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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달 May 02. 2023

점점 짙어지길

너의 색도 너의 숲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존재라는데 참 흔하게 느껴진 때가 있었다.

어디를 봐도 다 비슷한 사람들이 넘쳐나고 나는 그냥 수만의 사람들 중에 하나라서 있어도 없어도 티도 안나는것 같았다. 그져 휩쓸린 무리에 작은 점이라 느껴졌다.

내가 가진 고민도 남들이 가지고 있고 내가 가진 기쁜도 남들도 가진 것 같았다.

너무나 다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어서 이렇게 살아가다가 다 비슷하게 죽겠구나 싶었다. 

특별한 재주도 없었고 특출나게 외모가 뛰어나지도 않았으며 그냥 보통이었다. 

보통이 살아가기에는 생각보다 고단했다. 나처럼 고단한 보통의 인간들이 특별한 사람들보다 비중이 많아서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그래도 보통사람들이 더 많이 존재하니까.

내가 어떤 글을 쓰든 이미 비슷한 글이 있는 것 같았고, 내가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생각한게 이미 세상에 존재했다. 참 이상하다. 나는 내 머릿속에 처음 떠올린건데 세상에는 이미 너무 많은것들이 나와있구나. 

세상에 새로운 게 없구나.

사람이 별로 없는 곳에서 19살까지 살았다. 아주 깡촌 시골이었다. 그곳에서는 별이 하나 떠도 그 별을 보는 게 나밖에 없는것처럼 느껴졌다. 조용하고 깜깜했다. 

도시의 생활은 시끄럽고 혼잡하다. 사람들은 지쳐있고 화가 나 있다. 여유가 보이지 않아서 같이 휩쓸려 나도 성을 내고 그러다보니 지쳐있었다. 


어디로든 도망을 가야 한다.

도망도 가보고 도피도 해보고. 여러가지를 해봤다고 하지만 지나고보니 그냥 용기없는 발버둥이었다. 내가 가진것들을 포기하지 못해서, 내가 누리고 있는것 이것만이라도 놓으면 바닥이 될까봐라는 걱정과 우려 때문이었겠지.

결국은 계속 도망을 간다. 이제는 갈곳을 찾지 못해서 내 안으로 도망을 왔다. 내 안으로 도피하고 숨는다. 나를 가장 잘 알아주고 이해한다. 나 만큼은 내가 왜 그랬는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안다. 나는 나를 아낀다. 아낄 줄 알아야 한다. 내가 나를 가장 사랑해줘야 한다. 모든 이유를 내 안에서는 설명할수가 있거든.

깜깜한 숲에서 길을 잃었다가도 마음이 좋아지면 햇볕이 잘 드는 밝은 색을 뿜는 숲이 되는 것 같다. 나는 어떤색의 숲일까. 나의 색은 좀 짙어지고 있을까. 

외로우면 내숲에 나무를 좀 심어볼까. 지금 내숲이 볼품없어보이면 새로 심으면 되지. 그럼 전부가 멋진 숲이 될지도 모른다. 숲을 믿어보기로 하자. 보이지 않아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건 확실하니까.


내 숲은 더 푸르러질거다. 더 울창해질거다. 내가 외롭고 도망치고 싶을때 언제든지 앉아 쉴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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