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귀여운 딸아이와 함께한 참치 회 이야기.

by dreamer

어제 저녁, 오랜만에 가족 셋이 함께 외식을 했다.

특별한 날은 아니었지만, 그냥 평범한 금요일 저녁을 조금 특별하게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은 ‘리필이 되는 참치 집’이었다.

평소 집에서는 잘 먹지 않는 메뉴라 딸아이도, 나도, 남편도 기대하며 참치회를 먹으러 갔다.


자리에 앉고 잠시 후 참치 한 접시가 나왔다.

붉고 투명한 빛깔의 참치가 정갈하게 담겨 나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자연스럽게 젓가락을 들었지만, 딸아이는 한동안 접시를 바라보며 가만히 있었다.

그때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딸아이가 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딸아이는 이 집이 리필되는 곳인 줄 몰랐다고 했다.

그래서 ‘이 정도 먹고 집에 가야 하나? 배가 안 찰 것 같은데, 집에 가서 라면 끓여 먹어야 하나?’ 하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터졌다. 이제 중학교 3학년이라 스스로 다 컸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세상에 처음 겪는 일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다는 게 느껴졌다.


나는 “이 집은 계속 리필이 된단다. 마음껏 먹어도 돼”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자 딸아이의 눈이 반짝 빛나며 활짝 웃었다. 그 웃음 속에는 안도감과 설렘이 함께 담겨 있었다.

이내 젓가락을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맛있다며 연신 감탄을 했다. 그렇게 딸아이도 우리처럼 리필 접시를 기다리며 즐겁게 식사를 이어갔다


테이블 위에 참치회가 있다가 사라지는 만큼 배가 불러지는 만큼 우리 가족의 웃음도 함께 불려져 왔다.

나는 그 순간이 참 고맙고 소중했다. 늘 바쁘고 각자 일상에 치여 대충 저녁을 때우는 날이 많았는데,

이렇게 셋이 한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새삼 느꼈다.


사실 요즘 들어 딸아이가 많이 자랐다고 생각한다. 목소리도 낮아지고,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혼자만의 시간을 중시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가끔 딸아이가 조금씩 우리에게서 멀어져 간다고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에피소드 하나가 오히려 딸아이의 순수함을 보여 준다.

아직은 귀여운 실수를 하는, 경험이 더 필요한 아이구나 싶어 마음이 따뜻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딸아이가 말했다.

“근데 진짜 한 접시만 주는 줄 알았어. 배 안 차서 집에 가면 라면 끓여야 하나 고민했거든. 근데 계속 나오니까 너무 좋더라.”

그 말을 들으니 다시 한번 웃음이 났다. 별것 아닌 에피소드 같지만, 그 안에 담긴 아이의 솔직한 마음과 귀여움이 우리 가족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생각해 보면, 아이가 더 크기 전에 이런 시간을 많이 남겨 두고 싶다.

언젠가 딸아이가 성인이 되어 이 날을 떠올릴 때, ‘그땐 내가 참 귀여웠구나’ 하고 미소 짓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 우리 가족의 웃음과 따뜻한 공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를 바란다.


어제의 저녁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웃음을 나누고, 아이의 성장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는 그 순간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참치 회보다 더 달콤했던 건 가족이 함께한 웃음이었고, 무엇보다 아직은 귀여운 딸아이의 모습이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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