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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달 Sep 14. 2021

금쪽같은 내새끼를 보며

나도 금쪽이었을까

 

 좋은 엄마가 되기보다는

현명한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육아서를 뒤적이고 검색을 하며 나보다는 좀 더

아이답게 배려받고 크길 바랐다.

금쪽같은 내새끼를 보면 아이에 대해 나오기도 하지만

부모의 마음과 상황이 나올 때가 많다.

부모들은 한결같이 마음이 아파하고

더 잘 키워보고자 한다.

 과거의 내 모습을 아이에게서 보게 될때

가장 힘들어하는 게 보이기도 한다. 나역시도.

아이를 대하는 태도나 말투에서 어릴적 어떻게 커왔는지가 보이게 된단다. 숨길래야 숨길수가 없는게 보이나보다.

 꽁꽁 숨기고 싶지만 사실은 나도 모르게 드러나고 있었을거다. 나는 풍요롭지도 사랑이 넘치지도 않는 어쩌면 살벌한 가정에서 커왔다.

 엄마에게서 사랑을 받았지만 항상 부족했다. 네 명에게 나눠주기에는 엄마 역시 서툴렀고 여유가 없었다. 자신을 돌볼 겨를도 없이 육아와 농사를 지었어야 했다. 아빠는 엄마에게 많은 짐을 떠넘기고 탓을 했었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에게 나 또한 무한정 신뢰를 주고 잘 거절하지 못했다. 서툴렀던 관계들과 상호작용들은 상처와 후회를 남겨놨다.


 우리아이에게 나는 어떤 엄마일까.

서툴렀던 육아로 딸이 어릴적 잠시지만 매로 육을 한적도 있었다. 두고두고 후회를 하고 있다.  조차도 여물지 않았는데 엄마가 되고 어른인  호기롭게 훈육을 했다.

 아이가 클수록 아이와 대화가 될수록 나는 어른이 아니란걸 깨닫게 된다. 세상에 대해 잘 모르고 사람에 대해 잘 모르고 살고 있는 서툰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사람 마음이라는 건 추측도 가늠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과거와 미래에 얽매여 살기를 몇년을 하며 후회를 반복하고 아쉬워하기를 반복했다. 현재를 살기에는 욕심이 너무 많았나보다.

 오늘이 즐거우면 세상이 모두 다 즐거운 7살.

지금 즐거우면 내 생에 최고의 날이라고 말하는 7살.

나의 7살은 어땠을까. 기억이 잘 안난다. 아마도 시골 깡촌에서 밖에서 윽박지르는 아빠와 사정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엄마가 바삐 차려준 밥상을 언니와 동생과 나눠먹고 방마다 자신의 공간에 숨었을거다. 그리고는 언니와 동생과 실없는 장난을 치며 소리없이 웃다가 밖이 조용해진걸 알아차리고 엄마를 찾아서 주방으로 갔을거다.

 내가 배우고 익힌대로 아이와 소통했다가는 아무런 대화도 제대로 못할거다. 그래서 지식에 기대게 되고 마음을 공부하는 엄마가 되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어릴적 눈치보며 외로워하던 작은 나를 자꾸 만나게 되서 자주 눈물이 난다. 그냥 나이 먹어서 그렇겠지하고 만다. 그냥 그렇게 가볍게 넘기는 척이라도 하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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