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이 지난 지금은
사랑을 논하는 사람들은
콩깍지의 기간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한다.
3개월이다, 6개월이다, 1년이다라는 말들.
지금 생각해보면
지금 신랑이랑 연애시작한지 3개월만에 결혼얘기가 나오고
만난지 1년 반만에 결혼을 했다.
그 사이에 콩깍지라는 것이 벗겨졌나?
손가락이 오그라들지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쉽지 않았던 시간은 있었다.
우리딸이 태어나고
처음 겪는 온전한 희생의 시간들은
서로에게 익숙하지 않았고
또 인내심이 길러지지 않았다.
그 시간동안 우리 두 사람이
갈라서지 않고 지금도 이렇게 살고 있는 이유는
콩깍지의 문제는 아닐것이다.
하지만
결혼 8년차의 지금 우리 둘은
사이가 더 좋아지고 있다.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연애기간에 설레고 떨리던 결이 아닌
우리 셋만의 책을 써내려가고 있는 느낌이랄까.
세상은 여전히 잘 굴러가고
지구도 돌고 있지만
우리는 그져 우리들의 책에 넣을 것들에 집중하며 살고 있는 것 같다.
"주말에 가고 싶은데 있어?"
"해산물이 먹고 싶어."
"그럼 알아보자."
딱히 설렐거 없는 대화지만
온전히 서로와 우리 가족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집중해주고 열심히 살아주고 있는
서로에게 고마워하고 있다.
(당신도 그럴거라 믿는데. 그..렇지?)
맞벌이에 주말부부라는 조건은
남들에게는 이런저런 얘기를 들을만한 일인가보다.
힘들겠다거나 주말부부라 그나마 좋겠다거나.
좋고 나쁨을 정의하는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다.
내 마음이 남들과 다른데 좋고 나쁨을 논할수가 있는가.
주말부부가 끔찍이도 싫었지만
익숙해져서 그럭저럭 하고 있다.
좋은 점이라면 주말이 더 기다려진다는 것이다.
남편과 평소에 하지 않던 통화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시간들이 평생으로 흘러갈지
당장 몇달 뒤 종료가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 괜찮다.
행복한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고 있는게 가끔 아깝기도 하다.
30대에 만난 남편이 이제 40대에 들어섰다.
"나 꿈이 생겼어."
"꿈? 오 40살에 멋진데. 뭔데요?"
"나 정원사가 꿈이야."
"......."
자기 집 마당에서 식물을 키우고 싶다는 남편.
"한량이 꿈이네."
둘다 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