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요즘 네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 신기한 마음이 든단다.
엄마밖에 모르던 네가, 하루 종일 엄마랑 붙어 있어야만 마음이 놓였던 네가,
이제는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좋아하는 걸 보면 네가 진짜 많이 자랐구나 하는 걸 새삼 느껴.
사춘기라는 시기는 또래와의 관계가 삶의 중심이 된다고들 하지.
너도 어느새 그 문 앞에 서서, 네 또래와 웃고 떠들고 때로는 속을 나누며 하루를 보내고 있구나.
학원 끝나고 집으로 바로 오던 아이가 이제는 친구들과 공원에서 놀다 들어오겠다고 말할 때,
엄마 마음은 기특하면서도 동시에 조금은 불안해져.
세상이 언제나 따뜻하고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걸 알기에,
네가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야.
그렇지만 엄마도 알아. 언제까지나 너를 품 안에만 가둘 수는 없다는 것을.
네가 세상 속으로 한 걸음씩 내딛어야만, 비로소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는 걸.
그래서 오늘도 네가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말에 “그래, 다녀와” 하고 허락을 해주었단다.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천 번도 더 망설였지만, 그래도 너의 성장을 지켜보기로 한 거지.
사실 엄마도 그런 시절이 있었어. 지금의 네 나이쯤이었을까.
집 앞 공원 벤치에 앉아 친구들과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우곤 했지.
사소한 이야기도 우리에겐 커다란 비밀 같았고,
부모님께 차마 말하지 못한 마음도 친구들과는 나눌 수 있었어.
엄마 아빠에게는 늘 솔직했지만, 그래도 그때만큼은 친구들과만 공유하고 싶은 세계가 있었단다.
그래서 네가 지금 친구들에게 마음을 기울이고,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 말할 때,
엄마는 충분히 이해해. 네가 친구들과 나누는 웃음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네 목소리를 키워가는 과정임을 알기에. 그것이 어른이 되어 가는 길이라는 것도 알기에.
우리 딸, 혹시 엄마가 가끔 서운한 티를 낼지도 몰라.
네가 “엄마, 나 오늘은 친구랑 약속 있어”라고 말할 때,
엄마는 괜히 혼자 저녁을 먹어야 할까 봐 조금 쓸쓸할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네가 잘못해서가 아니야.
단지 네가 점점 더 독립적인 존재가 되어 가는 걸 보며 느끼는 엄마의 자연스러운 마음일 뿐이야.
서운함 뒤에는 언제나 네가 대견하다는 마음이 더 크단다.
엄마는 네가 세상 속으로 나아가는 길을 응원하고 싶어.
때로는 네가 넘어질 수도 있고, 친구와 다투어 마음이 다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괜찮아. 그런 경험들 하나하나가 네 삶의 자양분이 될 거야.
울고 웃는 과정을 통해 너는 더욱 단단해지고, 네 안에 진짜 네가 자라날 거야.
엄마는 늘 뒤에서 지켜보고 있을게.
언제든 힘들 땐 돌아와 안길 수 있는 품이 여기 있다는 걸,
네가 잊지 않았으면 해. 앞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가되,
돌아보면 언제나 엄마가 있다는 사실이 너에게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우리 딸, 엄마는 네가 어떤 길을 선택하든, 어떤 모습으로 자라든, 늘 네 편이야.
네가 친구들과 함께 웃는 모습도,
혼자 방 안에서 깊은 생각에 잠긴 모습도 모두 다 네가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걸 엄마는 알고 있어.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너답게, 네가 원하는 대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렴.
그리고 잊지 마. 아무리 커도, 아무리 바빠져도,
네가 언제든 돌아와 기대고 싶을 때 엄마는 여전히 여기 있다는 것을.
너의 변함없는 응원자, 든든한 조력자, 그리고 세상에서 너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말이야.
언제나 너의 뒤에서,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