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처음이라, 너에게 배우는 중이야

2023년 6월 18일에 쓴 너에게 쓰는 편지

by dreamer

며칠 후면, 너는 만으로 꼭 찬 13살이 돼.


엄마가 옆에 없으면 잠도 못 자던 작은 아이가, 이젠 혼자서도 잘 자고, 친구들과 수련회도 즐겁게 다녀올 만큼 훌쩍 컸구나.

엄마 없이 못 간다고 하던 그 수련회에서 돌아온 날, 종알종알 쉴 새 없이 이야기하던 네 모습이 아직도 선해.


2010년 6월 22일,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이야.

넌 그날을 기억 못 하겠지만, 엄마는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어.

뱃속에서 열 달을 품고, 네가 오기만을 기다렸지.


그날 너는, 세상에 나올 생각이 없어 보였어.

엄마 뱃속이 그렇게 편했나 보다 하고 웃었던 기억이 나.

21시간의 진통 끝에 결국 제왕절개로 너를 만났단다.


신생아실에서 제일 우렁차게 울던 너.

엄마가 "밝음아" 하고 처음 불렀을 때,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며

"누가 나를 부르지?" 하는 듯한 눈빛을 주던 너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해.

그때는 몰랐어. 갓 태어난 아기는 시야가 흐리다는 사실을.

그래도 엄마는 네가 엄마를 알아본 줄로만 알았지.


사람들은 말하지, 자식을 키운다는 건

한 사람을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라고.


엄마는 그걸 잘하고 있는 걸까?

사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야.

너와 함께 하나하나 배워가는 중이야.


이번 주는 평일 하루 차이로 너와 할머니의 생일이 겹쳐서

주말에 합동 생일파티를 하기로 했지.

그런데 넌 친구들과 노느라 조금 늦었어.

이제는 친구가 더 좋은 나이인가 싶어, 서운한 마음보다는

‘이제 진짜 너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구나’ 싶은 마음이 먼저 들었어.


그래도 약속은 꼭 지켜줬으면 좋겠어.

가족과의 약속은 더 특별한 거니까.


요즘 너를 보며 대견하고 흐뭇해.

곧 중학생이 될 네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밝게 웃는 것을 보면

엄마는 참 감사한 마음이 들어.


공부, 물론 중요하지.

하지만 엄마는 그것보다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한 건 아니니까.


오늘 엄마가 너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이거야.

너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찾아보았으면 해.

행복은 언젠가 미래에 오는 게 아니야.

오늘의 작은 행복들이 모여서 진짜 인생이 되는 거니까.


우리 하루하루, 행복한 걸 하나씩 찾아보자.


매일 티격태격하지만

세상에서 너를 제일 사랑하는

엄마가.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