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떠보니 부모. 나도 20대 한창일때가 있었지.
아이가 있는 맞벌이 가정이라고 해도 집집마다 사정은 다 다르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비교적 순조롭게 아이를 키우며 맞벌이 부부도 있을 것이고(그렇다고 아이를 키워내는 것이 쉽다는 건 절대 아니다), 아무 도움 없이 온전히 부부의 힘만으로 하루하루 견뎌내는 가정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사회가 발달하고 편리해졌다지만 그만큼 단점도 많은 것 같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살아가기에 더욱 각박해지고 감정도 메마른 걸 느낄 때가 있다. 제대로 챙기지 않으면 챙기느니만 못하는 상황이 돼버리는 일도 일쑤다.
20대 때는 내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살 거라고 100% 장담하지는 못했었다. 외롭겠지만 누군가를 책임지고 헌신하고 살 자신은 없었던 것 같다.
옛날에는 결혼하고 아기 낳고 사는 게 당연해서 그렇게 살지 않는 사람들을 팔자가 사납다느니 무슨 문제가 있다느니 했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선택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수긍이 되는 분위기가 되긴 한 듯하다.
나 또한 20대 후반까지도 결혼에 대해 고민이 많았었다.
막상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살아보니 평범한 서민 입장에서 정말 쉽지 않다.
마음이 안정적일 때는 이 정도로 참 행복하게 평범하게 산다고 만족하기도 하고, 마음이 불안정하고 부부 사이가 삐그덕거릴 때는 모든 게 다 힘들고 하루하루가 버티는 것처럼 힘겹다.
막상 아이가 생기고 보니 이 아이는... 참 이쁘다. 그리고 밖에 내놓기도 불안하다. 이 세상이 얼마나 험한가.
피붙이가 아닌 남의 손에 맡기는 것 또한 불안의 연속이더라.
모든 걸 내가 책임지고 나를 대신할 사람이 없다는 거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고 동시에 압박감이 생긴다. 책임감으로 내 몸이 힘들고 내 정신이 힘들어도 해내야만 하는 일들이 있다. 하지만 기꺼이 하게 된다. 힘들지만..
직장 생활하다 보면 정말 우리네 부모님들은 어찌 그 많은 자식들을 길러냈나 싶다.
정말 다 관두고 훌쩍 떠나버리고 싶을 때도 있고 아무도 없는 곳에 숨어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가 이렇게 살기 힘든데 한 평생 어째 견디나 싶을 때도 있더라.
마음먹기에 따라 종이 한 겹 차이로 천국과 지옥이 있다지만 그 마음먹기는 어찌 남의 일만 같은지.
오늘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는 직장인 그리고 부모. 응원한다.
오늘도 어두울 때 출근하여 일하고 있는 나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