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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달 May 03. 2023

나는 어른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다

여전히 아직도 늘 그렇다


나는 거짓말쟁이에 가깝다. 지금 생각해보니 누가 볼까봐 어릴때도 일기도 드러내고 쓰지 못했다. 그냥 모든걸 내 마음속에서 삼키고 되뇌고 새겨넣었다. 그냥 모든 감정과 생각들을.

나는 나를 모른다. 내가 어떤 인간인지 모른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매일 생각한다. 잘사는것보다 원하는 걸 하며 살고 싶다. 그져 즐겁고 행복하고 싶다. 하지만 고민과 고뇌는 또한 나의 원동력인걸 안다. 우울하고 쳐질때 글이 제일 잘 써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가끔 아빠 생각이 난다. 아빠는 어떤 생각으로 살았을까? 매일 밤 건너 끝방에서 혼자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빠는 비밀이 많았다.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다. 내가 그를 닮은것 같아서 짠하면서도 화가 날때가 있다. 


시간이 지나도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어른이라는 단어가 낯설다. 영원히 어른이 되지 못할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여전히 미숙하고 어리석고 생각이 짧다. 어른과 어울리지 않는다.

욕심이 많고 경솔하다. 후회도 자주 한다. 이런 내가 어른이랍시고 딸을 키운다. 가끔 이런 상황들이 웃기다. 세상에 모든 어른이 나처럼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렇다면 이 세상은 어리석은 인간 투성이구나. 


하루하루 시간이 쌓이고 있을 뿐.

나는 그대로 머물러 있다. 그냥 항상 고향의 한켠에서, 딸의 한뼘 곁에서, 남편의 품에서, 직장의 한 모퉁이에서. 그리고 브런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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