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으로 깨닫는 것은 나의 나약함?
본격적으로 출퇴근용 운전을 한 지는 1년 남짓? 그래도 왕왕 운전대를 잡으며 감각을 잃지 않게 해온 지는 10년 가까이는 된 듯? 내 취향이 1도 반영되지 않은 차이긴 하나 여튼 내 명의로 차량을 등록하고 운전을 하는 중!
운전을 하면서 인생을 배우는 상황이 많다. 또 달리 말하면 뭘 이렇게 생각과 상상을 많이 하는 건지. 난 빼박 MBTI 'N'이다.
지정체를 반복하는 아침 출근길. 차는 경쾌하게 속도를 내려고 하지만 곧 정체공간에 들어선다. 그때부터는? 꼭 내가 주행하는 차로가 더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만 같네. 인생에서도 내가 선택한 길이 잘못됐나? 싶고 다른 이들이 선택한 것이 맞게 느껴진다.
우회전을 한 뒤 안쪽 차선으로 옮겨야 하는 나에게 뒷차들의 자비란 없다. 일분일초가 소중한 출근길이니 이해는 한다. 방향지시등을 켜니 더 속도를 올리는 뒷차, 그리고 그 뒷차. 그리고 그 뒷차.
결국 속도를 줄여 그들 뒤에 섰고 다음 갈림길에서는 그 뒷차들 뒤꽁무니에 서 있기 싫어 차선을 옮겼다. 옮긴 차선은 평소에는 옆 차선보다 더 속도가 안 나는 편이라 그닥 선호하지 않는 데에도 불구하고.
그러고 보면 나도 참... 괜한 오기다 오기. 어랏? 그런데 오늘은 이쪽이 더 술술 빠진다. 결국 나는 나에게 양보하지 않은 그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정체구간을 벗어날 수 있었다.
인생도 마찬가지. 내가 원하지 않던, 별로 가고 싶지 않던, 방향으로 갔지만 그 선택이 때로는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퇴근길, 2차선 중 한 차선은 이미 내 시야에 정체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나머지 한 차선은 쭉 앞으로 주행이 가능하기에 일단 조금이라도 정체현장에 늦게 들어서고 싶어 주행 중인 차선으로 진입했다.
앞으로 잘 빠진다. 그러나! 신호를 꽤 남겨놓고 정체행렬에 들어섰으며 그 차선엔 좌회전 신호로 빠져나갈 수 있는 차량들도 섞여 있다.
결국엔 직진 주행만 가능했던 처음에 보았던 정체차선이 더 잘 빠지더라. 그만큼 와서 그 직진 차로에 있던 차량들이 나를 끼워줄 리가 있나!
인생도 마찬가지. 지금 당장(눈앞에) 보이는 것은 이 선택이 맞을 것 같고, 빠른 것 같아 보이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당장이 아니라 먼 시각에서 살펴보는 혜안이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 눈앞의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편이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하고 단순한 인생의 논리? 법칙? 그것조차 배우고 깨달아야 하는 인간이란 존재는 참 가소롭기 그지없다.
그리고 이렇게 깨달으면 뭐 하나? 결국 바꿔야 하는 건 나인데... 바뀌기 쉽지 않지. 인생을 배우면서도 나의 나약함도 깨닫는 순간순간들이다.
모처럼 운전대를 놓은 아침 출장길에서야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자차로 이동했다면 더 빨랐을 테지만 버스를 탄 덕분에 볼 수 있는 것들. 인생도 달리기만 해서는 놓치는 것도 있을 테지. 아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