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반 만에 ‘완성’해본 사람만 아는 감각

아이디어가 부족했던 게 아니라, 끊기지 않게 이어갈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by 꿈공장장

나는 최근에 디지털자산 분석과 매매 시스템을, 정말로 하루 반 만에 완성했다.

여기서 굳이 “완성”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예전에도 이런 생각은 여러 번 했다.

책을 펼치고, 증권사 매뉴얼을 뒤적이고, 파이썬으로 하나씩 구현하면서 “이쯤이면 되겠지”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런데 늘 결말은 비슷했다.


처음엔 신난다.

둘째 날부터는 코드가 길어지고, 변수 이름이 늘어나고, 로직이 꼬이기 시작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일이 생긴다. 강의, 일정, 급한 연락, 회의.

며칠이 지나 다시 열어보면, 그 코드가 낯설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류가 한 번 크게 터지면 그날은 거기서 끝이다.

“이거 잡느라 또 몇 시간을 써야 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손이 멈춘다.

내가 못했던 건 '아이디어'가 아니라, 사실은 시간연속성이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첫날 밤, 나는 컴퓨터를 켜고 ChatGPT와 씨름하기 시작했다. 밤에 시작해서 새벽까지.

둘째 날도 저녁에 다시 앉아 밤늦게까지.


첫날 새벽, 커서가 차트가 아니라 로그 줄 위에서만 움직이고 있었다.

에러가 뜨면 복사해서 던지고, 답을 받으면 바로 고치고, 다시 실행했다.

그 반복이 이상하게도 사람을 지치게 하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빨간 오류 메시지 몇 줄에 마음이 꺾였을 텐데,

이번엔 “다음 스텝”이 계속 보였다.


그렇게 이틀이 지나고 나서 화면에 남은 것은 “하다 만 프로젝트”가 아니라

실제로 적용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그 순간의 감각은 조금 이상했다.

“어? 이게 되네?”가 아니라

“아, 이제는 이런 종류의 일들이 되기 시작했구나”에 가까웠다.




여기서 중요한 건 “AI가 코드를 대신 짜줬다”가 아니다.

내가 느낀 변화는 훨씬 현실적이었다.


1) 완성의 병목은 ‘지식’이 아니라 『연속성』이었다

예전엔 ‘중단’이 치명적이었다.

하루만 비면 흐름이 끊기고, 그 흐름을 다시 회복하는 데 더 큰 에너지가 들었다.


이번엔 달랐다. AI와 대화하며 맥락을 다시 붙잡는 시간이 줄었다.

내가 가진 기본적인 경험과 파이썬 기반 위에 AI를 붙이니, 프로젝트가 끊겨도 다시 이어 붙일 수 있게 됐다.

다시 말해, “완성”이 우연이 아니라 가능한 결과가 되기 시작했다.


2) 디버깅이 『공포』에서 『대화』로 바뀌었다

혼자 할 때 디버깅은 늘 심판대였다.

“내가 뭘 잘못했지?”가 아니라

“이거 어디부터 망가진 거야…”가 되어버리면, 그 순간부터 싫어진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오류 메시지를 던지고, 이유를 묻고, 수정안을 받고, 적용하고, 다시 테스트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디버깅이 “혼자 벌 받는 시간”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가 됐다.


3)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바꾸는 속도'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언젠가 만들고 싶다”가 끝이었다.

이제는 “오늘 밤 뼈대를 만들고, 내일 밤에 완성한다”가 가능해졌다.

이건 단순히 생산성이 아니라, 삶에서 ‘미뤄둔 일’의 양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물론, 이건 만능열쇠가 아니다.

디지털자산이든 어떤 시스템이든, 결국 책임은 사람에게 있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안전장치』와 『기록』을 중시했다.

실행은 쉽게 못 누르게 잠금장치를 걸어두고, 로그와 데이터는 남겨두었다.

‘빨리 만드는 능력’보다 ‘사고 없이 오래 가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걸 나도 안다.


그럼에도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하나다.


이제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시간이 없어 못했던 일들을,

AI와의 소통 + 내가 가진 기본기(파이썬 같은)를 결합해서

끝까지 완성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나에게 이번 경험은, 단지 매매 시스템 하나를 만든 사건이 아니었다.

내가 계속 미뤄왔던 프로젝트들—

“시간만 있으면…”이라며 미뤘던 일들—이

이제는 현실로 바뀔 수 있다는, 꽤 큰 신호였다.


오늘도 누군가는 마음속에 프로젝트 하나씩을 품고 산다.

문제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늘 시간이었고, 혼자 끙끙대는 과정이었다.


그 병목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


당신은 어떤 일을, 아직도 “언젠가”로 남겨두고 있나?


— 박규서의 AI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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