풍력 발전, 식품가공업, 엔지니어링, 가구 제조, ICT 등이며 청정기술과 제약산업이 강조되고 있다. 스스로를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칭하는 나라답게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비교적) 상당히 활달한 편이다. 산이 없고 평지이다 보니 겨울 스포츠에서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약하다.


북유럽에서 가장 큰 영토와 파워(?)를 자랑하는 스웨덴의 경우 북유럽 국가들 중에서 유일하게(?) 중공업 등이 발달된 나라이다. 바이킹의 후예답게 조선업이 발달했으나 한국에 밀려서 문을 닫게 된 이력이 있다. 제2차 대전에 참전하지 않고 중립국으로 있으면서 중간에서 양쪽에 수출을 하며 군수 산업의 혜택을 받아 경제력에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 볼보, 그리고 GM에 넘어갔다가 공중분해되었다는 사브 SAAB 등의 브랜드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자동차 브랜드가 스웨덴 브랜드이다.


스웨덴은 한 때 노르웨이와 핀란드를 점령했을 만큼 북유럽에서는 강국이라 할 수 있다. 다른 나라를 점령했던 역사가 있지만 신기하게도 스웨덴 사람들은 북유럽 사람들 중에서도 유독 온화한 편이고 예의가 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Scandinavia and the world라는 사이트에서 연재하는 만화를 보면 노르웨이 사람들은 이를 두고 허세를 부린다거나 거만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덴마크 사람들은 스웨덴 사람들이 질서에 집착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고 한다.


핀란드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유일하게 왕족이 없는 공화국이다. 스웨덴과 러시아에 오랜 지배를 받기도 했지만 언어부터 중앙아시아 쪽과 가까운 우랄 알타이 어군이라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와 말 자체가 아예 다르다. 외모 자체도 원래 원주민이 있었던 영향인지 앞의 세 북유럽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조금 다른 느낌이 드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산타의 나라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 노키아, 앵그리 버드 등 IT 강국이다. 호수와 나무의 나라라고 하지만 한국처럼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탓에 교육을 중요시한다. 그 결과 핀란드의 교육은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지위를 얻게 되었다.


핀란드는 세계 제2차 대전과 러시아와의 전쟁 등으로 인해 특히 많이 파괴되었다. 그래서 다른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서 건물이 신식이라고 할 수 있다. 헬싱키를 걷다 보면 대부분이 1960년대쯤 재건된 건물들인데, 이를 보면 확연히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다. 다른 나라들이 각각 자국의 화폐를 쓰고 있지만 핀란드는 유로를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물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사실 처음에 북유럽으로 여행을 갔을 때 처음으로 서양인들이 흔히 말하는 '한중일' 국가 간의 비교가 어렵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각 나라에서 있었던 시간도 2-3일에 불과했고 문화도 비슷한 것 같고 내 눈에는 다 그놈이 그놈 같아 보였다! 하지만 조금만 파고 들어가 보면 각 나라들은 비슷하면서도 판이하게 다르다. 비슷하면서 다른 점을 찾아낼 때 더 재미있고 이게 뭐라고 묘한 희열을 느낀다.


여행은 떠나기 전에 준비하는 게 즐거움의 반을 차지한다는데 돌이켜보니 시간이 없다고 그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게 아쉽다. 비록 나의 여행은 다음에 가게 될 때까지는 이미 지나간 것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각 나라들의 차이점을 안다면 좀 더 여행을 재밌게 즐기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각 나라를 아는 만큼 그곳 현지인들과 교류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게 쉬워진다. 그러면 겉핥기식의 여행이 아니라 좀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처음 북유럽에 갔을 때 나는 몰라서 실수를 한 것들이 꽤 많다. 북유럽 사람들의 퍼스널 스페이스가 다른 나라보다 비교적 넓다는 것을 모르고 바싹 붙어서 걸어서 그들을 좀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덴마크에 갔을 때는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시는 줄 몰랐다. 그래서 다른 북유럽 국가들처럼 술을 많이 안 마시는 줄 알았다고 했다. 북유럽의 커피가 유명한지 모르고 그들이 내게 그들의 자랑거리인 커피를 내게 권했을 때 나는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아서 괜찮다고 했다. 알았다면 더 조심했을 것들, 더 즐길 수 있었던 것들을 그만큼 놓친 셈이다.


반면, 내가 각 나라에 대해서 어떤 점을 알고 있었을 때, 가령 그들의 자랑거리인 사회복지제도라든가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을 때 멀게만 느껴졌던 그들이 좀 더 내게 친근하게 대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나도 어떤 외국인이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때, 그들에게 더 호감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를 보면 어떤 것의 이름을 불러주면 그것이 내게 와 의미가 된다고 했다. 이름이란 무엇인가? 다른 것과 구별되는 그만의 고유한 것이다. 구별되는 점을 모르면 각각이 가지는 의미는 내게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어떤 것이 내게 의미가 되려면 그것은 다른 것과 다른 그것만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 그 이름을, 차이점을 제대로 알았을 때 그것은 내게 잊힐 수 없는 의미가 되는 것 같다. 뭉뚱그려 북유럽이 아니라 각각의 나라로 볼 때, 각 나라 사람들을 만나고 더 잘 알게 될 듯하다. 그런 의미를 많이 발견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참조


북유럽 국가들 비교 참조

What are the biggest differences between the Nordic coun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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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사람이 만나면

[덴마크에서 살아보니ㆍ<2>] 스칸디나비아의 우스개 (김영희 독자, 2008.01.22 23:40:00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no=87084#09T0


노르웨이 주력 산업


덴마크 주력 산업 덴마크가 틈새시장의 절대 강자가 된 비법? 선택과 집중 (네이키드 덴마크, 201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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